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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1> 최칠관 전 부산골프협회 회장

"스윙은 자신의 몸상태에 맞게 고쳐나가야"

올해 일흔둘, 여전히 70대 후반 싱글 유지

부산CC 챔피언전 땐 4R 합계 2오버파 기록

나이 들면서 유틸리티와 롱퍼터로 바꿔 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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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년 정도라면 아직 희망이 있고 3년 즈음이면 좀 그렇고, 5년 이상이라면 희망이 별로 없다'. 주말골퍼들이 '싱글'이 될 수 있는 확률상의 구력이다. 바다 건너 미국 얘기라 참고로만 하자. 골프채를 한 번이라도 잡아본 사람이라면 '골프에는 신화가 없다'는 사실을 안다. 그만큼 어렵다. 오죽했으면 못 치는 핑계가 100개가 넘는다고 할까. 주말골퍼의 꿈은 예외 없이 싱글. 프로에 가까운 싱글, 즉 핸디캡 1~3 정도는 어렵겠지만 핸디캡 6~9 정도는 노력만 하면 이룰 수 있다고들 한다. 고수들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단기간의 집중연마가 효과적이라고 한다. 주말마다 연습장이나 필드에 나가서는 '하세월'이라는 것이다. 강호의 고수들을 찾아 싱글로 가는 지름길을 물어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남녀노소 구분없이 타칭 고수라면 먼 길도 마다치 않을 작정이다.


최칠관 회장의 드라이브샷. 왠지 어색하지만 리듬감은 살아 있었다.
클럽 챔피언 출신이라면 프로 선수 못지않은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스윙이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그는 달랐다.

첫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그의 드라이스샷 모습은 여느 연습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소 구부정한 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세 홀을 더 돌면서 유심히 보니 스윙의 전체적인 템포나 리듬감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드라이브 비거리는 200~210m 정도. 싱글을 꿈꾸는 주말골퍼들에게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조그만 팁이라도 전해야 하는 입장에서 첫 취재원으로 잘못 택했다는 생각도 내심 들었다.

그의 이름은 최칠관. 올해 나이 일흔둘. 그는 현재 (주)고성노벨화약과 오는 24일 개장하는 고성 노벨CC 회장이자 현재 부산상의 부회장이다. 골프 관련 이력은 더 화려하다. 잠시 소개하면 이렇다.

그는 지난 1970~1980년대 중반까지 부산 아마추어 골프계를 주름잡았던 대표적 골퍼였다. 지난 1995~1996년 부산골프협회 회장도 역임한 그는 아마추어 골퍼라면 한 번쯤 꿈꾸어봄 직한 클럽 챔피언에 무려 8번(부산CC 6회, 동래CC 1회, 경주신라(옛 조선)CC 1회)이나 올랐다. 특히 1984년 부산CC 챔피언 땐 전무후무한 기록인 4R 합계 290타(+2)타를 기록했다.

1987년에는 전국체전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골프 종목 부산 대표로 출전해 5위에 올랐고, 앞서 1980년엔 남서울CC에서 그해 프로 및 아마추어 챔피언 12명이 겨루는 프로암 대회에서 당대 내로라하는 김승학 김석종 프로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성기 때 그의 드라이브 비거리는 초창기 감나무를 깎아 만든 퍼시몬채로 240~250m 정도. 지금의 첨단 소재 드라이브가 20m 더 나간다고 볼 때 프로에 버금가는 장타자였다. 1970년대 중반 일본서 우승도 한 한장상 프로가 동계훈련을 위해 부산을 찾으면 최 회장에게 핸디 두 개만 주고 라운드를 할 정도였다. 당시 한 프로 밑의 연습생이었던 구옥희 임진한 프로도 최 회장에게 배웠다. 이쯤 되면 부산의 골퍼 1세대로, 한 시대를 풍미한 아마추어 최강 골퍼라 해도 입을 댈 사람이 없지 않겠는가.

퍼터를 배꼽 쪽에 고정시키는 벨리퍼터를 사용하는 최칠관 회장.
세월에 장사없다고 했던가. 허리와 목 디스크 후유증으로 그의 드라이브 스윙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70대 후반의 스코어를 내는 싱글이다. 비결을 물었다. "골프는 우리 몸의 거의 모든 부분을 사용하는 운동이야. 백스윙, 다운스윙은 물론이고 강한 임팩트를 줄 때 우리 몸의 상·하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좋은 샷이 나오지. 그러니까 스윙은 현재 자신의 몸상태에 맞게 해야 돼. 시합 때도 그날 컨디션에 맞는 스윙을 해야 하고, 평소 컨디션이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스윙을 준비해 놓아야 돼. 이 늙은이는 이제 몸의 회전이 잘 안 돼 어쩔 수 없이 내 몸에 맞는 스윙을 스스로 찾은 거야." 나이 들어 타이거 우즈의 스윙을 교과서로 혼자 냅다 갈기는 연습에서 벗어나 한 번쯤 프로나 고수에게 자신의 몸상태에 맞는 자신의 스윙을 점검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립도 나이가 들면 바꿀 것을 권했다. 그는 50대 중반까진 장타를 날리기 위해 스토롱 그립을 잡았지만 지금은 몸이 따라주지 못해 약간 완화된 스트롱 그립으로 느슨하게 잡고 있었다. 미세한 변화지만 in-out 스윙이 쉽게 된다고 했다.

평소 몸관리는. "나이가 들면 파워보단 유연성이 중요해. 젊었을 땐 매일 아침 등산도 했지만 지금은 방안에서 앉았다 일어섰다를 100번하고 가벼운 아령을 들고 있어. 그 정도야. 최소한의 유지인 셈이지." 70대 싱글 유지의 한 단면이었다.

그의 싱글 비법은 세컨샷부터 있었다. 바로 유틸리티우드였다. 힘이 있으면 롱아이언은 훌륭한 무기가 되지만 힘이 달리면 유틸리티로 바꿔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순간 인터넷에서 타이거 우즈의 인터뷰가 생각났다. "30대인 나는 아직 3번 아이언을 칠 수 있는 체력이 있다. 하지만 40세가 되면 4번 아이언을 빼고 7번 우드를, 50세가 되면 5번 아이언 대신 9번 우드를 추가하겠다."

실제로 그의 골프백에는 1, 3, 5, 7, 9번 우드와 6~9번 아이언 그리고 웨지 3개(S, A, P)가 들어 있었다. 5번 아이언을 대체할 9번 우드는 2년 전 구입했다. 그만큼 체력관리를 잘 했다는 방증이다. 4번 아이언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주말골퍼에겐 고려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최 회장은 "유틸리티는 힘을 크게 들이지 않고 설렁설렁 쓸어쳐도 거리가 나고 미스샷을 해도 표가 크게 나지 않는다"며 "힘과 유연성이 떨어지면 롱아이언을 고집하지 말고 유틸리티로 바꾸라고 말했다.

어프로치샷 모습.
퍼터에도 변화가 있었다. 롱퍼터인 벨리(belly)퍼터였다. 퍼터의 끝부분을 배꼽 쪽에 고정시키기 때문에 배꼽퍼터라고 불린다. 사실 골퍼에게 퍼터 교체는 큰 모험이다. "젊었을 때부터 술을 많이 마셔 이젠 떨려 몸의 고정이 잘 되지 않아. 일종의 입스 현상이지. 그러니 차선의 선택이었을 수밖에."

벨리퍼터(42인치)는 스윙할 때 일반 퍼터(34인치)보다 손목의 움직임을 제한하기 때문에 퍼터 하기기 편하고 스윙 궤적을 정확히 만들어줘 임팩트 순간 헤드가 비틀어지는 확률이 적어 볼이 똑바로 굴러간다. 나이 들어 퍼터를 바꾼 예는 미PGA에서도 흔히 있다. 1996년 상금왕 탐 레이먼이 2002년부터 벨리퍼터를 사용했고, 비제이 싱은 2002년 마스터즈에서 벨리퍼터로 우승했다. 미국 골프잡지에선 벨리퍼터들의 퍼터 성공률이 일반 퍼터의 그것에 비해 더 높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골프 인생 40년을 뒤돌아볼 때 골프는 서드샷부터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아무리 장타를 날려도 그 홀 스코어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서드샷을 붙이거나 넣으면 반드시 1~2타가 줄기 때문이다. "파4홀에서 티샷과 세컨샷은 머리 쓸 일이 없잖아. 그저 있는 힘과 기술을 발휘하면 되지. 하나, 서드샷부턴 조절의 개념, 즉 힘을 전부 발휘하는 것보다 힘을 죽이며 조절하는 것이 더 어려워. 어프로치나 퍼트가 그렇잖아."

벨리퍼터를 쓰는 그는 피칭도 웬만하면 낮게 굴리는 런닝 어프로치를 즐겨한다고 했다. 실제로 최 회장은 파4홀의 경우 2온은 무리였지만 대부분 세컨샷을 그린 근처에 붙인 후 정확한 칩샷으로 핀 근처에 3온 시킨 후 1펏으로 홀아웃했다. 대부분 3온 1펏 작전이었다.

한때 드라이브샷을 250~260m 날리며 지역 아마 골프계를 호령했던 최 회장은 이제 유틸리티와 벨리퍼터 그리고 정교한 어프로치샷으로 여전히 싱글을 유지하고 있었다. 마치 파이어볼러 박찬호가 팔색팔조의 변화구 투수로 변화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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