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부(38·8급 주사·사진)씨는 사하구청 철새감시선 선장이다. 철새감시선은 정확히 말해 철새를 괴롭히는 사람을 감시하는 배다.
전씨의 작업복과 장화, 장갑에는 강과 바다내음이 물씬 풍긴다. 모자엔 새들이 날면서 떨어뜨린 깃털이 보폴보폴 붙어 있다. 전씨가 담당하는 구역은 육상·해상을 포함해 약 5백만평. 을숙도를 정점으로 맹금머리, 백합등(일명 사자등), 아직 이름을 갖지 못한 ‘신생도’(일명 무명도), 그리고 사하구 관할의 해수면과 하늘까지 모두 그의 감시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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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가 되면 전씨는 줄잡이 공익요원 1명을 데리고 철새감시선의 키를 잡는다. 감시선은 별로 빠르지 않은 3곘짜리 작은 배다. 이 배가 뜨면 사람들은 겁을 집어먹고 철새들은 편안해한다. “새들은 무구합니다. 인간처럼 사술을 쓰지 않지요. 괴롭힘을 당하면 미련없이 떠나지요. 아직은 새들이 꽤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늦깎이 공무원인 전씨는 경남 통영 출신으로, 철새감시 경력이 1년3개월 밖에 안된다. 일천한 경력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요즘 날밤을 새워 자연공부를 한다. 하구 지형도와 조류조감은 그의 생필품이고, 철새 관련 뉴스는 숙지사항이다.
“사람이 철새를 기를 수는 없지만, 지킬 수는 있다”고 믿는 전씨는 “외국인들이 여기오면 입을 다물지 못하는데, 부산사람들은 무덤덤하다”고 말한다.
취재팀과 동행하며 광대한 하구 구석구석을 안내한 그는 마지막으로 농담같은 한마디를 던졌다. “낙동강 하구에 철새가 사라지면 제 밥줄도 끊깁니다.”
/ 박창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