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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부산 5대과제 <5> 영재교육 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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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영재교육 붐이다. 학부모 가운데는 ‘머리가 조금만 트여도’ 영재가 아닌가 생각하면서 영재교육을 못시켜서 안달이다. 시내 학원가를 돌아보면 ‘영재간판’이 넘쳐 난다. ○○영재연구소, ○○영재학원 등은 쉽게 볼 수 있고 심지어 입시학원, 무용학원, 속셈학원 앞에도 ‘영재’라는 이름을 갖다 붙이고 있다.



“영재는 후천적으로 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영재성이 있는 아이를 발굴해 키워주는 것은 필요하지만, 교육의 저변을 튼튼하게 하는 것은 더 중요합니다. 학부모들의 영재에 대한 과잉기대는 아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수준과 격에 맞는 교육이 중요합니다.”(황수진·부산대 과학영재교육센터 소장)







▲영재교육 실태=부산의 ‘공식’ 영재교육기관은 부산대의 과학영재교육센터와 시교육청의 과학영재교육센터 두군데다.



지난 99년 시작된 부산시교육청 과학영재교육센터는 초등생(수학 과학 창작) 540명, 중등생 270명 등 810명을 모아 교육하고 있다. 모두 전교 1~3% 이내의 상위권 학생들이다. 석사급 이상 고교 교사 44명이 월 3회 인터넷 수업과 월 1회 출석수업을 번갈아 하고 있다.



이달초 제 4기생을 받은 부산대 과학영재교육센터는 초등 3, 4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학교장 추천과 각종 과학분야 경시대회 입상자 중 130명을 선발, 8명의 교수들이 연간 100시간씩 기초·심화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이곳에서 공부한 중학생 61명 가운데 지금까지 22명이 부산과학고 등으로 진학,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 그러나 수료생들에 대한 사후관리는 안되고 있다.



이밖에 부산에는 언어 및 예·체능계의 특수목적고 6개교가 있다.



▲어떤 문제가 있나=전문가들은 “기존 입시교육을 개선하지 않은 채 실시하는 영재교육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특수목적고라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좋은 대학 진학을 목표로 삼지 않을 수 없어 ‘특수목적’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



지난 3월 발효된 ‘영재교육진흥법’은 이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정부의 영재교육 대안인 셈. 하지만 전담교사 확보, 교육 프로그램 확립 등의 숙제를 풀어야 한다.



과학영재 개발·육성을 위해 설립된 부산과학고는 지난 91년 개교 이래 지금까지 총 705명을 배출했으나 최근 적잖은 학생들이 진로를 바꾸고 있다. 지난 2000년의 경우 입학정원 180명 중 58명이 타 학교로 옮겼다. 학교측은 현실적인 요구를 외면하지 못해 수학 과학수업의 비중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과학영재센터도 교육 인프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시교육청 과학영재교육센터의 경우 2명의 장학사가 업무를 맡고 있으며, 수업장소도 부산과학고 등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월 1회 제한된 시간안에 초중등생 수백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받다보니 실험시간에도 기자재를 만져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전문교사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영재판별 교재까지 마련돼 있지 않다.



시교육청 과학기술과 정천수 과장은 “그간 예산과 인력부족으로 애를 먹었으나 올해는 예산 2억4천만원(지난해 9천만원)을 확보, 교사 해외연수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족한 예산은 사후관리 부실로 연결된다. 1억5천만원의 예산을 과기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부산대는 매년 중등과정 수료생 90여명 가운데 5% 수준인 4~5명에 대해서만 개인지도를 하고 있다.



부산대 과학영재교육센터 황수진 소장은 “영재교육은 조기발굴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따라야 실효성이 있다”며 정부의 지원확대를 요구했다.



▲대책은=수학 과학에 치우쳐 있는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예·체능계 및 인문사회계열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이 실시하는 영재교육의 경우 지구과학, 천문학, 유머, 이야기듣기 등 200여개의 ‘엉뚱한’ 과목들을 개설, 다양한 분야의 재능을 개발하는 사례는 눈여겨 볼 대목이다.



부산과학고의 과학영재학교 전환을 위해서도 치밀한 준비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백40여억원이 투입돼 전국 최초로 문을 여는 과학영재학교는 향후 국가 영재교육의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



교육 전문가들은 “기존 입시교육 틀안에서 과학고가 대입수단으로 변질된 만큼 영재학교가 ‘제2의 과학고’로 머물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시교육청 소속이면서 실질적으로 과기부가 관할하는 형태가 되면 학교당국의 재량권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또 전국 단위의 학교이면서도 관계법에 묶여 부산지역 위주로 교사를 충당하면 수준 높은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박창희기자



과학영재학교 준비위원 최호성(경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공계 계통의 과학영재들이 사회적으로 영재성을 발휘할 수 있게끔 지역사회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특히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에게 건설적 귀소본능을 고취시켜 지역발전의 중요성을 깨우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임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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