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국가경쟁력은 인적자원의 개발과 활용에 달려 있다. 2005년까지 세계 10위권의 인적자원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해달라.”
지난 2월 15일 올해 교육인적자원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한 말이다. 언뜻 보면 평범한 발언이다.
그러나 이 말에는 지역이 처한 특수한 상황속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지역인재에 대한 배려나 통찰이 없다.
교육부가 지난연말 발표한 ‘국가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인재정책)은 국가 차원의 인재양성 전략을 담은 첫 공식보고서로 큰 관심을 불러 모았으나 지방에 대한, 지방을 위한 인재정책은 수박겉핥기식으로 다뤄져 있다.
4개 정책영역별로 2005년까지 추진할 16개 전략과제중 지역과 관련된 부분은 ‘지역인적자원개발 정책역량 강화’라는 대목이 고작이다.
부산대 황한식(경제학과) 교수는 “기본계획의 대의엔 공감하나 내용은 졸속이다. 지방분권과 지방인재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없어 지난번 BK21사업의 재판이 될 우려도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돈, 사람, 권한, 문화가 모두 중앙에 집중돼 수도권으로 끝없이 인재가 몰리고 있는 현실과 지방대 졸업자가 취업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아 또다른 형태의 지방차별이란 반응도 있다.
부산시 정책개발실 초의수 연구위원은 “대기업 등에 취업할 때 지방대 출신자들이 실력에 관계없이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엄연한 지역간 격차와 불균형을 고려치않고 수립된 국가 인재정책은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와 대학의 취업자료에 따르면 전체 대학생 중 지방대생의 비율은 60%를 차지하지만 지난해 주요 기업 가운데 지방대생을 아예 채용하지 않는 곳은 평균 17.2%에 달했다.
최근 (주)리크루트정보통신이 전국 700대 상장기업 인사담당자 1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지방대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61.7%가 ‘사원선발 때 출신대학의 지역을 중요한 기준으로 고려한다’고 답해 지방대 출신자에 대한 차별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교육부는 “이번 인재정책은 국가차원의 종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지방의 인재정책은 각 지방에서 만들어야 한다”며 “예컨대 부산에서 ‘부산 인재개발 프로젝트’를 만들어 제시하면 정부가 지원할 부분은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대통령 자문기구인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 위원인 류장수(부경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의 문제제기와 다양한 요구는 있을 수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대안인 만큼 부산시와 대학, 연구기관, 상공계가 역량을 총결집해 부산의 인재를 지키고 살리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인재정책 기본계획에 따른 시행계획을 부처별로 수립중이며, 이달중 ‘산학연 협력 활성화 종합대책’을 담은 산업교육진흥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키로 했다.
/ 기획특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