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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오전 부산 서구 암남동 감천항 국제수산물도매시장에서 자동선별 과정을 거친 고등어가 대형 어상자로 분리되고 있다. 이 어상자에는 해수 냉각수와 얼음이 채워져 있어 고등어 선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윤정길 기자 |
지난 4일 오전 부산 서구 암남동 감천항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이하 도매시장)에서 자동선별기를 이용한 '통 경매'가 국내 최초로 시행되면서 수산물 위판 시스템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통 경매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위생과 선도가 높은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고, 생산자는 정당한 어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방식이다.
통 경매 도입의 필요성은 현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바닥 경매' 방식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고등어 등 어획물을 실은 대형선망 운반선이 공동어시장에 들어오면 어창에서 고등어를 꺼내 손수레에 담아 위판장 바닥에 쏟아붓는다. 이어 인부들이 생선을 나무상자(24㎏)에 옮겨담고 경매가 진행된다. 경매가 끝나면 낙찰자는 나무상자에 담긴 생선을 다시 바닥에 꺼낸 뒤 거래처의 요구나 목적에 따라 재포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같은 과정에서 고등어 등 어획물은 위판장 바닥에 그대로 놓여지고, 인부 등의 발에 밟히는 경우도 많다. 위생적인 처리와는 거리가 먼 실정이다. 특히 선별·포장 작업이 '사람 손'에 의해 이뤄지면서 수산물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선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반면 자동선별기를 이용한 통 경매는 선별과 위판, 포장 등의 과정이 기계로 이뤄지면서 사람 손을 거의 거치지 않는 데다 생선을 담는 대형 어상자에는 해수 냉각수와 얼음을 채워넣어 어획물 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 일련의 작업과정에서 생선이 바닥에 떨어지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선도와 위생 면에서 바닥 경매보다 훨씬 앞선 방식이다.
고기를 잡는 생산자 입장에서도 통 경매에 따른 ㎏당 위판으로 정당한 어가를 보장받을 수 있다.
부산공동어시장은 현재 24㎏짜리 나무상자 1개 단위로 경매가 진행된다. 하지만 고등어를 담은 나무상자 1개의 무게가 실제로는 24㎏을 초과한다는 것은 업계 사람이라면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다. 이른바 2~3㎏을 덤으로 더 얹어주는 '고봉'이라는 오랜 관행이다. 그러나 정량 기준의 통 경매는 ㎏당 정확한 단가가 산출돼 생산자는 자신의 출하 물량 중 덤으로 빠지는 것 없이 제값을 받는다. 또 최근 경찰 수사로까지 번졌던 '뒷고기' 관행도 사라져 올바른 유통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공동어시장 이주학 전무(도매시장의 부산수산물공판장 대표 겸직)는 "처리 물량 등의 이유로 바닥 경매가 이뤄져 온 것은 사실이지만,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면서 "우리 어시장에서도 내년에 자동선별기를 이용한 통 경매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정부와 부산시에 예산 지원(8억 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