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방국립대는 세계 초일류, 한국 지방국립대는 국내에서도 뒷자리.’
과학기술부가 지난해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학술지에 실린 과학논문색인(SCI=Scientific Citation Index)을 분석한 결과 드러난 한·일 지방국립대학의 현주소다.
일본은 지방국립대학을 각 지역의 거점대학으로 키우기 위해 도쿄대와 같은 수준의 연구지원을 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BK21처럼 국가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지역대학에 할당해야 할 연구자원 조차 서울대로 집중시켰다.
이 결과 일본의 지방국립대는 세계 유수의 대학과 어깨를 겨루는 반면 국내의 지방국립대는 서울대의 지방분교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다.
대학관계자들은 우리나라 지방국립대의 궤멸을 막기 위해서는 서울대 위주의 국립대 육성계획을 전면 재조정 할 것과 수도권 위주의 연구비지원 관행 등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대학들이 지난해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순위는 도쿄대가 미국 하버드대학 다음인 세계 2위를 차지한데 이어 교토대(9위) 오사카대(15위) 도호쿠대(19위) 나고야대(42위) 홋카이도대(54위) 규슈대(55) 등 지방거점 국립대학 6곳이 모두 세계 랭킹 60위안에 포함됐다.
이들 대학은 영국의 자존심인 케임브리지대(17위)와 옥스퍼드대(23위), 독일의 뮌헨대(37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범위를 세계 300위까지 확대하면 쓰쿠바대(117위) 히로시마대(139위) 오카야마대(160위) 지바대(175위) 고베대(214위) 오사카 시립대(239위) 등 19개 대학이며 이중 도쿄대와 도쿄공업대(77위) 게이오대(170위) 도쿄의대(276위)를 제외한 15개 대학이 모두 지방국립 또는 지방사립대학이다. 일본은 지방대학들의 연구에 힘입어 지난해 7만1천9백62편의 주요논문을 발표해 국가별 논문발표 순위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300위 안에 든 대학이 서울대(40위) KAIST(165위) 연세대(169위) 등 모두 수도권의 국립 및 사립대이며 지방국립대의 이름은 찾을 수 없다. 더구나 국내에서조차 서울지역 사립대학들에게 밀려 상위 10위권에는 경북대(9위)와 부산대(10위)가 겨우 말석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다른 지방국립대들도 전남대 11위, 충남대 14위, 전북대 17위, 충북대 21위, 경상대 25위, 강원대 30위 등으로 순위가 떨어진다.
부산대 고분자공학과 조남주 교수는 “일본은 국가적으로 각 지방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6개 지방거점 국립대학을 도쿄대와 함께 ‘제국대학’으로 지정, 각 대학별로 특색 있게 발전시킨 반면 우리나라는 대학 육성책이나 연구비 지원 등 무엇이든 서울대 위주여서 지방국립대학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는 연구비 지원이 학맥 인맥에 좌우되고 관료들도 수월성 위주로 연구비를 결정해 지방에서는 국립대학 교수들조차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방국립대학의 위기를 타개하는 것이 우리나라 대학들의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임을 정부가 인식하고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손동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