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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학교 담장이 유화 캔버스로 바뀌다

화가 정승우씨 부부 재능기부, 대연고 100여m에 벽화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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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주민에 볼거리 제공도


부산 대연고등학교는 2015학년도 수능에서 전 영역 만점자를 배출한 명문고다. 학교 정문으로부터 'ㄴ'자형으로 있는 담장 벽에 화가 정승우 씨 부부가 유화를 그리고 있다. 무료봉사로 재능기부를 하는 것이다. 이 시멘트 담장은 100여 m에 달한다. 


유화의 수명은 50년 이상 간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페인트 벽화는 길어야 3년이 지나면 탈색해 볼품없이 변한다. 인근 대천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은 유화를 보고 "우와!" 탄성을 지른다.


이 학교 이사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부부 화가를 초청해 유화벽화를 그리게 됐다고 한다. 부부 화가는 KBS 인기 프로그램 '아침마당'을 비롯해 많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름이 많이 알려진 사람들이다.


학교 담장 벽화는 추운 아침 시간을 피하고 짬짬이 그려지기 때문에 속도감은 떨어진다. 그래도 주변에 있는 평화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벽화를 살펴보면 아무리 식견이 없는 사람이라도 "잘 그렸다"는 감탄사가 나온다. 게다가 이들의 작업을 보고 있으면 벽화를 그리는지 화폭에 그림을 그리는지 보통사람은 식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화가 부부가 그린 유화벽화는 가까이나, 멀리서나 선명한 자태를 뽐낸다. 60대 노부부가 재능기부를 통해 흔히 볼 수 없는 유화벽화 속 풍경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유화벽화의 탄생 과정도 재미있다. 화가가 아주 천천히 하얀 벽에 붓으로 데생을 한다. 나무그림에 꽃이 피고 새가 날고 유생은 대연서원 안으로 과거보러 들어선다. 화가부인은 가는 붓으로 잎을 달고 주변 환경을 넣는다. 그리고 화가는 꽃을 피운다. 기와와 초가, 풀, 우물, 유생, 학생 체벌 장면 등 사계절을 배경으로 한 그림의 자리 배치도 흥미롭다. 화가의 거침없는 붓 움직임 속에 서민적인 모습을 현대감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화가는 유화벽화를 그릴 때 말을 시키지 말라고 한다. 학교 측에 묻지도 않고 오직 화백의 머릿속에 있는 이 학교에 걸맞은 구상을 그림으로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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