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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디바이드 보고서 <5> 부산 지역별 격차

‘관광·상업’ 원도심 경제 직격탄…주거밀집지는 버틸 여력

  • 신심범 mets@kookje.co.kr, 김민훈 기자
  •  |   입력 : 2022-02-06 14: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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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타격 체감 온도차


- 중·영도·동구 주민 90% 이상

- “삶의 질 더 나빠졌다” 응답

- 악화 이유 ‘경제적 어려움’ 들어

- 강서·연제·해운대와 차이 뚜렷


# 인구·산업 구조적 약점 중첩


- 타지인 의존도 큰 원도심 경제

- 이동 제약으로 유난히 큰 타격

- ‘규모의 경제’ 작용하는 주거지

- 주민 소비가 상권 붕괴는 막아


코로나19를 피해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어느 구·군에 살거나 일하는지에 따라 상처의 크기는 차이를 보인다. 같은 부산이라도 지역의 인구·산업 구조에 따라 궤멸적 타격에 초토화된 지역과 어느 정도 버틸 여력이 남은 지역이 나뉜다. 신도시 등 주거단지가 밀집한 지역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한 반면, 외국인 등 타지인을 주로 상대하는 원도심에선 극빈층과 차상위층의 경계에 서 있던 이들이 우후죽순 바닥으로 떠밀렸다.

부산 중구40계단. 국제신문 DB

●무너진 마지노선

6일 국제신문이 부산시의회 연구모임 ‘격차를 줄이는 모임’과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 전후 삶의 질 격차 분석(이하 격차 분석)’을 보면, 시민 80.6%는 코로나19 이후 삶의 질이 ‘매우 나빠졌다’ 또는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이를 구·군별로 살펴볼 때 두드러지는 건 원도심이다. 중구 응답자는 96.7%가 삶의 질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중구의 뒤를 이은 건 영도구로, 응답자의 93.8%가 삶의 질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동구 역시 90.6%가 이 같이 답하면서 3번째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강서구(70.3%) 연제구(72.1%) 금정·해운대구(76.5%)는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삶의 질 하락 요인은 지역별로 갈라졌다. 원도심 시민이 지목한 원인은 경제적 어려움이었다. 동구 응답자는 62.1%가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답했다. 16개 구·군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중구 60.0%, 서구 54.5%, 영도구 53.8%로 다른 원도심 주민 또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삶의 질이 나빠진 원인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꼽은 비율이 50%를 넘어가는 지역은 이들 원도심 4개 구뿐이다. 반면 기장군은 42.4%가 ‘심리적 어려움’이 삶의 질 악화 원인이라고 답했다. 강서구(41.7%) 사상구(38.0%), 북구(37.3%) 응답자도 경제난보다 심리적 고충이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고 생각했다. 이들 모두 제조업 등 직장에 다니는 주민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실제로 원도심, 그 중에서도 중구는 코로나19가 불러온 생계난에 유독 휘청거렸다. 중구는 2020년 3월 3324명이던 수급자가 지난해 11월 4089명이 됐다. 인구 대비 수급자 비율은 7.96%에서 10.08%로 2.12% 올랐다. 부산에서 가장 급격한 상승률이다. 이 기간 동구의 수급자는 8383명에서 1만56명으로 늘었다. 인구에서 수급자차 차지하는 비율도 9.39%에서 11.46%로 2.07% 커졌다. 영도구(9.72%→11.38%) 서구(8.07%→9.73%)도 수급자 비중이 1.66% 올랐다.

이 같은 지역 격차는 원도심의 인구·산업 구조가 가진 약점이 중첩돼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부산연구원 박경옥 박사는 “코로나19 부산 시민의 지역별 소비량을 분석해보면, 외국인이나 타지인이 많이 찾는 중구 등은 이동 제약을 초래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컸다. 반면 기장군 등 주거단지가 많은 지역은 그 동네 주민의 소비 덕에 경제적 여파를 어느 정도 버티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일선에서 경제적 열악층을 지원하는 공무원도 이를 체감한다. 중구 이종연 보수동장은 “우리 지역은 국제시장 등 전통시장에 자리한 가게에서 일하는 50~60대 비정규직과 소규모 자영업인이 많다.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상점마다 임대를 내놓거나 일찌감치 문을 닫는 상황인지라 어려움이 크다. 수급자 상담이 예전에 비해 2배는 늘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원도심 4개 구는 코로나19 이전에도 부산에서 수급자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들이었다.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사무국장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경계선에 있던 이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대거 바닥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은 원래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이 많았던 원도심 지역에서 더욱 거세게 나타났다”고 풀이했다.

●젊은 층도 속수무책

사람이 증발한 원도심은 주민의 소득 감소를 불러왔다. ‘격차 분석’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소득이 줄었다고 답한 중구민은 73.3%였다. 구·군별 응답 중 가장 높은 수치로, 평균 45.8%를 크게 상회했다. 동구(71.9%) 영도구(68.8%)는 나란히 2, 3위였다.

젊은 세대도 경제난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이들 역시 서비스업 종사자인 경우가 많은 탓이다. 지난해 3월 수급자가 된 영도구 출신 A(여·37) 씨는 원도심 청년이 처한 상황의 일면을 보여준다. 중구의 백화점이나 의류점, 서구 송도 케이블카 등에서 손님을 응대하는 서비스직으로 일한 그는 2018년 결혼을 계기로 잠시 일을 쉬었다.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갈 나이가 되면서 2020년부터 다시 일을 구하려 했지만 번번이 좌절했다. 그는 “집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일은 마트나 편의점, 백화점 같은 서비스직이 전부다. 이마저 대부분 경제적 상황 때문에 구인을 하지 않거나, 직원 한 명이 하루 종일 일해야 하는 자리가 대부분이었다”며 “지금까지는 주변의 도움으로 생계를 해결했지만, 코로나19 이후부터는 이 역시 곤란해졌다”고 말했다.

이 보수동장은 “중구는 주점이나 야간업소, 오락실이 많다. 이런 곳에서 일하던 젊은 사람들도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젊은 세대는 근로 능력이 있다고 보고 수급자 상담에서 배제했는데, 요새는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젊은 층이 많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오랜 시간 서비스업으로 먹고 살던 이들이 대부분이라 다른 일을 구하려고 마음 먹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원도심의 산업은 주로 외지인을 상대하는 음식점 등 소매업이나 관광시설, 서비스업에 치중돼 있다. 특히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보다는 외지인을 상대하는 가게가 대부분이다. 원도심 중에서도 중구민이 입은 피해가 큰 것 역시 이 같은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된다. 부산관광공사의 ‘2020년 부산관광산업 동향분석’을 보면, 이 해 부산에서 관광객 방문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지역은 태종대(-50.8%) 자갈치·국제시장(-44.4%) BIFF광장 일원(-43.9%) 순으로 나타났다. 모두 원도심의 주요 관광지다.

부산시의회 박민성(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산에서 장사를 한다는 외관 자체는 똑같지만, 어디서 영업을 하느냐에 따라 생계에 가해진 타격은 천양지차다. 자영업인 지원 정책이 지금보다 훨씬 폭넓고 세밀해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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