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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천동고분군은 첨단문명으로 넘치는 도심 속에서 우리 선조들의 옛 문화를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는 신령스런 공간이다. |
부산은 ‘고분(古墳)의 도시’다. 자동차 소리 앵앵대는 동래 중심가에서 조금만 산쪽으로 걸어가면 만나는 복천동고분군. 불과 몇 미터 차이로 현대와 고대를 넘나드는 절묘함. 이곳에선 1500여년 전 선조들의 시공을 초월한 신비한 이야기가 도란도란 들려온다.
해발 60m, 길이 700m, 너비 80~100m. 동래 북쪽 마안산 중앙부에서 서남쪽으로 길게 뻗은 구릉 위에 자리잡은 이 고분군은 1969년 동아대 박물관이 1호묘를 조사하면서 학계에 알려졌다. 이후 다섯차례에 걸친 대규모 발굴작업을 거쳐 1996년 10월 부산시립박물관 분관으로 개관, 시민들과 만나게 됐다.
이곳은 6세기 이전 부산 유일의 지배층 무덤이다. 가야문화의 번성과 신라 편입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부산이 자랑하는 유적이다. 아파트 단지와 즐비한 주택가를 빗돌처럼 두른 이 고분군은 부평초처럼 흔들리는 현대인에게 ‘단단히 뿌리박고 살아가야함’을 되새기게하는 훌륭한 교육 공간이기도 하다.
현대문명속에서 생활하며 수시로 고대의 흔적을 접할 수 있는 것은 도시인으로선 분명 축복이다. 그렇다고 옛 유적이 단순히 토기 조각이나 맞추는데 그쳐서는 의미가 없다. 우리의 육신과 정신의 뿌리인 선조들이 전해주는 고도(古都)의 꿈과 희망을 들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와 용기, 감동을 캐내는 것이야말로 ‘도심 속 고분’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지 않겠는가.
/ 박재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