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왕후’는 한국고대사의 신비이자 수수께끼다. 고대사회의 국제결혼과 해상의 실크로드, 왕가의 로맨스, 문물교류 등 다양한 역사추리와 상상력을 발동시키기 때문이다.
허왕후의 본명은 허황옥(許黃玉)이다. ‘황옥’이란 이름은 중국의 어느 ‘황제’와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허황후란 말은 이 때문에 붙여진듯 하다. 그러나 수로왕과 짝을 이루는 표현은 허왕후가 어울린다.
허왕후의 실체를 추적한 작업은 적지 않았다. 지난 70년대 중반 아동문학가 이종기씨(95년 작고)는 인도 아요디아 기행을 바탕으로 ‘가락국탐사’(일지사·1975)를 저술, 이 방면의 물꼬를 텄다.
이후 비슷한 내용에 중국 보주(普州)에서 허황옥의 직접적인 고향을 찾고, 일본으로 진출했던 항목을 보강했던 역사학자 김병모씨의 ‘김수로왕비 허황옥’(조선일보사·1994)과 개정판 ‘김수로왕비의 혼인길’(푸른솔·1999)도 주목됐다.
지난 97년 출간된 ‘춤추는 신녀-일본의 첫 왕은 한국인이었다’(이종기·동아일보사)는 충격적인 역사탐구였다. 저자는 당시 전설의 바다에 떠오른 역사의 씨줄과 날줄을 직조해 왜국의 첫 왕 히미코(卑彌乎)는 가락국의 묘견공주라고 주장했다.
이와달리 지난해 8월 소설가 강평원(54)씨는 ‘쌍어속의 가야사’(생각하는 백성)에서 허왕후의 고향은 인도 아요디아가 아니라 중국 내륙지방인 서장성의 아유타국 아리지방이며, 허황옥이 떠나면서 지은 것이 ‘아리랑’이라는 이색 주장을 폈다.
강씨는 또 중국 문헌인 ‘산해경(山海經)’을 근거로 가야의 실체는 중국대륙에 있었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하면서 가락국 상징인 쌍어는 중국 하나라 우임금의 아버지 ‘곤’(꿅)이며 수로왕은 그 후손이라고 했다.
강씨는 ‘임나가라(任那加羅)’라는 책도 준비중인데, 여기서는 가야인의 일본경영을 집중적으로 규명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 박창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