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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부산 서구 암남동 감천항 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에서 연근해법인 (주)부산수산물공판장 소속 중도매인들이 고등어
통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윤정길 기자 |
지난 4일 부산 서구 암남동 감천항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이하 도매시장)에서 자동선별기를 이용한 '통 경매'가 국내 최초로 시행됐지만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수산업계는 우선 중도매인들의 인식 전환을 핵심 요소로 꼽고 있다.
통 경매 정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열쇠를 가진 이들은 어가를 받쳐주는 중도매인이다. 상자당 2~3㎏의 덤을 주는 '바닥 경매'의 오랜 관행에 익숙한 중도매인들의 입장에서는 ㎏당 정량으로 위판되는 통 경매 방식을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든 부분이다. 지난 6월 첫 시도됐던 통 경매가 파행을 겪은 것도 중도매인들이 경매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 경매와 기존 바닥 경매의 괴리감을 줄일 수 있도록 중도매인들에 대한 홍보와 교육, 유인책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4일 통 경매에서는 바닥 경매와의 차이에서 오는 불이익을 다소나마 줄이려는 논의가 진행됐다. 중도매인과 출하주가 합의한 끝에, 대형 어상자에 채워진 얼음이나 냉각수의 영향으로 고등어가 머금고 있는 수분을 고려해 실중량의 5%를 빼주는 조건으로 경매가 이뤄졌다. 가령 100㎏이 위판될 경우 95㎏의 가격만 지불하는 것이다.
이날 경매에 참가한 중도매인은 "통 단위로 위판되기 때문에 상품의 선도와 품질을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면서 "생산자와 중도매인 사이에 신뢰가 쌓여야 한다"고 말했다.
통 경매 도입의 또 다른 걸림돌은 바닥 경매보다 처리 시간이 늦다는 점이다. 이날 도매시장에서 고등어 1000상자(24㎏ 상자 기준)를 자동선별을 하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나왔다. 이를 바닥 경매로 진행하면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고등어가 많이 잡히는 9월~2월 성어기에는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되는 하루 물량만도 10만 상자를 넘을 때가 많다. 때문에 위생적이기는 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통 경매는 제때 물량을 처리하지 못해 생산자들의 불만을 살 수도 있다.
자동선별기를 설치할 공간 부족도 문제다. 길이 25m의 설비를 들여놓기에는 위판장이 좁다는 것이다. 때문에 도매시장 측은 우선 자동선별기 3대만 도입한 뒤 시범적으로 통 경매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부산공동어시장 측은 바닥 경매로 인한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공간 부족과 처리 시간 지연 등의 이유로 통 경매 도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도매시장은 전국 항만기본계획에 반영을 추진 중인 돌제식 어선 접안시설(길이 130m 폭 60m) 2개소를 확보할 경우, 자동선별기 20여 대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어 처리 시간 지연과 공간 확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매시장 연근해법인인 (주)부산수산물공판장 관계자는 "어가를 지지할 수 있는 중도매인들이 통 경매 방식을 받아들여야 새 시스템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위생적이고 신선한 통 경매 방식을 찬성한다면 결국 중도매인들도 그 흐름에 맞춰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