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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시대를 말하다 <47> 마키노 히로야(일본)

"한국의 日流(일류 : 일본 문화), 생각보다 큰 인기 놀라워"

일어 전공 대학생 등 상당수 호감, 인터넷 통해 드라마·노래 접해

열성팬은 젊은 여성들이 많아…도서관엔 일본소설 대출 상위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2-10 20:50:30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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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인에게 한류(韓流)가 있는 것처럼 한국인에게도 일류(한국에 있는 일본 문화)가 있다. 그러나 부산에 살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일류가 이렇게 인기 있는 줄 몰랐다. 일본에서는 한국의 일류에 대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평소 학생들과 지내면서 보고, 듣고, 느낀 일류에 대해 써보고 싶다. 하지만 내가 주로 접하는 사람이 부산외국어대에서 일본어를 전공하는 학생으로 거의 한정돼 있어, 이것이 일반적인 일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작년 수업 때 이야기다. 2학기에 2학년을 대상으로 IT 과목을 맡았다. 일본어를 사용해 오피스웨어를 활용하는 수업이었다. 개강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해 A4 용지 1장에 자유롭게 쓰도록 했다. 그 결과 좋아하는 것이 일류라고 밝힌 학생 수(중복 답변 허용)는 아래와 같다. 클래스 인원 수는 36명(여자 20명, 남자 16명)이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30명 ▷일식(일본 요리) 20명 ▷일본 가수나 배우 26명 ▷일본 소설과 만화 14명….

클래스 전체 36명 중 일류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학생은 2명뿐이었다. 학생들에게 일류는 꽤 친밀한 존재가 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좋아하는 일본 드라마로 많은 학생들이 꼽은 것은 4년 전 일본에서 방송된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였다. 4년 전이라면 학생들 대부분이 고교 시절에 그 드라마를 본 것이 된다. 일본에서는 한류 드라마를 방송하지 않는 날이 없지만, 한국에서는 공중파에서 일본 드라마를 많이 방송하지는 않는다.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일본 드라마나 노래를 접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중학교나 고교 시절 일본 드라마를 봐 일본어에 흥미가 있는 학생 중에는, 개인적으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거나 일본어학원에 다니기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학생 중 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하려고 생각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이야기가 좀 옆길로 샜는데, 한국 사람이 외국어 학습에 기울이는 열의는 대단하다. 서점에 가면 외국어 교재가 산처럼 쌓여 있고 외국어학원은 거리 곳곳에 있다. 도서관에 외국어 학습 전용 방이 있는 것도 놀랍다.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일식은 라면, 타코야키, 초밥, 돈가스 등이다. 요즘의 일식 인기는 우리집 근처에서도 잇따라 생겨나는 일식 가게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일식 가게뿐만 아니다.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빵집도 개업하고 있다.

여학생이 남자 아이돌그룹의 팬이 되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 모두 마찬가지이다. 놀라운 것은 그녀들의 행동력이다. 좋아하는 아이돌그룹의 콘서트를 보려고 고교 시절, 혼자 일본에 다녀온 학생도 있었다. 주말과 휴일에 후쿠오카에서 콘서트를 보고 월요일 아침, 부산에 돌아와 곧바로 나의 강의에 출석한 학생도 있었다. 일본의 열렬한 한류 팬 중에는 한국까지 콘서트를 보러 가는 사람이 있지만, 대부분은 중년층과 노년층 여성이다. 이에 반해 일본까지 콘서트를 보러 가는 일류 팬은 젊은 여성이다.

일본 소설이나 만화에 흥미를 느끼는 학생도 많다. 스포츠만화 '슬램 덩크'는 애니메이션이나 단행본 모두 인기가 있는 것 같은데, 만화의 배경이 된 무대를 실제로 보기 위해 일본 가나가와현까지 둘러봤다는 학생을 작년에 2명 만났다. 또 우리 대학 도서관 통계를 보면 대출도서 상위 10위권에 일본소설(번역)이 2005년과 2006년 각 4권, 2007년에는 2권이 포함돼 있었다. 2007년 대출도서 중 1위는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였다. 작년의 결과는 보지 않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가 상위권에 얼굴을 내밀 것이라 여겨진다.

한 학생에 따르면 10년 전만 해도 일류 팬인 것을 못마땅해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그런 사람도 줄어든 것 같다. 일류도, 한류도 재미있는 것은 재미있다고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일본에서의 한류 붐은 더욱 기세를 올리는 추세인데, 한국에서의 일류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계속 지켜볼 것이다.

부산외국어대 비즈니스일본어학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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