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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형외과 전문의 조세현은 부산 메리놀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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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종합병원에서 수술하고 밤에는 평생교육원에서 미술 강의를 하는 백발의 신사가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 조세현(71·전 메리놀 병원장, 현 명예원장)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의사와 미술 강사의 조합은 고개가 갸우뚱해 진다. 한편 생각하면 그렇게 잘 맞는 조합도 없지 싶다. 둘 다 예술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그는 매 번 행복한 모습으로 열강 한다.
부산 중구 대청동 쪽에서 용두산공원으로 가는 입구에 중구 평생교육원이 있다. 저녁 늦은 시간 50여 명의 수강생이 강의실을 꽉 채웠다. 40대에서 80대까지 연령 층은 다양하다. 이들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외국인 모델을 열심히 그렸다. 크고 작은 각자의 스케치북에 연필로 큰 덩어리부터 그리라는 강사의 지시를 따라 다리나 몸통부터 스케치 한다. 실력은 제각각이지만 열의가 대단하다. 그렸다가 지우고 또 그리고 안되겠다 싶으면 질문한다. 그러면 강사가 원포인트 레슨을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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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세현 씨가 부산 중구 평생교육원에서 미술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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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은 매회 개인 비용으로 섭외 한다.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등 외국인 유학생이 포즈를 취한다. 초보인 수강생이 많기 때문에 재미있게 그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온종일 수술하고 저녁에 강의하면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환자를 수술할 때와 그림 그릴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말한다. 조세현 명에원장은 원래 미대로 가기를 원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뜻에 따라 서울대에서 의학을 전공했다. 그 무렵부터 유명 화가의 개인 사사를 받았다. 지금까지 무려 50여 년간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개인전을 몇 번 했을 정도로 ‘프로 화백’이다. ‘치유의 미술’이라는 책도 발간했다.
그는 길에서 허리가 굽었거나 다리가 불편한 사람을 만나면 아무라도 서슴없이 다가간다. 편하게 뛰어다닐 수 있도록 해 드릴테니까 한번 찾아오시라며 명함을 건넨다. 영업 맨으로서의 열정이 아니고 의사로서의 사명감에서다. 그런 환자를 보면 안쓰러워 그냥 못 지나 간 단다.
의사가 그림을 잘 그린다는 소문을 들은 중구청으로부터 특강 요청을 받고 흔쾌히 승낙했다. 벌써 5기 째(1기는 5주)다. 해를 거듭 할수록 인기가 많아 수강생이 쇄도한다. 구청에서 수강생을 50명으로 제한할 정도다. 연세가 있으신 한 분은 “언제 우리가 교수님이 아니면 모네 르누아르 세잔 등 유명 화가들의 이름이나 작품을 접해보겠는가, 처음 그려보지만 재미가 있고 조금씩 그림에 대해 알아 가는 것 같아 뿌듯하다”며 조용히 미소 짓는다. 그의 낮과 밤의 일들이 오래도록 계속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조세현 명예원장은 서울대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 경상대병원 개원 멤버로 참여했으며, 제9대 경상의대 학장(1999~2001년)을 맡았다. 해운대 부민병원 부원장, 거붕백병원장, 메리놀병원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