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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모의 한국미술과 부산 <11> 증인으로서의 전쟁미술

종군화가들, 전장참상 생생히 화폭에 기록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1-07 20:22:10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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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에 부산 국제구락부 화랑에서 열린 제6회 종군화가단 전쟁미술전에서 육군총무과장상을 수상한 이수억의 '야전도'.
종군화가들의 활동은 종군화가 미술전으로 이어졌고 국방부 정훈국 종군화가단의 공식적인 활동은 제4회 3·1절 기념 종군화가미술전부터라고 할 수 있다. 1952년 3월 7일부터 24일까지 부산 대도회 다방에서 열린 이 전시회의 출품작은 장우성의 '용사들', 이유태의 '초토', 서세옥의 '탐색', 장운상의 '광풍', 박노수의 '산악전', 박세원의 '공격', 박상옥의 '피란민부락', 이준의 '포항전선', 문신의 판화 '피란민' '경비선', 김명희 조소작품 '군인'이었다. 작품이 남아있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제목만 보아도 당시 전쟁의 참화를 그려낸 생생한 기록화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는 김인승 김병기 황염수 이중섭 장욱진 한묵 권옥연도 출품한 것으로 전한다.

1952년 5월에는 서울에서도 국방부 정훈국 종군화가단이 주최하는 송혜수 장욱진 한묵의 '전선 스케치 중간 보고전'이 서울 올림피아 다방에서 열렸다. 송혜수는 '중공군의 잔해' '폐허-가, 나, 다' 등을, 장욱진은 '전선에 가는 길' '첫날' 등을, 한묵은 '아카시아 필 무렵' 등을 출품했다. 또 종군화가단은 6·25 개전 두 돌을 맞아 종군 미술전을 7월에 부산 미화당 화랑에서도 열었다.

국방부 종군화가단은 1952년 7월부터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수도고지 탈환전을 "생생한 현지묘사를 통해 영원히 남겨놓으려는" 목적으로 10월에 문학진과 이수억을, 춘천 2사단 지역에는 권영우, 권옥연, 김을을 파견했으나 열악한 환경 등으로 서울로 되돌아 오기도 했다. 이때가 종군화가들이 가장 많이 전선에 나가 있던 시기였다. 이때 최초의 전사 종군화가가 발생했다. 이준 문신과 함께 한 조를 이루었던 김명희가 작품재료인 석고를 사러 속초로 가던 중 차가 전복돼 사망하자 국방부 정훈국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전쟁 중 전선에 나간 종군화가들의 형편이 그리 나은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들은 틈틈이 지휘관들의 초상화나 사단마크를 만들어주고 상금을 받아 생활에 보태기도 했다. 이즈음 이준은 일명 열쇠부대라고 불리는 5사단의 마크를 도안했다. 1947년 12월 창설된 5사단은 6·25를 맞아 창동, 미아리 전투에 출진했다 와해되고 말았다. 그 후 1950년 8월 대구에서 재편성되어 포항, 지리산, 영주, 김천을 중심으로 후방 방어임무를 수행했다. 이때 사단장의 부탁으로 문신과 고민 끝에 아라비아 숫자 5를 열쇠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오늘날 열쇠부대로 불리는 것은 이 심벌마크 때문이다. 이때 사례금이 무려 60만 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부산과 대구 등지에서 산발적으로 열렸던 종군화가단 전시가 1953년 3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제6회 종군화가단 전쟁미술전이라는 이름으로 부산 국제구락부 화랑에서 열렸다. 36점이 출품됐는데 이 중 국방부장관상에 문학진의 '적전천호', 국방부차관상은 김흥수의 '출발', 국방부정훈국장상에는 문정화의 조소작품 '돌격'이, 육군 총무과장상은 이수억의 '야전도'가 수상했다. 수상작 외의 출품작들은 고희동의 '임진강의 가을', 노수현의 '설중진군', 서세옥의 '위문', 박노수의 '출진', 문정호의 조각 '돌격', 이수억의 '인해전술의 보복' 등이었다. 정규는 이들의 작품은 대체로 어둡고 지리했다고 전하며 이봉상은 문학진의 '적전천호'를 전쟁미술의 백미라고 칭찬하였다.

국민대 초빙교수·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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