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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꼭 알아야 할 위트컴 장군] <5>양정 이주민주택 준공기념비

거의 유일하게 남은 위트컴 장군을 기리는 기념물

양정3구역 재개발사업 시작으로 철거 위기에 처해

시민 모금으로 추진 중인 장군 조형물 옆으로 가든지

양정3구역 재개발지역에 조성될 공원으로 옮기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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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위트컴(1894~1982) 장군이 6·25전쟁 폐허 속에서 실천한 인류애는 많지만 선행을 기리는 기념물은 7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거의 사라졌다. 남아 있는 것은 1954년 6월 3일 부산 부산진구 양정2동 59의 6에 세워진 ‘부산시 화재 이재민주택 준공기념비’ 정도. 부산역전 대화재가 발생한 지 1주년을 맞아 1954년 11월 이재민들이 장군을 기리는 공덕비를 세웠지만 안타깝게도 사라졌고 사진만 전해지고 있다.
강석환 위트컴희망재단 이사가 부산진구 양정2동 ‘부산시 화재 이재민주택 준공기념비’를 가리키고 있다. 오상준 기자
양정 이재민주택 준공기념비도 건립된 지 59년 만인 2013년 6월에야 국제신문과 위트컴희망재단 강석환 이사에 의해 재조명됐다.
국제신문 2013년 6월 6일 자 2면 기사.
이 기념비는 부산도시철도 1호선 양정역에서 동의의료원으로 올라가는 길의 씨엔에프치킨 앞에 178㎝ 높이로 서 있는데 조만간 양정3구역 재개발사업이 시작되면 일단 철거된 뒤 창고에 보관될 것으로 보인다. 양정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최성우 조합장은 17일 “이 기념비의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시민모금운동 방식으로 위트컴 장군 조형물이 세워질 유엔기념공원으로 옮기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계획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재개발사업이 마무리된 뒤 재개발지역 안에 조성될 공원에 옮겨 부산의 소중한 기억자산으로 가꾸겠다”고 밝혔다.

이 준공기념비에 관한 유래를 정확히 기억하는 이가 거의 없다. 부산진구청이 2010년 발간한 향토지 『내 사랑 부산진, 그 세월의 흔적을 찾아』에는 “당시 지어진 주택이 몇 채 정도이고, 어떤 형태로 건립되었는지 확실치가 않다”고 적혀 있다. 30년 넘게 이곳에서 통닭집을 운영해온 김용규 씨엔에프치킨 사장은 “이 일대가 비석거리로 불렸는데 왜 그렇게 부르는지 몰랐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국제신문이 강석환 이사와 함께 국가기록원 자료를 확인한 결과, 부산군수사령부가 210 공병대 등 한국군 장병과 함께 부산역전 대화재로 생긴 이주민을 위해 미군대한원조(AFAK) 자금과 시비 등 9만1177달러를 들여 양정에 111세대 규모의 이재민 주택을 지었고, 이를 기념해 1954년 6월 3일 준공기념비를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군수사령부는 영도에도 이주민주택 109채를 건립했다.

위트컴 장군의 따뜻한 인류애를 느낄 수 있는 사례는 이뿐 아니다. 장군은 1954년 6월 영도구 피란민촌을 시찰하던 중 만삭의 임산부가 보리밭에 들어가 아기를 낳는 장면을 목격하고 영도에 조산원을 설치했다. 장군은 피란민촌 천막당 7, 8세대 40여 명이 집단 생활을 하는 터라 아기를 낳을 수 없는 여건임을 간파하고 조산원을 신속히 설치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1951년 초 부산 동구 부산진역 뒷편 해안가에 줄지어 들어선 움막과 천막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피란민들이 지은 것이다.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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