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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개조-`도시국가`를 향하여 <1-15> 전문가 좌담

세계 각국 `투 허브 도시`전략 발맞춰 독자 경영권 가져야

부산만의 `서비스 상품`으로 글로벌 경쟁서 이기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8-04-28 22:10:2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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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 패널 <가나다 순>
   
(왼쪽부터)강성권 부산발전연구원 박사, 김기홍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김형오 국회의원(한나라당),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 대표, 정낙형 부산시 정무부시장


일시 = 2008년 4월 25일 오후 3시
장소 = 국제신문 7층 회의실
사회 = 박창희 기획탐사부장 / 정리 = 이승렬 기자

도시가 국가처럼, 국가가 도시처럼 움직이는 시대가 됐다. 지식기반 사회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그렇게 만들고 있다. 바야흐로 '도시국가 시대'다. 본지가 던진 '도시국가' 어젠다는 과연 부산(동남권)을 바꾸는 기폭제가 될 것인가. 지난 3월 18일부터 시작한 '부산 대개조-도시국가를 향하여' 시리즈를 15회로 끝내면서 좌담회를 마련했다.


◆ 강 - 선진국들은 이미 지방 역할 강조 도시국가 전략으로 국가 공간 개편

◆ 김기홍 - 부산의 해안과 항만 엄청난 잠재력 도시 발전 에너지로 극대화해야

◆ 김형오 - 발전전략·비전·현상황 면밀 검토 실행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 박 - 국제신문의 어젠다 제시 시의적절 시민사회·지역 정치권 합심 중요

◆ 정 - 중국 상하이·선전경제권처럼 울산·경남과 하나의 경제단위 돼야

   
지난 25일 국제신문 7층 회의실에서 열린 '도시국가-부산' 좌담회. 왼쪽부터 강성권 박사, 김형오 의원, 박창희 부장.
사회=당초 '부산 대개조-도시국가를 향하여'시리즈를 기획할 때 한국적 상황에서 과연 '도시국가'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온당한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런데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여러 가지 반응이 쏟아졌다. '신선하다' '파격적이다'하는 기대감과 함께, '너무 나간다' '꿈꾼다'는 우려도 따랐다. 어쨌든 부산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데엔 모두가 공감했다. 이제 던져진 어젠다에 대해 구체적 실천 전략을 논의할 단계다. 오늘 좌담회가 그러한 논의의 방향타가 되었으면 한다. 우선 '도시국가 부산'에 대한 느낌과 소감부터 말해 달라.

김기홍=부산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서울에서 30년 가까이 살다가 다시 고향인 부산에 돌아와 6년을 살았다. 돌아와 보니 실제로 서울과 부산의 격차가 매우 크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다소 심하게 비유하자면 부산엔 횟집과 아파트밖에 안보이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면서 놀란 것은, 너무나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해안이다. 여기에 세계적 항만을 갖고 있으니 잠재력이 엄청난 거다. 문제는 이토록 뛰어난 장점들을 도시 발전 에너지로 극대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때 부산 시민과 지역사회에 보다 파격적인 어젠다(의제)를 던진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박인호='도시국가'라는 용어는 부산 대개조를 위해 결코 무리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신문의 '도시국가' 어젠다 제시는 시의적절한 기획이었다. 세계의 선진국들은 대부분 '투 허브 도시'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서울과 수도권이 더 비대해지는 쪽으로 계속 거꾸로 가고 있다.

김형오=부산의 현 상황과 도시발전 전략, 미래 비전 등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다.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려해 차근차근 실행 가능한 전략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정낙형='도시국가론'이란 것이 흔히 말하는 싱가포르 홍콩 등의 경우처럼 '국가'라는 정치적 의미에 무게를 둔 개념이라기 보다, 경쟁력을 갖춘 '경제적 자립 도시' 개념으로 이해된다. 이는 광역화된 지역 단위 경제권의 강화된 개념이기도 하다. 중국의 상하이경제권, 선전경제권 등이 예가 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부산도 울산 경남 등 주변 지역과 연합 또는 협력을 하면서 하나의 경제권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과의 관계 설정에서 벗어나 일본 규슈 지역과의 교류 활성화를 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울경이란 큰 틀에서 창조적 자주적인 발전 전략을 마련한다면 정부는 반대보다 오히려 지원을 할 것으로 믿는다.

강성권=처음 지면을 통해 '도시국가'라는 얘기가 나왔을 때 가슴이 철렁했다. 아주 도발적인 개념이자 외침으로 와닿았다. 그러나 도시국가가 그리 생소한 개념은 아니다. 정치적·행정적으로는 접근이 어렵지만 경제적 의식적으로는 이미 부분적으로 도시국가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나름대로 지방의 역할을 강조, 도시국가적 전략으로 국가 공간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도시가 자주성을 가질 수 있도록 권한도 대폭 이양하는 추세다. 영국은 9개 광역권을 더 확대해 자립경영 체제로 나아가고 있고, 일본은 광역지방경제권역을 설정해 도시국가와 같은 기능을 부여하고 있다.독일 또한 16개 광역권을 9개로 조정, 경제적 역량을 높이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분산·분권·균형발전 정책을 뛰어넘는 보다 강력한 지방 정책을 펴야 한다.

사회=이제 현실적으로 접근해 보자. '도시국가 부산'의 당위성은 인정됐지만, 실행 전략으로 눈을 돌리면 난제가 많다. 이 점에서 부산시와 부산발전연구원이 추진중인 '국제자유도시'의 개념을 어떻게 보시는지. 그리고 과연 무비자·무규제·무관세·무언어장벽 등 이른바 '4무'가 실현될 수 있다고 보시는지.

박인호='도시국가'가 그릇이라고 보면 담기는 내용은 국제자유도시가 아닐까 싶다. APEC 직후 부산을 무역투자자유도시로 만들자고 선언했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한다. 그 뒤에 추진했던 해양특별시도 벽에 막혔다. 국제자유도시로 가려면 전략과 전술이 더욱 치밀해야 한다.

정낙형=국제자유도시는 세계에서 가장 능력있고 실력있는 사람이 그 곳에 가서 뭔가 해보고 싶다고 느끼는 도시가 아닐까 싶다. 국제자유도시의 요건인 무규제·무비자·무관세·무언어장벽 등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과제다. 경제자유구역만 해도 많은 규제가 그대로 있다. 처음 의도는 무규제 무비자 무관세로 가려고 했지만 환경 교육 노동 금융 분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다 보니 진전이 되지 않는다. 외국인과의 자유로운 언어소통의 문제도 난제로 꼽힌다. 외국인의 출입을 위한 무비자 제도의 도입은 국가 안보를 저해하지 않는 한에서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산 시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문제다.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의식개혁 측면에서 외국인에 대한 친절운동, 피부색이나 출신 국가별로 차별 대우하는 구시대적 차별의식 혁파 운동 등이 그러하다.

국제자유도시를 이루기 위해서는 타 시도와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해 부산의 변화 노력과 열망 등을 담아 차등적 권한을 요구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완전한 자치가 이뤄지더라도 자율적으로 도시를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 즉 소프트웨어가 확립돼야 한다. 이런 것이 갖춰져야 중앙정부를 설득할 수 있다.

김기홍=의지를 갖고 실현해가는 과정을 통해 도시국가의 내용과 위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시국가 논의를 '국제자유도시'라는 개념에 얽매인 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면 논의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 열린 사고로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논의하고 토론해야 한다. 도시국가는 목표와 채워야 할 내용, 이를 위한 논의 과정이 폭넓고 광범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역의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가칭 '도시국가 포럼'같은 것이 필요할 수 있다.

강성권=크게 보면 대한민국 전체가 언젠가는 완전 개방되지 않겠는가. 그 시범지역이 바로 경제자유구역일 것이다. 지금의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부산 전역(진해까지)으로 확대하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자연스럽게 전역이 국제자유도시가 된다. 곧 도시국가 형태가 되는 것이다. 중국은 홍콩 반환 전 선전을 시범적으로 개방화 지역으로 운영해 성공했다. 우리의 경우, 무비자 부분은 오는 8월부터 전자여권이 발행되므로 그렇게 힘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국제자유도시 도입을 논의하게 되면 도시정부의 역할과 기능이 중요하다. 도시정부는 그 도시의 인구, 공간, 활동을 핸들링하는 도시정책 행위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부산시는 국제자유도시의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시범적 모델케이스를 만들어 특별법 제정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중이다.

김기홍=논의를 전개함에 있어 특별법과 같은 제도적 부분에 너무 함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도시국가로 발전하려면 크게 2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제도를 먼저 만드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밑으로부터의 시민운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국가도시 형태로 나아가면서 제도를 뒷받침하는 방법이다. 시민단체들의 작은 캠페인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영어공용화를 위해 필수 생활영어를 위한 100문장 외우기나 영어 간판 달기 운동을 전개할 수도 있다.

또 부산시는 한달에 한번씩 간부회의를 영어로 진행할 수도 있다. 지역 대학들이 전체 강의의 30% 이상을 영어로 진행하게 하여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게 하는 방법도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되고 정착되면 부산은 자연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도시국가 사회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반 아래서 정부에 도시국가로의 전환 당위성을 주장하고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요구하면 누가 들어주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고 필요성에 따라 특별법부터 요구하게 되면 해양특별시 추진 때처럼 또다시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강성권=충분히 이해하지만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부산발전연구원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광주문화중심도시특별법 등의 제정 과정과 시행착오 등을 확실하게 파악해 놓고 있다. 이같은 인식 아래에서 우리만의 법제화 프로세스 및 논리를 강구중이다. 강력하고 필연적으로 요구된다는 논리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박인호=도시국가 논의 과정에서 정부와의 충돌 가능성도 예상해야 한다. 정부가 과연 부산에 특별한 지위를 그냥 주겠는가. 시민사회와 지역 정치권이 합심해 특별법을 먼저 이끌어내야 한다고 본다.

정낙형=특별법은 중요한 문제다. 나는 법률뿐 아니라 시민의 참여와 의식개혁이 선결과제라고 생각한다. 법에 기대어 문제를 풀기보다 시민들의 의식과 노력이 앞서나가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경제자유구역이 확대되고 나아가 국제자유도시도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 강 - 규제완화 따른 수도권 강화정책 지방 제약도 푸는 기회로 삼아야

◆ 김기홍 - 어젠다 제시 일회성 그치면 안돼 변화역량 보이면 정부도 지원할것

◆ 김형오 - 특별법 무조건 밀어붙이다간 무수한 아우성 중 하나 될 수도

◆ 박 - 지방서 걷는 세금 지방서 쓰도록 국가 차원 국토정책부터 변해야

◆ 정 - 기업하기 좋은 도시 가기 위한 규제해소 시민 컨센서스 만들자

   
왼쪽부터 정낙형 부시장, 박인호 의장, 김기홍 교수.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김형오=도시국가로 가는 방법론이 엇갈리는 것 같다. 토론을 들어보니 시민단체 대표는 법과 제도 부분이 우선이라고 얘기하고, 공직자는 시민운동이 우선이라고 한다(전원 웃음). 과거 신발산업 정책이 말해주 듯, 부산은 안 되는 것을 붙잡고 있다가 새로운 동력을 찾지 못한 채 지금의 위기를 맞았다. 이제는 정말 우리가 초일류 선진 도시로 나가기 위해 어떤 산업을 육성하고 도시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마련, 실행에 옮길 때다. 노력은 하겠지만 특별법은 결코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경주는 역사문화도시특별법을, 전주는 전통문화도시특별법을 이야기한다. 전국의 모든 도시들이 특별법을 부르짖는다. 부산이 국제자유도시 특별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지만, 무조건 밀어붙이다간 전국적인 특별법 아우성 중 하나로 인식돼 실패할 수 있다. 정부도 당분간 지역관련 특별법은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시민사회의 여론 형성을 통해 부산 스스로 변화의 모습을 보이면서 실천에 나설 때 정부도 수긍을 할 것이다. 이게 유효한 전략이 아닐까 싶다.

사회=특별법 논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해양특별시 특별법 추진 과정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국가 어젠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로 보는데.

강성권=법안 마련을 하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법제화를 밀어붙인다는 의미는 아니다. 입법 단계 이전에 기본구상 단계가 있다. 시민의식 제고와 여론 형성 등은 기본구상 단계에 속한다. 그 이후에 입법 단계와 최종 실현 단계로 발전시켜 나간다. 시민 의견 수렴은 필수 절차다. 부발연에 이를 위한 태스크포스팀이 운영되고 있다.

김기홍=법제화가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 움직임과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입법 과정이 수월해진다. 또한 그래야만 법이 만들어진 후에도 동력을 가질 수 있다. 어설픈 법만 만들어 놓고 실행이 뒤따르지 않는 사례가 많다.

김형오=16년 전 국회 처음 진출해 본회의 연설에서 던진 주제가 바로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다'였다. 그때도 수도권의 대칭으로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경제권을 육성해야 한다고 역설한 기억이 난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지지부진하다. 도시국가를 이야기할 때, 우선은 국민정서적 부분에 대한 고려와 혹시라도 있을 거부감을 상쇄시킬 수 있는 치밀한 내부 전략이 있어야 한다. 특별법을 밀어붙이다간 타 도시들로부터 역공을 당할 수도 있다. 새 정부의 지방정책은 지역간 대립이 아니라 서로 윈윈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될 것 같은 일들이 쉽게 되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부산은 세계 5위의 컨테이너항이지만 국내 해운회사 114개중 113개의 본사가 서울에 있다. 부산에 본사를 둔 회사는 단 1개뿐이다. 부산의 매력과 잠재력을 말로만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부산의 매력을 현실에 접목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도시국가론의 핵심도 바로 그런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회=중앙과 지방,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번 시리즈를 진행하면서도 곳곳에서 발목이 걸렸다. 어떤 관계가 바람직한가.

김형오=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 내가 '국가일류비전 전략수립위원회'를 맡았는데 당시 김문수 경기지사가 하는 말이 수도권 규제만 풀어주면 50조 원을 풀어 지역개발에 쓸 용의가 있다고 하더라. 그때 문득 '부산은 돈이 얼마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부산시는 서낙동강 일대의 그린벨트를 풀고 산업단지와 물류단지를 조성하면 될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일리가 있고 절박한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미래형 비전이냐 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오히려 바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싶다. 현재 추진중인 부산-규슈 초광역경제권은 새로운 시장개척의 의미가 있다.

사회=도시국가로 가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되는 것 같다. 어떻게 가야 하고,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

김기홍=어젠다 제시가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된다. 시민사회와 부산시, 경제계, 정치계 등 각계에서 계속적인 논의와 고민이 따라야 한다. 국제세미나도 검토해 보았으면 한다. 실행 전략을 마련해 나가는 과정은 다양한 의견 수렴을 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박인호=국가 차원의 국토정책 변화가 있어야 한다. 나는 광역경제권 구상이 현실적이지도 않고 큰 효과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현장에서 느끼는 지역 이기주의가 상당히 강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행정구역 문제에서 발단한다. 중앙 집중을 강화하는 현행 조세제도도 문제다. 지방에서 걷는 세금 중 절반은 지방에서 써야 한다.

리더십이 중요하다. 정치권이 지역의 비전과 활로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도시국가 어젠다에 대한 시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포럼이나 광장 형태로 구체화하는 작업이 있었으면 한다.

사회=국회에서 행정구역 개편 논의는 진행되고 있는지.

김형오=이 문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그런데 쉽지는 않다. 과거엔 나누고 쪼개면 좋은 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 행정 통합은 저항이 만만찮다. 정부 인수위 부위원장 시절 정부조직 개편 때도 얼마나 어려웠나. 부울경의 경우 하나로 통합되어 광역경제권으로 나선다 해도 세계와의 경쟁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새 정부에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회=이명박 정부의 지방 정책과 지금 논의하는 도시국가 전략을 어떻게 맞댈 수 있을까.

강성권=수도권 규제 완화가 수도권 강화 정책으로 비쳐지는 면이 있다. 그래서 지방에서 반발하고 있다. 그런데 달리 생각하면 그게 도리어 지방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수도권 규제를 푼다는 것은 지방의 규제, 즉 부산과 동남권 발전을 제약하는 규제를 푼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방이 나름의 전략을 갖고 대응하여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김기홍=부산은 지금 절박하다. 중앙 정부에 대해 특단의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먹히지 않는다. 부산은 제조업 중심에서 지식기반 첨단 산업, 서비스 산업 중심지로 서서히 변화를 꾀해야 한다. 제조업은 한계가 있다. 금융 유통 문화 영상 교육 첨단 R&D 등에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지역의 변화 역량을 보여 주면 중앙정부도 지원할 것이다.

박인호=현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영양실조에 걸린 지방부터 살려놓고 수도권 규제를 풀어도 풀어야 한다.

정낙형=사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과거 20년간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여기서 도시국가 화두와 관련해 우리가 자생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자. 사실 수도권보다 더 좋은 입지를 만들어 주면 부산에도 외국인 투자자가 온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위해서는 환경 교육 의료 노동 분야의 규제를 전향적으로 푸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선은 시민적 컨센서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강성권=부산에 왜 외국인들이 안올까? 돈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규제가 너무 많다. 경제자유구역의 배후지는 아직 허허벌판이다.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보장되지도 않는다. 여기에 누가 투자하겠나. 중앙정부에 요구해야 되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대립이 아닌 상생의 논리 개발이 필요하다.

김형오=수도권 규제 완화를 넓게 보면 지방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수도권 규제를 묶는다고 경기지역의 공장이 부산으로 올까? 정부의 고육지책을 이해하고 부산의 살길을 찾아보자. 수도권을 풀면서 지방을 묶어두진 않을 것이다.

별개의 얘기지만, 실익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영도에 최근 크루즈부두를 개장했는데 그곳의 손님이 부산에 얼마만큼 이익을 안겨 주느냐. 돈을 거의 쓰지 않는다고 듣고 있다. 관광객들이 돈을 쓰게 만드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이런 부분은 서울이 못한다. 부산만 할 수 있는 서비스 상품을 키워내야 한다. 항만 서비스가 바로 그렇다. 이런 것부터 하나하나 풀다 보면 4~5년 뒤엔 도시국가라는 콘셉트가 낯설지 않게 다가올 것이다.

사회=좋은 의견들 향후 기획에 반영하겠다.


# "도시국가는 중앙을 향한 '선전포고' '닫힌사고' 열고 치밀한 각론접근을"

- 전문가그룹들 본지시리즈 주제 열띤 토론

지난 26일 오전 경성대 인문관 524호 강의실.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도시국가 부산'을 주제로 토론을 전개했다. '부산다양성포럼' 월례 토론회 자리였다. 기자가 '부산 대개조-도시국가를 향하여'란 제목으로 발제를 했다.

'…부산을 새롭게 바꿔보려고 한다. 한 번도 꿈꾸지 않았던 '도시국가'로 말이다. 부산이 하나의 작은 국가처럼 고도의 자치권을 갖고 경제적 자율권을 누리며 세계와 경쟁할 수는 없을까. 이럴 경우 그간의 자치와 분권 논의가 새롭게 전개되고, 지역의 삶의 질이 향상되지 않을까 상상해 봤다. 도시국가가 되려면 행정적으로 고도의 자치권과 자주성이 확보되고, 경제적·사회적으로 4무(무비자, 무규제, 무관세, 무언어장벽)가 실현돼야 한다. 어떻게들 보시는가…. 토론해 달라.'(발제 요지)

동의대 최봉호(국제경제학) 교수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도시국가는 부산시가 내놓은 기존의 다양한 전략과 비전을 한 방에 정리하는 개념이다. 중앙에 크게 '선전포고'를 함으로써 부산의 꿈과 비전을 실현한다는 측면과, 국가 하나를 새로이 세운다는 뜻도 내포하는 것 같다. 실현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는다. 부산시의 재정자립이 되느냐부터 논의해야 한다. 부산 내부의 사고에 갇혀 있어선 곤란하다."

부산대 이수상(문헌정보) 교수는 "역발상을 강조하는데 그게 정말 역발상이냐. 어젠다는 거창하게 던졌는데 푸는 방식은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가란 단어를 걸고 중앙과 싸워야 하는데 얼마만큼 논리 무장이 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부산발전연구원 허윤수 박사는 "4무 실현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차근차근 접근하면 풀리지 않을 것도 없다"면서 "부산의 성장 발전이 국가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점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발전연구원 권창기 박사는 "서울/지방 대칭적 논의 구조를 털어야 한다. 닫힌 지방의 사고로 문제를 보면 벽을 만난다. 공공부문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데, 시장(market) 부문이 실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원대희 변호사는 "어젠다가 아직 추상적이란 느낌이다. 독일 같은데 가 보면 독립국가 형태의 도시가 많다. 그쪽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오후 7시 부산대 상학관A동 430호에서도 본지가 보도한 '도시국가'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부산대 지역사회연구회 정기 세미나 자리였는데, 20여 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참여했다. 모임을 이끈 김완(45·부산대 강사) 씨는 "4무 실현을 목표로 한다지만 그 속에 많은 논란거리가 있다. 신자유주의 관점에서 보면 무관세·무규제가 능사가 아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만 하더라도 창업·기존 업체·투자유치 등 대상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진다"면서 총론도 좋지만 각론 접근이 치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영철(37·부산대 NGO학과 석사과정) 씨는 "부산이 가지고 있는 자산 가치와 의미부터 재평가해야 한다"며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의식의 규제를 푸는 일부터 시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NGO포럼 신미영(여·41) 사무국장은 "젊은이들과 신진 지식그룹의 얘기를 많이 들었으면 한다. 분권과 자치, 부산의 도시 구조와 경제, 문화 전반을 다루는 어젠다인만큼 장기 플랜을 짜서 추진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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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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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9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0. 10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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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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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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