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수업과 별반 다를 게 없었어요. 특별한 교육을 기대했는데 심화학습 수준이었죠. 그래서 저는 특수고가 아닌 일반고로 진로를 바꿨어요.”
부산대 영재교육센터 수료생 김모(16)양의 말이다.
미래의 인재를 발굴, 육성하는 부산지역의 과학영재교육이 전담교사 부족, 부실한 교육 프로그램, 사후관리 미비 등으로 기대 만큼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에는 7일 현재 과학기술부 지정 부산대의 과학영재교육센터와 부산시교육청이 주관하는 과학영재교육센터가 각각 운영되고 있으며, 전교 석차 1~3%내의 초등생 580명, 중학생 360명 등 940명이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며 공부하고 있다.
그러나 영재교육을 담당할 전문교사가 태부족하고 교육 프로그램이 허술하다.
지난 99년 8월 문을 연 부산대 영재교육센터는 지금까지 영재교육에 대한 국내외 연수는 한차례도 없었고, 시교육청도 전담 직원없이 2명이 부가 업무를 맡고 있어 질높은 영재교육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화학을 가르친 모 고교 교사는 “교사들조차 영재에 대한 정확한 개념파악이 안돼 일반 학급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법과 별 차이가 없다”며 “다소 어려운 문제를 가르치는 심화학습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영재교육 수료후 사후관리가 거의 안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학 언어 예술 체육 분야의 특수목적고들도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방편으로 전락, ‘교육목적’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부산과학고의 경우, 과학영재로 키우기보다는 서울대 연·고대 등으로 가기 위한 발판이 되고 있다.
본래 설립목적인 카이스트와 포항공대로 진학하는 학생이 전체 졸업생의 절반이 안되며, 비교 내신제가 폐지된 지난 97년 이후 해마다 전·퇴학생이 수십명에 이르고 있다. 이에 학교측도 수학 과학의 수업비중을 줄였다.
국제고 부산외국어고 등 부산지역 6개 특수목적고 역시 일반고교에 비해 주당 4~5시간 많게 해당 과목 시간표가 편성된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특징이 없다.
한편 부산과학고가 내년에 전국 규모의 과학영재학교(정원 140명선)로 바뀔 경우, 부산의 우수 학생들이 갈 수 있는 과학고가 사라져 이에따른 대책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부산에서 성장한 영재들과 우수한 인재들이 결국 지역에 남지 않고 타지로 유출된다는 현실도 지역의 딜레마다.
현행 입시제도와 대학 서열화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이들이 대학 졸업후 부산에 돌아올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부산과학고 문경근 교감은 “영재교육은 전체 교육시스템 속에서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부산의 영재와 인재들이 공부를 한 후에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 활동할 수 있는 여건 조성도 영재교육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기획특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