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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바위는 태종대의 각종 명소 중에서도 기암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편평한 큰 바위가 신선바위이고 조각품처럼 우
뚝 선 작은 바위가 망부석. |
부산은 ‘대(臺)’의 도시다. 해운대 태종대 몰운대 오륜대 동대 영가대 겸효대 의상대를 부산의 8대라 한다. ‘대’는 지면보다 높아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인데, 부산에는 그만큼 절경지가 많다는 이야기다.
부산의 8대 중에서도 태종대는 기암절벽이 일품이며 그중에서도 신선바위는 기암(奇岩)의 묘미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해송이 우거진 해변길을 내려가다 등대 못미쳐 절벽 비탈길에 비바람에 깎여 반반하게된 암반이 있다. 이것이 신선바위이고 그 위로 우뚝선 작은 바위가 망부석이다. 바로 옆의 더 큰 바위는 태종이 시종들과 머물며 잔치를 벌였다는 태종바위이다.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해서 신선바위다. 경치가 얼마나 좋았으면 소설보다 아름다운 상상(想像)이 나왔을까. 태종대가 자리한 영도에는 신선바위 외에도 영선동(瀛仙洞) 봉래산(蓬萊山) 등 지명마다 신선으로 넘쳐난다.
신선바위가 더 유명해진 것은 왜구에 잡혀간 지아비를 기다리던 부인이 바위가 됐다는 전설을 가진 망부석 때문이다. 맑은 날 바다 끝을 보면 지아비가 끌려갔을 대마도가 어슴푸레하다. 왜구가 득실대던 당시 아비 잃은 여인들의 한맺힌 삶이 눈에 선하다.
12만년전 간헐적인 융기운동을 거쳐 신선바위는 지금의 위치와 고도에 자리잡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바위 뿐 아니라 피맺힌 사연마저 해풍에 풍화돼 우리 뇌리에서 잊혀지고 있다.
사람들은 원초의 검푸른 물결이 암벽에 부딪친 포말과 파도소리를 접한 뒤 허겁지겁 일상으로 돌아가기 분주하다. 쫓기는 현대생활은 한순간이나마 ‘신선’이 되어볼 여유마저 뺏어가는 것일까. / 박재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