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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오션월드<36>고래 이름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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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오션월드

<36>고래 이름의 유래

전설 속에 등장하는 용에게는 아홉 아들이 있었다. 이중 바닷가에 사는 셋째 아들 포뢰(蒲牢)는 겉모습이 용을 가장 많이 닮았음에도 마음은 너무 약해 조금만 놀라도 두려움에 큰 소리로 울곤 했다. 이런 포뢰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이 덩치가 큰 고래(鯨)였다. 가뜩이나 마음 약한 포뢰는 먼바다에 고래 그림자가 비치기라도 하면 너무 놀란 나머지 큰 소리로 울부짖어 그 소리가 하늘과 땅을 가득 채웠다 한다.

여기에 고래 이름의 유래가 숨어 있다. 고래는 포뢰를 두들겨 울린다고 하여 ‘포뢰 뢰(牢)’자에 ‘두드릴 고(叩)’자를 붙인 말이다. 고래는 몸집이 클수록 성질이 온순한 편이지만, 옛사람은 몸집이 큰 고래를 보고 무척 놀랐을 법하다. 게다가 콧구멍으로 숨을 쉬면서 물을 뿜어내는 듯한 기이한 장면이 입소문으로 전해지면서 용의 아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무시무시한 동물로 인식했을 것이다.



바닷가에 사는 포뢰를 울린 것은 고래였다. 수평선 너머로 어마어마한 크기의 고래가 모습을 드러내면 포뢰는 너무 놀란 나머지 크게 울부짖었다.


고래 이름의 유래가 되는 포뢰는 종뉴에 자리 잡고 있다. 선조들은 종소리를 더욱 크게 울리게 하기 위해 종을 매다는 곳에 포뢰를 조각하고 고래 모양으로 만든 당목(撞木)을 가지고 종을 쳐왔다. 포뢰 입장에서 보면 고래가 새겨진 당목이 바람을 가르며 날아와 자기가 앉아 있는 종을 두들겨대니 그 두려움이 엄청났을 것이다. 이 두려움은 당목이 종을 칠 때마다 큰 울부짖음으로 변해 종소리와 함께 산천으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결국 고래 이름은 소리와 연관성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크게 고함지른다는 표현을 ‘고래고래 고함 지른다’고 하는 것도 이런 연관성의 한 예라 할 수 있다.



종뉴에 앉은 포뢰-종위에 앉아 있는 포뢰 입장에서 종을 치기 위해 당목이 날아오는 형상이 고래가 달려오는 듯이 보일 터이니 얼마나 두려울까. 종소리는 울부짖는 포뢰 울음소리가 더해져 산천을 가득 메운다.


용의 셋째 아들 포뢰를 종소리를 크게 하기 위해 종을 매다는 곳에 앉혀두었다면 다른 아들은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비희 - 거북이를 닮았는데, 무거운 것을 짊어지는 것을 좋아해 주춧돌 아래서 집을 떠받치게 했다.

이문 - 짐승을 닮았는데,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해 지붕 위에 올려 뒀다.

포뢰 - 용을 닮았지만 소심해 소리 내어 울기를 잘한다. 종소리를 크게 하기 위해 종 위에 조각해 놓고 고래 그림이 그려진 당목으로 종을 친다.

폐안 - 호랑이를 닮아 위압감이 있어 감옥 문 앞에 세워뒀다.

도철 - 먹고 마시는 것을 좋아해 솥뚜껑 위에 자리를 주었다.

공하 - 물을 좋아해 다리 기둥에 세워뒀다.

애자 - 살생을 좋아해 피를 부르기 위해 칼의 콧등이나 칼자루에 새겨두었다.

산예 - 사자를 닮았는데 연기와 불을 좋아해 향로에 새겨뒀다.

초도 - 소라 모양으로 생겼는데 문을 열고 닫기를 즐겨 문고리에 붙여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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