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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명품 <39> 밀양 깻잎

밀양 들판은 깻잎 최대 생산지…맛 향기 좋은 식재료로 진화

전국 생산량 60% 차지…겨울엔 80% 공급

늦가을부터 비닐하우스 야간에도 불야성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쌈 채소의 대명사

깻잎연합회와 작목반 등 명품화 연구에 매진

  •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
  •  |   입력 : 2010-11-18 19:10:43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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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은 각종 육류는 물론 생선회를 먹을 때면 빠지지 않는 필수 채소다. 깻잎은 정유성분인 페릴라케톤이 함유돼 독특한 향기가 있는 데다 육류나 생선회의 느끼한 맛과 비린내를 없애주기 때문에 상추와 더불어 쌈 채소의 대명사이다. 특히 깻잎은 쌈뿐 아니라 장아찌, 김치 등 반찬류로 다양하게 활용되는 등 우리 밥상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이다. 이렇게 중요한 깻잎의 대다수가 경남 밀양 들판에서 생산되고 전국 식당과 가정의 밥상으로 공급된다는 점에서 밀양 깻잎농가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전국 최고, 밀양 명품 깻잎

경남 밀양시 상동면 비닐하우스에서 농민이 들깨 손질을 하고 있다. 밀양깻잎은 품질이 뛰어나고 기능성 물질도 많은 명품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노수윤 기자
들깨는 대부분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재배되고 우리나라에서 주로 소비된다. 해의 길이가 짧아지면 꽃이 피고 씨앗을 맺어 깻잎을 수확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따뜻한 지역이 유리하고 겨울철 비닐하우스를 가동하기 위해 난방비도 적게 들어야 한다. 이 특성을 가장 잘 이용한 곳이 경남 밀양이다. 전국의 들깨 재배면적은 950여 ㏊이고 밀양은 3분의 1 정도인 300여 ㏊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깻잎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의 60%가량 된다. 특히 겨울철 밀양 지역의 깻잎 생산량은 전국의 80%나 될 정도로 독보적이다. 겨울철 우리가 먹는 10장의 깻잎 중 8장은 밀양산인 셈이다. 이 때문에 밀양의 농산물하면 깻잎이라 할 정도로 지역의 특산물이자 명품 농산물이다.

밀양이 깻잎의 전국 주산지로 거듭난 것은 수십년 전이지만 명성을 높이고 명품으로 떠오른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기능성작물부 두류유지작물과가 보급한 남천들깨가 명품화 시동을 걸었다.

들깨는 따뜻하고 유기질이 풍부한 토양에서 재배된다. 밀양시 상동면, 상남면 등 지역이 들깨 재배에 좋은 따뜻한 기후를 보이는 데다 비닐하우스는 깻잎을 명품화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농가시설이다. 해의 길이가 짧아지는 겨울철에 깻잎을 계속 수확하기 위해서는 비닐하우스에 조명이 필수다. 밤에도 조명으로 빛을 밝히면 들깨가 꽃을 피우지 않아 깻잎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밀양에서의 들깨재배는 겨울철 비닐하우스가 주종을 이룬다. 7, 8월에 파종한 후 10월께부터 다음해 5월까지 윤기가 흐르고 줄기가 옅은 깻잎을 수확해 농가들이 소득을 올린다. 늦가을부터 다음해 늦은 봄까지 밀양시 상동면과 상남면, 하남읍 등지는 비닐하우스 내 조명으로 야간에도 불야성을 이룬다. 경부선 열차를 타고 밀양역 주변을 지나다보면 불을 환하게 밝힌 비닐하우스 야경을 볼 수 있다.

5월에서 9월까지 들깨 노지 재배도 밀양에서는 흔해 밀양의 700여 농가들은 연중 깻잎을 수확하기 바쁘다. 들깨를 파종하는 7, 8월이면 선금을 주고 일손을 확보하는 일은 한 해 농사의 기본이 됐다.

■전국 유일, 깻잎 연구로 명품화 박차

경남 밀양시 상동면 들깨 비닐하우스 단지에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다.
밀양 깻잎이 전국적인 명품으로 거듭나고 있는 데는 농촌진흥청 기능성작물부의 농가 맞춤식 깻잎 연구가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1995년 농촌진흥청 기능성작물부가 깻잎의 품종 개발과 재배기술 연구에 나서면서 명품화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농촌진흥청 기능성작물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들깨를 연구하는 곳이다. 기능성작물부가 밀양 농가 인근에 위치해 병해충, 재배방법 등 여러가지 문제들이 바로바로 연구원들에게 전달됐고 연구결과는 곧바로 농민에게 돌아가 현장에서 적용됐다. 이를 토대로 밀양 들깨는 진화를 계속하고 명품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쌈 채소는 싱싱함과 맛, 향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정성이 우선이다. 이 또한 농촌진흥청과 머리를 맞댔다.

농촌진흥청은 이에 따라 지난해 깻잎 재배농가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잔류농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용약제 등록시험을 실시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제 7종을 제시했다.

밀양 깻잎 농가들은 일찌감치 농촌진흥청이 제시한 약제로 소비자에게 불신을 주고 재배농가에게도 치명적인 잔류농약 문제를 해결했다. 쌈 채소에 농약이 많을 것이라는 소비자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소비 촉진을 이끌고 명품 깻잎을 생산하는 최대 기반이기 때문에 농가마다 잔류농약 문제 해결에 주력했고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밀양뿐 아니라 전국의 깻잎 생산 농가가 농촌진흥청이 등록해 제시한 약제를 사용하면서 잔류농약 문제가 크게 감소했다. 올해 실시한 잔류농약 검사에서 전국적으로 40여건 만이 부적합 판정을 받아 폐기됐을 뿐이고 밀양 깻잎은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밀양 깻잎은 밀양시깻잎연합회와 예림깻잎작목반 등이 중심이 돼 잔류농약 우려를 덜고 토양개량과 액비, 온수보일러 등으로 명품화를 촉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기능성작물부 관계자는 "소비자 안전과 깻잎 재배농가의 현장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최소한의 약제 살포로 방제 효과는 높고 잔류 걱정은 없는 안전한 깻잎을 생산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깻잎아줌마' 이명희 농업연구사

- "세계적으로 드문 들깨 연구…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요"

경남 밀양 깻잎 명품화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이명희(32·사진)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기능성작물부에서는 들깨의 품종과 재배기술을 연구하는 전국에서 오직 한 명뿐인 농업연구사이나 밀양 들판에 나가면 사정이 다르다. 이명희 농업연구사라면 거의가 몰라도 기능성작물부의 '깻잎아줌마'라면 모르는 농민이 없을 정도이다.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씨앗을 보급하고 또 새 품종을 재배 중인 농가의 실증시험포에 재배상태를 확인하러 갈 때면 '깻잎아줌마, 새참 같이 먹자'고 부르는 소리, '와서 들깨 상태 봐 달라'는 소리로 요란하다. 이 연구사는 "농민과 자주 접하다보니 깻잎아줌마로 자연스럽게 불리고 친근감 때문으로 느껴져 너무 좋은 애칭"이라고 자랑했다.

1998년 기능성작물부가 들깨의 한 품종인 남천들깨를 개발해 보급하는 등 품종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면 2002년 농업연구사로 첫발을 디딘 이 농업연구사는 들깨 품종 연구를 활성화한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연구사는 지금까지 들깨 품종 연구를 천직으로 알고 한시도 들깨 주위를 떠나지 않은 전국 유일의 들깨 연구사이자 들깨 명품화를 이끄는 전문가이다. 지금까지 그가 개발한 들깨 품종만 10여 종에 달한다. 잎 뒷면이 진한 보라색으로 가격이 좋고 안토시아닌을 다량 함유해 웰빙채소로 각광받고 있는 '새보라 들깨', 쌈 사먹기 좋게 잎을 둥글게 만든 '동글1호', 쌈 채소용으로 개발한 상추 모양의 '늘보라' 등 다양하다.

농업연구사로 발령받은 후 지금까지 줄곧 들깨 연구만 해 다른 작물 연구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들깨에 최선을 다한다는 소신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

그는 "세계적으로 들깨 연구가 많이 되지 않은 상태여서 연구만 하면 세계에서 유일하고 1등이 되겠지만 같이 연구할 전문 연구사가 적고 재료가 부족한 등 한계도 있다"며 "그러나 하면 할수록 재미가 있어 들깨 연구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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