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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명품 <50> 울산 부추

전국 부추 30%는 울산産… 재배 시작 10년 만에 전국구 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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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황토작목반 농민들이 비닐하우스에서 탐스럽게 자란 지역 특산물인 부추를 수확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울산 하면 흔히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제품 등을 떠올린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탓이다. 그러다 보니 울산에도 전국적인 명성의 농수축산물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울산배와 호접란은 국내는 물론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각국에 이미 수출하고 있을 정도다. 또 언양 한우불고기도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 가운데 울산부추는 전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울산부추는 시설재배지에서 농민의 손에 의해 한 단씩 묶이기 무섭게 서울 가락동 시장 등 전국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겨울 성수기엔 그야말로 물량이 달려서 못 팔 정도다. 요즘 재배농민들은 눈코 뜰새 없이 수확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울산부추의 인기가 높은 것은 잎은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색깔과 향을 가진 우수한 품질 때문이다.

■ 명품 재배 현장을 찾아서

부드럽고 색깔과 맛, 향이 좋은 울산 부추.
지난 7일 울산 북구의 부추 황토작목반. 부추 재배단지는 울산~경주 간 국도 7호선을 타고 북구 달천농공단지 쪽으로 가다 보면 동천강변에 자리 잡고 있다. 황토부추는 전국에 산재한 부추 재배단지 가운데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다.

비닐하우스 안 부추밭에서는 향긋하면서도 매콤한 듯한 부추향이 은근하게 퍼져 있다. 30도를 웃도는 실내온도 속에서 4, 5명의 농민(작목반원)이 파릇파릇하게 잘 자란 부추를 수확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같은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양수기로 지하수를 끌어 올려 하우스 난방에 이용하는 순환식 수막재배법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수확한 부추를 결속기로 묶은 뒤 10㎏들이 포장박스에 차곡차곡 담았다. 박스 한 개에 부추 20단(한 단 500g)이 들어간다. 이렇게 생산된 부추는 오는 5월까지 4, 5차례 수확할 수 있다.

한갑생(57) 전 황토작목반장은 "부추는 재배보다 수확과 결속작업이 더 힘든데, 기계화한 이후 일하기가 수월해졌고 생산성도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년 기름값이 치솟는 바람에 순환식 수막재배법을 도입했는데 최근 유가 폭등으로 더욱 효과를 보고 있다"고 자랑했다.

황토작목반이 설립된 것은 10여 년 전. 처음엔 5, 6농가만 부추재배에 참여했으나 지금은 25농가가 30여 ㏊에서 연간 2920여 t, 30억 원 상당의 부추를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부추의 98%는 서울 가락시장을 통해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다.

■ 울산부추의 역사

울산 북구 황토작목반 한갑생 씨가 하우스에서 부추를 살펴보고 있다.
부추는 대표적인 스테미너 채소로 알려져 있다. 울산시 농업기술센터 윤상목(34) 지도사는 "부추는 피를 맑게 하고 비타민을 포함한 각종 영양성분을 담고 있어 '육지의 미역'으로 불리고 있다"며 "부추는 현대인들이 반드시 섭취해야 할 건강식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울산부추는 보통 매년 11월 초 첫 수확에 들어간다. 자연산 부추는 주로 여름에 수확되지만 울산부추는 겨울철이 제철이다. 울산이 겨울 부추 산지로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기 좋은 기후와 토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보다 겨울철 평균 기온이 평균 1도쯤 높아 온도가 적합한 데다 태화강과 동천강을 낀 토질은 배수가 잘되고 영양분이 풍부한 사질양토여서 생육 조건이 좋다.

울산에서 부추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 년 전. 당시 부추의 주산지로 명성이 자자한 경북 포항에서 비닐하우스 재배를 하던 한 농가가 1998년 울산으로 이주하면서 시작됐다. 이 농가를 시작으로 매년 재배 농가와 면적이 늘어나 지금은 북구와 울주군 지역에서 4개 작목반 101개 농가가 148㏊의 면적에 부추를 재배하고 있다. 이들 농가에서 한 해 생산하는 부추는 5600여 t. 금액으로는 116억 원에 달한다. 농가당으로 환산하면 1억1500만 원 상당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울산부추가 고소득 작물로 인기를 끌면서 울산지역의 부추 재배면적은 전체 시설채소류 재배면적의 54%를 점하고 있다.

울산시농업기술센터 기술지도과 정창화(51) 계장은 "울산 부추는 산전부추, 섬바위부추, 태화강부추, 황토부추 등 다양한 상표로 지역 농협을 통해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에 공급되고 있다"며 "높은 품질을 인정받은 덕에 다른 지역 부추보다 배 가까이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자랑했다.

■ 명품부추가 되기까지

이처럼 울산부추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재배농민의 열정과 농업기술센터의 적극적인 기술개발 노력, 지자체의 맞춤농정 지원 등 3박자가 잘 어우러진 결과다.

울산시는 지역의 대표 특산물인 부추의 생산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초 '울산부추 명품화사업'을 시책사업으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개 작목반의 시설 현대화 사업에 12억 원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도 6억 원을 들여 결속기, 예취기, 비료살포기 등 생산시설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또 부추 재배면적도 5㏊가량 더 늘리기로 하는 등 전국적인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연석 울산시 농축산과장은 "명품 소리를 듣지만 산지유통시설 현대화 등을 통해 더욱 품질을 향상시켜 울산부추가 지금보다 더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 부추에 얽힌 뒷얘기

- 양기 일으켜 세우는 정력의 풀로 불려

밤참이나 간식거리가 생각나는 겨울은 부추의 계절이다. 긴 겨울밤에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야참으로 즐겨찾는 부추전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대표적인 강장 채소인 부추는 간과 신장에 좋아 '간의 채소'로 불렸다. 부추는 혈액순환을 돕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몸이 찬 사람에게 좋고 스태미나 증강에도 최고다. 특히 카로틴과 비타민 B, C 등을 많이 함유하는 등 비타민의 보고다.

이런 부추와 관련해 옛말이 많다. 우선 양기를 일으켜 세우는 풀이라는 뜻의 '기양초'(起陽草). 불교와 도가에서는 성욕을 높인다고 해 기피한다. 맛이 맵고 냄새가 나는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양강장 효과가 뛰어나 수도를 방해하는 풀로 인식되고 있다. 부추를 먹으면 성욕이 커져 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해 '게으름뱅이 풀'로 불린다.

특히 부추는 가난한 아내가 힘을 쓰지 못하는 남편을 위해 집을 허물고 심었다 해 '파옥초'(破屋草)로, 남성에게 좋아 한겨울에도 '부뚜막에 심어 먹는 채소'라고 해 부추란 이름이 붙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여기에 부추의 정력 증진 효과에 대한 말은 예전부터 전해져 오고 있다. "살얼음을 뚫고 나온 부추는 인삼, 녹용하고도 바꾸지 않는다"라는 말이나 "첫물 정구지는 아들에게도 주지 않고 신랑에게만 준다"는 등의 말이 있다. 정구지는 부추를 일컫는 경상도 사투리.

부추는 지역마다 이름이 다양하다. 경상도에서는 정구지 외에도 소풀로 불리고 전라도에서는 솔, 충청도에서는 졸, 제주도에서는 쇠우리라는 독특한 이름을 갖고 있다. 경기도와 강원도 지역에서는 부추 분추라고 부른다. 평안도에서는 푸초로, 함경도에서는 불기 섯쿠레 염주 염지로 불린다. 가끔 솔과 정구지도 쓴다. 만주 쪽에 사는 동포 역시 조상의 출신지에 따라서 부추 솔 소풀 염지 정구지 졸파 푸초 서쿨레이 등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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