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 빈곤 리포트 <하> 빈곤층 현실과 사회통합대책-2

임대주택 한 곳에 몰지말고… 빈곤층 자립프로그램 마련을

  •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
  •  |   입력 : 2010-04-21 21:53:47
  •  |   본지 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자문단이 내놓은 사회통합 방안

우리 이웃, 빈곤층이 갈수록 고립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부산 빈곤 리포트'는 부산지역 빈곤층의 공간적 분리와 사회적 배제 실태를 정확히 보여주고, 심각한 동·서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고자 기획됐다. 그동안 "서부산권이 날로 낙후되고 있다" 또는 "동부산권에 돈과 사람이 모인다"는 말은 수도 없이 나왔지만, 이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본지 취재팀은 지난 두 달여 동안 심층취재를 진행하면서 도시계획과 정비, 복지기획과 정책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했다. 취재의 완성도와 객관성을 높이고, 대책을 제시하기 위해서였다. 자문단에게 빈곤층의 사회통합 방안을 물었다.


■박민성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

- 소규모 임대주택 공급
- 원주민 정착률 70~80%로

   
1970년대 이후 교육·문화인프라는 동부산권에, 공단 등 산업인프라는 서부산권에 집중됐다. 그러다 보니 동부산권에는 사람 살기 편한 주거환경이 조성됐고, 서부산권에는 노동자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잠만 자는 정도의 주택이 많아졌다. 부산의 노동집약적 산업이 몰락하면서 서부산권 주민들의 삶의 질은 더 나빠졌다.

2000년 이후 기초생활수급자(이하 수급자)가 계속 늘고 동·서 격차가 심해지고 있는 것은 잘못된 주택·복지정책 때문이다. 영구임대아파트를 중심으로 빈곤층을 한곳에 몰았다. 또 도시 전체를 분리시켰다. 수급자들은 도저히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환경에 산다.

대규모 임대아파트 정책을 당장 철회하고, 소규모 임대주택을 제대로 만들어 빈곤층이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 재개발구역 내 원주민 정착률도 70~8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없는 사람'을 도와주는 잔여적 복지제도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실현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진지한 점검과 진단이 없었다. 이번을 계기로 새 출발하자.


■이정헌 부산발전연구원 도시창조본부 선임연구위원

- 사회복지적 차원 접근, 경제자립 정책 함께 추진

   
빈곤층 주거 문제를 단순한 주택 공급 측면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사회복지적 차원에서 이들의 경제 자립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도시의 급격한 팽창으로 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배제 현상이 나타나고, 계층 간 공간 분리가 발생하고 있다. 서구의 예를 보더라도, 이에 따른 막대한 사회비용을 감안할 때 빈곤층의 사회통합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소규모 소득계층 혼합형 공공주택단지 개발, 민간주택을 활용한 저소득 가구 분산, 연령계층 혼합제도를 통한 관리 및 커뮤니티 조성 등 사회적 배제 완화 장치가 도입돼야 한다. 프랑스의 경우처럼 계층 간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는 본능적 형태를 인정하는 현실적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대규모 건설임대는 지양하고 매입임대 확대와 임차료를 보전해주는 주거 바우처제도 도입을 통해 빈곤층의 주거 선택 폭을 확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빈곤층의 재활과 교육,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유동철 동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좋은 마을 만들기 센터 등 빈곤층에 자발적 동기 부여

   
부산의 동·서 격차는 확실히 존재한다. 가장 큰 원인이 대규모 임대아파트의 밀집이다. 임대주택은 특정 구·군이 아니라, 특정 읍·면·동에 밀집돼 있다. 이 때문에 해운대구 반송동 등과 같은 '빈곤의 섬'이 생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 지역은 슬럼화되고, 슬럼화된 하위문화가 또다시 빈곤층을 옥죈다. 따라서 대규모 임대아파트 정책은 즉시 중단해야 한다. 대신 빌라나 작은 주택을 부산시가 매입해 빈곤층에게 임대하는 분산정책을 펴야 한다.

지금까지의 주택정책은 빈곤층을 특정 지역에 몰아넣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재개발로 쫓겨난 빈민들을 수용하기에 대규모 임대아파트만큼 좋은 장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정책은 실패했다.

부산시가 재정을 투자해 '좋은 마을 만들기 센터'를 세우고, 빈곤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제안한다. 빈곤층에게 자발적 동기를 부여할 수 있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도 나타날 것이다.


■이석환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 순환형 임대주택 마련
- 사회적 편견 바로잡아야

   
부산의 동·서 양극화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신도시, 대규모 고급 분양아파트, 센텀시티, 마린시티 등 동부산권에 집중된 도시계획정책이 동·서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고착시켰다.

재개발은 빈곤층이 삶의 터전을 유지할 수 없도록 만든다. 사회적 지속 가능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 재개발구역 내 빈곤층의 재정착 비율을 높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재개발사업이 이뤄지는 곳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에 순환형 임대주택을 마련해야 한다. 임대주택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 일도 시급하다.

부산시는 특히 빈곤층에게 변화와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심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유형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빈곤층 자립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다. 이를 바탕으로 빈곤 주거지를 사회적으로 고립·소외된 '섬'이 아니라, 빈곤층과 부산시가 함께 가꾸는 소중한 삶의 터전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홍재봉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배분팀장

- 생활·복지 콘텐츠 확충 중시
- 도시 재개발 패러다임 필요

   
그동안의 주택정책은 취약계층을 사회와 구분짓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회통합과는 정반대 결과다. 대규모 영구임대아파트는 빈곤층이 몰려 사는 집합시설로 전락했다.

빈곤층의 쏠림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수급자들은 돈이 없어 자꾸만 월세가 싼 곳으로 이사한다. 재개발에 밀려난 빈민들 역시 집값이 싼 지역으로 옮긴다. 결국 이들은 또다시 새로운 '빈곤의 섬'을 형성한다. 토착 주민이 지속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한 이유다.

정부와 부산시의 주택정책은 빈곤층의 생활 터전을 밀어버리고 그곳에 아파트를 짓는 방식으로만 일관돼 있다. 도시 재개발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재개발의 목적이 새 아파트를 짓는 것이 돼서는 곤란하다. 재개발은 주거뿐 아니라 그 지역의 각종 생활·복지 콘텐츠를 확충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부수고 새로 짓지 말고, 보존하고 보충하자. 문화적 환경 개선을 위한 재개발이 될 때, 빈곤층의 재정착률이 높아지고 삶의 질도 나아질 것이다.


# 노인·장애인 가난 겹고통

- 기초수급자 분포와 유사

   
사회적 약자인 노인과 장애인이 가난이라는 이중 배제에 시달리고 있다. '빈곤층의 다수가 노인과 장애인'이라는 논리가 사실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시가 2009년 집계한 노인·장애인 현황을 보면 구·군별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동구(15.8%)가 가장 높고, 서구(14.9%) 중구(14.8%) 영도구(13.9%)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구는 같은 해 기초생활수급자(이하 수급자) 밀도가 각 1, 4, 5, 2위다. 장애인 비율 역시 1위 영도구(6.4%), 2위 동구(6.3%), 3위 서구(5.6%), 6위 중구(5.2%) 등으로 별 차이가 없다.

읍·면·동별 노인 비율을 따져도 동·서·중·영도구가 상위권에 들었다. 도·농지역 특성상 강서구 천가동(22.6%)과 가락동(21.3%), 기장군 철마면(19.0%)과 일광면(19.0%)이 1~4위를 기록했다. 이 외 상위 20위권은 동구 범일5동(18.6%)과 수정4동(18.3%), 서구 초장동(18.1%)과 아미동(17.7%), 영도구 신선동(17.5%), 동구 초량6동(17.2%) 범일4동(17.0%) 수정5동(16.9%) 등이 장악했다.

경성대 도시공학과 이석환 교수는 "사회적 약자인 노인에게 사회·경제적 참여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이중 배제되는 문제는 앞으로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다. 노인들이 시민의 한 구성원으로서 함께 참여하고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는 단순한 복지 차원의 지원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구·군별  노인·장애인 현황

구·군

노인 비율

장애인 비율

중구

14.8%

5.2%

서구

14.9%

5.6%

동구

15.8%

6.3%

영도구

13.9%

6.4%

부산진구

11.3%

4.8%

동래구

10.1%

4.0%

남구

11.0%

4.5%

북구

 8.4%

4.8%

해운대구

 9.4%

4.0%

사하구

 8.9%

4.6%

금정구

10.9%

4.3%

강서구

13.4%

5.4%

연제구

10.7%

4.4%

수영구

11.9%

4.4%

사상구

 8.2%

5.2%

기장군

12.9%

5.3%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2. 2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3. 3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4. 4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5. 5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6. 6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7. 7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8. 8정지영·이명세 등 “암살자(들) 정쟁 도구화 말라”
  9. 9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10. 10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3. 3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4. 4“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5. 5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6. 6부산시의회, 교통공사·시설공단 대표 후보 ‘부적격’ 의견
  7. 7‘빈총경계’ 前 1군단장, 국감장서 “대비태세 문제 없었다” 주장
  8. 8[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MDL 지뢰 폭발 사건은 ‘도발’…北 정권 행위 강력 규탄”
  9. 9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10. 10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1. 1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2. 2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3. 3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8. 8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9. 9[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0. 10“AI 해킹범은 中 광둥성 26세” 글로벌보안기업 보고서 추정(종합)
  1. 1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2. 2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3. 3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4. 4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5. 5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6. 6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7. 7“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8. 8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한 손 뉴스] 市 굿즈 플랫폼 ‘부산꾸’…디지털 스티커 받으세요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3. 3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4. 4“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5. 5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6. 6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7. 7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8. 8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9. 9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10. 10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