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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현의 규슈 문화리포트 <10> 후쿠오카의 기획자가 보는 후쿠오카, 그리고 부산

'생활 속 예술'로 지역민과 연대를

정부·수도권 영향력 극복 과제

양도시 문화예술적 환경 비슷

현장 상황·실험정신 포용해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9-14 20:53:55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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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기획자 미야모토 하츠네 씨
인구 140만 명의 도시 후쿠오카시에는 미술관 3곳, 국립박물관, 시립박물관 등 다양한 문화예술 시설이 있다.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미술축제 후쿠오카 트리엔날레를 비롯해 '아시아의 관문도시'임을 내세우는 도시답게 다양한 문화·예술축제 성격의 행사가 개최된다.

그렇다면, 후쿠오카의 예술문화는 이렇게 다양한 관련시설과 행사에 힘입어 대중적 관심을 널리 얻으면서 선진화되고 상업적 성공의 조건까지 갖추고 있을까. 꼭 그렇지도 않는 것이 현실이다. 후쿠오카 또한 적지 않은 지역적 한계를 갖고 있고 고민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도시의 예술문화지원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후쿠오카의 예술기획자 미야모토 하츠네(49) 씨는 오랫동안 진지하게 이 문제를 붙잡고 고민과 실천을 해온 사람이다.

미야모토 씨는 후쿠오카에서 태어나 의학을 전공했다. 현재 그의 본업은 정신과 의사이다. 하지만 1994년부터 주 이틀만 출근해 환자를 진료할 정도로 본업을 부업화하고 예술기획자의 일을 사실상 본업으로 삼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그의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예술기획자 일은 지출만 있을 뿐 수입이 거의 없다. 부업인 의사로 벌어들인 수입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의 표정에 후회는 없어 보인다. 미야모토 씨는 1980년대 초 의과대 학생 시절부터 실험영화 제작, 설치미술, 퍼포먼스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친 작가로도 후쿠오카에서 알려져 있다.

그는 1990년부터 후쿠오카의 상업시설과 공공시설을 활용한 비엔날레 형식의 국제현대미술제(Museum City Project) 운영본부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작년에는 벳푸현대예술페스티벌 사무국 부국장을 지냈다. 후쿠오카시가 지원하는 '갤러리 아틀리에' 기획 및 운영도 담당했고 지금은 'Art Base88'이라는 독립 문화예술기획자 공간을 운영한다.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에 참가해 온 그는 후쿠오카 예술계의 대모(大母)다.

그가 보는 후쿠오카시는 인구 1300만 명에 이르는 규슈의 허브도시이자 아시아 관문도시로 외부에서 다양한 문화가 유입되지만 토착화되기는 어려운 보수적 특징의 도시다. 상업관광도시인 후쿠오카는 다양한 계층의 시민이 즐길 수 있는 대중적 축제 성격의 사업에는 돈을 쓰고는 있지만, 예술 창작집단이나 개인 예술가를 위한 예술지원사업이 지극히 빈약하고 그 점이 아쉽다고 한다. 후쿠오카시는 규슈 각지의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도시지만 작품 발표의 장은 부족하고 지원책은 인색해 이들 예술가는 다시 발길을 돌리고 만다고 한다. 사소한 차이는 있겠지만, 큰 틀에서 후쿠오카와 부산은 문화예술적 환경이 비슷한 점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미야모토 씨는 부산을 한 번밖에 가보지 못했다고 한다. 부산과 후쿠오카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약 200㎞ 남짓 떨어져 있는 자매도시로 아주 유사한 특징이 많다. 국제적 항만도시로, 외국과 왕래가 잦은 관문도시로서 각국의 중앙정부와 수도의 권위주의와 강력한 영향력에서 탈피해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해야 하는 지방도시다.

그는 두 도시의 특징에 걸맞은 적절한 예술시책 및 사업으로 국내외 작가를 특정시설에 입주시켜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꼽는다. 외부 문화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수용해야 하는 역할을 지닌 두 도시의 특징으로 보자면 외부작가 입주프로그램은 '생활 속 예술'로서 지역민과 연대를 통해 예술의 소통과 나눔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체험에서 나온 의견이고 제안이다.

지난해 후쿠오카시립미술관 개관 30년,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 개관10년을 맞았다. 부산-후쿠오카 행정교류협정 20년을 기념한 우정의 해이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그에 걸맞은 예술행사가 드물었다. 미야모토 씨는 먼저 후쿠오카의 미술관 박물관 등 문화기관 종사자와 관계 공무원이 경직된 태도를 벗고 현장의 상황과 실험정신을 포용하는 행정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렇다면 부산에 우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사진가·후쿠오카 아시아포토그래퍼스갤러리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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