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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영화제 전용 상영관이 될 부산영상센터 '두레라움' 조감도 |
부산은 지금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서울 일극 집중화로 제2도시의 역동성을 잃은지 오래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해보면 부산의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은 세계 어느 도시 못지않다고 한다. 부산(동남권)은 도시국가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으며 어떤 한계가 있는가.
"지역 정치가 문제인 것 같아요. 도대체 해놓은 게 뭐냐 말이야. 강력한 리더십이 아쉬워요."
"대안이 없는 게 문제지. 중앙에서 딱 틀어쥐고 있으니 지방분권이고 뭐고 되는게 없잖아."
"전문가들의 활동과 시민사회의 역동성도 떨어진 것 같아요. 지역언론도 제 역할을 못하는 것 같고."
부산의 현실과 한계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택시를 타면 한번쯤 들을 수 있는 얘기들이다. 부산이 안고 있는 위기와 기회 요인을 짚어 '도시국가'로 가는 길을 찾아본다.
# 이래서 위기다
- GRDP·재정자립 등 최하위권
- 국비사업만 추진… '서울 식민지'
- 무기력 지역 정치권도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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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PIFF의 각종 행사가 열렸던 해운대해수욕장. 영화라는 강력한 문화 컨텐츠는 부산이 갖고 있는 잠재력 중 하나로 꼽힌다. |
▶빨간불 켠 지표들=각종 도시·경기 지표를 보면 부산은 사정이 좋지 않다. 먼저 통계청의 '2008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부산의 취업자수는 157만8000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만 명 줄었다. 전국적으로 소폭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부산의 경제활동인구 역시 164만6000명으로 2만3000명이 줄었다. 실업률은 부산이 4.1%, 울산이 3.2%, 경남 2.1%로 부산만 전국 평균 3.5%를 웃돈다.
지역별 소득지표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을 보면 부산은 1320만 원으로 대구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낮다(한국은행 자료, 2006년 기준). 반면 민간소비성향은 1.46으로 대구(1.67)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높다. 이에 비해 울산은 GRDP가 3740만 원으로 전국 최고이고, 민간소비지출이 890만 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낮다.
부산은 아이를 낳지 않는 도시로도 손꼽힌다. 통계청 발표 2006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부산은 0.91로 전국 평균 1.13에 못미치고 있다. 이같은 출생률은 아시아에서도 최하위권이다. 부산발전연구원이 최근 부산, 오사카, 상하이, 홍콩 등 아시아 14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출산율을 분석한 자료(2005년 기준)에 따르면, 부산의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7.00명으로 상하이 6.0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재정난 심화=지방정부의 재정이 어렵다는 건 이제 뉴스조차 되지 않는다. 노무현 정권 때 지방분권 바람이 불었지만 체감도는 여전히 미약하다.
부산시의 재정 자립도는 지난 1995년 82.2%에서 해마다 떨어져 지난해 63.2%를 기록했다. 가히 경악할 수준이다. 이대로 가면 4년 후인 2012년부터 중앙정부 의존도가 50%를 넘을 판이다. 시 재정자립도 악화는 국세 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말이다. 부산시의 지방세 비율은 2001년 21.8%에서 2007년 20.5%로 퇴보했다. 일본과 미국(40%선) 절반 수준이고 OECD 평균인 22%보다 낮다. 재정 악화는 지방정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도시국가' 전략으로 이를 풀 수 있다고 말한다. 도시발전의 비전을 세워 지방세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자유로운 외자유치 등을 통해 지방 재정의 틀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 종속= "부산시가 벌이는 국비 사업들을 보면 쓴웃음이 나와요. 국비가 나올 수 있는 사업을 만들어 사업을 벌이는 겁니다. 지역에 얼마나 필요한지는 둘째 문제예요. 국비만 가져오면 장땡이니까. 공무원들의 의식이 이처럼 중앙에 종속돼 있어요. 제대로 된 도시라면 거꾸로 돼야죠. 중앙의 눈치를 보고 사업을 만들 게 아니라, 주체적으로 사업 전략을 짜서 설득해야 죠. 안되면 시민모금이라도 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부산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A교수가 해준 말이다. 핏치못할 중앙 종속의 슬픈 단면이다. 이런 의식을 갖고 있는 한 진정한 지역발전은 어렵다는 것이 A교수의 진단이다. 이어진 그의 발언. "심하게 말하면 서울 식민지죠. 물질적·정신적으로 다 그렇다고 봐요. 일부는 지방분권이 안돼 그렇다고 해요. 수긍은 하지만 모든 것을 거기에 돌려서는 안되죠. 손 벌려 얻어온다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지방분권도 요원하다고 봐요."
지역정치의 중앙 종속도 큰 문제다. 공천권을 틀어 쥔 중앙정치가 지역정치를 통제하고 있는데다 내부의 경쟁력이나 역동성도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경우 한나라당의 일당 독식구조를 어떻게 개선하느냐도 난제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한나라당(신한국당 포함)은 네 차례의 총선에서 전체 72석 가운데 71석을 차지했으나, 무엇을 남겼나 하고 물으면 답이 궁해진다. 지역 정치권이 경쟁력을 갖고 역동적으로 굴러갈 때 '도시국가' 어젠다도 힘을 얻을 수 있다.
# 이래서 기회다
- 제조업 매출 성장률 연평균 10%
- 바다·동부산관광단지·PIFF 등 '자산'
- 울산·경남 연계 발전 가능성 커
▶제조업의 숨은 힘=언뜻 보기에 부산이 보여주는 각종 사회·경제적 지표와 현상들은 하나 같이 '위기의 부산'을 직감하게 하고 있지만 달리 보면 그 속에 숨겨져 있는 희망과 잠재력 또한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제조업의 위축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의미있는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지역총생산에서 차지하는 제조업의 비중은 2001년 18.7%에서 2006년 15.1%로 낮아졌지만 매출액은 같은 기간 동안 20조9690억 원에서 30조3490억원으로 50% 이상 성장했다. 연평균 10% 가까운 고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부산지역 100대 기업의 매출액 신장율은 같은 기간 동안 67%에 달해 전국 신장률 36%보다 배 가량 높다.
▶자연 자산=바다와 천혜의 아름다운 해안선 또한 부산으로서는 소중한 자산이다. 부산 해운대의 경우 인근에 조성 중인 동부산관광단지와 결합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주변의 고급 아파트 및 주택 단지와 영화 등 영상미디어 관련 인프라를 융합, 국내 최고의 문화주거단지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1996년 시작돼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PIFF)는 한국의 자랑거리다. 새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구체화되면 부산은 '아시아의 헐리우드'로 가는 날개를 달게 된다. 부산을 찾는 해외 관광객은 지난 2006년 153만여 명으로, 2001년(151만여 명) 이후 답보 상태이긴 하지만 국내 도시별 순위에서는 서울에 이어 확실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항만 경쟁력=부산항은 컨테이너 처리량을 기준, 세계 5위에 랭크되는 세계적 항만이다. 부산 신항이 완료되는 2011년 30선석이 추가로 확보돼 제2의 도약기를 맞는다.
부산항의 크루즈 관광 육성도 기대해 볼만한 분야다. 부산항의 해외 호화 크루즈선 기항 추세를 보면 2004년 20척에서 2005년 29척, 2006년 42척 등으로 급속도로 늘고 있다. 호화 유람선이 부산항에 들어오면 척당 평균 승객 2500여명 가운데 절반 가량은 시내 관광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국제화 지수= 부산의 국제화 지수도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자매결연 해외 도시 수만 19개. 1위인 서울(22개)에 조금 뒤진다. 또 거주 외국인은 2만8591명이다. 화교가 많은 인천(3만3960명)에 비해서는 적지만 외국인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현 추세를 감안할 때 4~5년 내에는 인천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지난해 아시아 8대 국제회의 도시에 선정, '컨벤션 도시'로의 위상을 다져가고 있다. 매년 30여회의 국제회의를 열어온 벡스코는 올해도 43건의 국제회의를 예약해 놓고 있다.
▶동남권의 중심=시 경계 내에서만 머물지 않고 주변 지역까지 아우르는 '확장성' 또한 부산의 장점. 부산 경남 울산의 인구를 합치면 770만 명으로 홍콩(700만명)과 맞먹고 3개 지역의 2006년 지역내총생산(GRDP)이 1560억 달러로 싱가포르(1310억 달러)보다 많다. 세계의 국가별 순위로 따지면 36위권이다. 여기에 일본 규슈경제권이 결합되고 향후 한일해저터널까지 놓이면 확장성은 가히 세계적 수준이 된다.
지난 달까지 싱가포르 소재 아시아본부장으로 재직하다 최근 코트라(KOTRA) 부산무역관으로 자리를 옮긴 류종헌 관장은 "밖에서 보는 부산은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매력있는 도시"라며 "창원 김해 양산 거제 울산 등 주변 도시들과의 연계하고 낙동강 하구의 자연자산 등을 활용한다면 부산권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제 문제는 누가 먼저 강력한 비전을 제시해 시민들을 동참하게 만드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항구도시 특유의 개방성에다 한번 뭉치면 엄청난 단결과 폭발력을 보여 온 부산 사람들의 열정을 결합시킬 수 있다면 지금이 바로 '도시국가'에 도전할 기회라는 얘기였다.
국가별 경제규모 대비 동남권(부울경) 위상 |
순위 |
국가 |
매출액(억 달러) |
1 |
미국 |
13조2018 |
2 |
일본 |
4조3401 |
3 |
독일 |
2조9066 |
4 |
중국 |
2조6680 |
5 |
영국 |
2조3450 |
6 |
프랑스 |
1조2307 |
7 |
이탈리아 |
1조8447 |
8 |
캐나다 |
1조2514 |
9 |
스페인 |
1조2239 |
10 |
브라질 |
1조 679 |
11 |
러시아 |
9869 |
12 |
인도 |
9062 |
13 |
한국 |
8880 |
|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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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
홍콩 |
1897 |
36 |
동남권(부울경) |
1560 |
37 |
말레이시아 |
1488 |
38 |
칠레 |
1458 |
39 |
체코 |
1418 |
40 |
콜롬비아 |
1358 |
41 |
싱가포르 |
1321 |
(자료 : 세계은행, 한국 통계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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