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와일라잇 & 뉴 문 (2009)
- 캐서린 하드윅·크리스 웨이츠 감독, 웬디 척 의상, 크리스틴 스튜어트·로버트 패틴슨 출연
영화가에 새 달이 떴다. 트와일라잇 2편인 '뉴 문(The Twilight Saga: New Moon, 2009)'이 그 주인공. 12월은 영화의 최대 성수기로 쟁쟁한 영화가 줄줄이 개봉하는 시즌이지만 이 영화는 명실공히 12월 초 최대 강자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그 배경엔 전편인 트와일라잇에 대한 입소문과 기대치가 컸다. 주인공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 등 훈남 훈녀를 전방에 내세우고 뱀파이어 영화의 재해석이자 신비스런 화면구성에다 황홀한 배경음악의 '뉴 문'은 여류감독이 섬세하게 풀어냈던 전편의 바통을 받아 다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재미난 점은 내년 3편 또한 제3의 감독에 의해 연출되는 특이한 형태의 옴니버스다. '뉴 문'은 잘 나가다가 결말이 갑자기 뚝 끊어져 다소 황망하지만 전편에서 암시만 되었던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에다 특히 '아이 엠 샘'과 '우주 전쟁'의 어린 헤로인 다코타 패닝이 이젠 어엿한 여인의 향기를 풍기며 출현해 다음 편 '이클립스'를 기다려지게 하는 달콤한 폭풍전야 같은 느낌을 이어간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배경으로 들어가 보자. 미국 개척사 초창기부터 존재한 위싱턴주의 작은 도시 포크스는 북유럽의 전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사시사철 서늘한 느낌을 준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 이어 이 영화를 통해 세계적 꽃미남으로 여성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업고 떠오르는 별이 된 '트와일라잇'의 서정 어린 뱀파이어 로버트 패틴슨. 그는 전편 트와일라잇과 속편 '뉴 문'에서 계절적 차이가 있음에도 계속 이어간 패션이 있는데, 바로 단추 많고 더블에다 깃 넓은 반코트이다. 이 영화의 영향인지 현재 한국의 젊은 남성패션 또한 이와 유사하다. 로버트 패틴슨이 입었고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 이 코트는 브리티시 웜(British Warm)이라 불리는 코트다.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이 코트는 영국 군인들이 전장에서 입은 것에서 비롯됐다. 전후 군용물자가 민간에 유통되고 군대패션의 보편화란 일반적인 패션경향을 따라 두루 유행한 패션이다. 현재에는 반코트의 한 종류로 분류되는 브리티시 웜은 원래는 양털로 안감을 달 수 있는 짧은 코트였지만 군 복식으로는 조금 길게 변형됐고 벨트를 달아 입기도 했다. 황갈색의 멜튼 울(Melton Wool)이 정통적이며 밤색의 가죽단추와 어깨장식이 브리티시 웜의 특징적 디테일이다.
일반적인 하프 코트(Half Caot) 즉, 반코트는 이와 조금 다른데 길이는 짧은 것으로 비슷하지만 더블, 싱글 형태 등 다양하며 어깨 견장과 어깨 패드가 없거나 적다. 전문적으로는 피 코트(Pea Coat)라 불리는 일반적인 반코트는 어부의 옷차림에서 비롯한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슈트나 재킷 등 비즈니스 웨어로도 입지만 이 코트의 태생적 특징으로 스웨터나 셔츠 등 캐주얼한 옷과 함께 스포티한 느낌으로 입었던 옷이었음을 알아둔다면 유용한 패션 팁이 될 것이다.
영화속 로버트 패틴슨의 브리티시 웜 코트는 두터운 모직 제품으로 음습한 날씨에 몸을 보호하면서도 별로 멋을 가하지 않아도 그의 남성미를 표출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패션적으로 그리 화려하지도 않고 그리 두텁지도 않다. 흔히 날이 추워지면 한 겹 두 겹 많이 껴입게 된다. 하지만 과도한 의복의 착용은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섬유 공학적으로 옷 안팎의 공기 흐름을 '의복내 기후', 옷에 의한 구속감과 스트레스를 '의복압(Clothing Pressure)'이라고 한다. 적당한 의복압은 인체의 보호와 심미성 그리고 정신적 안정감을 주지만, 의복압이 커지면 활동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을 방해하고 심할 경우 인체의 변형까지도 가져온다. 만약 춥다고 많이 껴입었으나 지금 옷이 갑갑하고 있는 장소에서 짜증이 난다면 당신의 몸이 당신의 건강에 보내는 적신호이다. 쾌적하지 못한 옷을 입고 있으니 어서 빨리 벗어야 한다고. 올 겨울과 다가올 봄 꽃샘추위 때 브리티시 웜 코트로 패션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자.
영화패션 칼럼니스트 김윤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