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람이 '감기'를 속되게 표현하는 말은 '개ㅈ대가리'이다.(ㅈ은 남자 성기의 속된 말) 아무리 그렇지만 감기를 이렇게 지칭한다는 것은 충격적이며 이상할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이 낱말은 재미있는 표현이다. 원래 감기는 순 우리말로 '고불'. 그러니까, 코에 불이 나는 것으로 '고뿔'이다. 부산 사람들이 '고뿔'을 습관상 '괴뿔'로 발음하자, 원래의 '고뿔'이 '개불'로 잘못 인식되게 되었다.
그 후 '개불'이 '개불알'로 변형되고 이 '불알'을 재미삼아 속된 말로 'ㅈ대가리'로 바꾸자 '개ㅈ대가리'로 고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정리하면 '고불 → 괴뿔 → 개뿔 → 개불알 → 개ㅈ대가리'이다.
감기에 걸려 고생하는 사람이 자신의 고통을 욕처럼 표현하는 것은 일종의 카타르시스인 셈이다. 또 부산사람은 눈병을 속되게 '개ㅅ재이'(ㅅ은 여자 성기의 속된 말)라고 한다. 원래 눈병이나 트라코마(속칭 눈다래끼)를 속되게 '개씨바리'라고 한다. 이는 '개+ㅅ+앓이'로 이루어진 말로 눈병이 나서 눈 주위가 더럽게 눈곱이 끼고 붉게 충혈된 것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이 '개씨바리'를 경상도 사람들이 '개가 ㅅ을 자주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쟁이'로 바꾼 것이다. 즉 '개ㅅ앓이 → 개씨바리 → 개ㅅ쟁이(개ㅅ재이)'가 된 것이다.
참고로 '개쪼가리'는 도망가는 행위를 나타내는 속된 말이다. '개쪼가리'는 '개+조각(잔당)'으로 개처럼 깽깽거리며 도망한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또 욕처럼 보이는 '개아주미'는 '개와주미, 개쭘치, 개쭈미' 등으로도 표현하는데, 이는 '개'(犬)와 관련된 낱말이나 옛날의 주머니가 아니라 신식의 '개화(開化)'된 주머니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