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마다 고유한 음식이 있다. 예를 들어 강원도는 감자전, 전라도는 홍탁, 부산은 곰장어, 마산은 아귀찜 등등.
그런데 우리가 먹는 많은 음식 중에서 그 출발점이 부산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부산에서 시작된 음식은 밀면, 곱창, 고갈비, 돼지국밥이다. 붕장어를 양념해 구운 곰장어나 고등어를 갈비처럼 구운 고갈비는 당연히 항구인 부산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밀면 돼지국밥 곱창이 부산이 출발점이라면 이상하게 생각한다.
이들은 모두 다 한국 전쟁과 관련된 음식이다.
먼저 밀면은 냉면의 변형이다. 냉면은 주로 메밀을 주성분으로 하는데 전쟁 통에 월남한 함경도 사람들이 메밀을 구할 수 없어 밀가루로 면을 만들어 파는데서 밀면이 만들어졌다. 또한 돼지국밥도 쇠고기 국밥의 변형이다. 전쟁 통에 쇠고기를 구할 길 없던 사람들이 돼지고기로 국밥을 만들어 파는데서 시작된 것이고, 이에 따라 곱창도 돼지고기 창자를 주 원료로 볶아 먹은 데서 비롯한다.
이러한 것이 점차 전국적으로 퍼져 나간 것이다. 이렇게 언어에도 음식처럼 부산을 기점으로 하거나 경상도가 기원으로 해서 전국적으로 퍼져 나간 현상이 있다.
바로 경음화 현상이다. 경음화 현상은 바다의 '굴'을 '꿀'로 발음하는 것처럼 첫소리를 센소리로 발음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 경음화 현상은 원래 경상도 사람들의 특이한 현상 중의 하나이다. 지금 서울 사람들도 '가죽'을 '까죽'이라 하고 '중국'을 '쭝국'이라고 하는 것도 일종의 경음화인데 그 세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말을 줄여 '시험'을 '셤'이라 하거나 '서울 여자'를 '설녀'로 하는 것은 경상도 축약의 효율성을 배운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