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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남부지역서 첫손 꼽히는 명승지인 기장 오랑대 해변은 해무가 짙게 깔린 날에는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
송정해수욕장에서 국립수산진흥원을 지나면 대변항에 다다른다. 대변에서 조금만 가면 동암리이며 기암절벽이 아름다운 해안에 오랑대가 있다.
오랑대는 동해남부 지역에서 첫손 꼽히는 명승지다. 뛰어난 경치와 달리 명칭 유래조차 잘 알려지지 않아 신비에 싸여있는 곳이다. 일설에는 기장에 유배된 친구를 찾아온 선비 다섯 명이 절경에 취해 술을 마시며 시를 읊었다는 설이 전해지지만 확인할 길이 없다.
조선시대의 고산 윤선도 또한 이곳에 유배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확한 기거지는 학자들마다 헷갈린다. 죽성 황학대와 일광 삼성대라는 주장이 맞서 고산의 시비 건립장소를 놓고 논란이 빚어지기도 한다. 고산이 죽성에서 기거했든, 아니면 일광에 머물렀던간에 분명한 것은 선생이 이곳 천혜의 해안을 거닐며 자신의 억울함을 달랬으리라는 점이다. 암반을 뚫고 피어난 노송림이 있는 황학대에서 시를 읊조리다가 혹은 일광 삼성대에서 휘황찬란한 일출을 맞으며 정신을 가다듬은 뒤 쪽빛 바다와 올망졸망한 바위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오랑대를 찾아 시름을 풀지 않았을까.
실제 오랑대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어 보는 이의 속을 탁 트이게 해준다. 특히 안개가 많은 날 짙은 해무(海霧)에 잠긴 모습은 조선시대 산수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은은한 매력을 풍긴다. / 박재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