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변방’에 살면서도 ‘그래도 부산 사투리가 좋다’며 이를 발굴하고 다듬는 사람들이 있다. ‘부산 사투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회장 안태봉·시인)은 지난 97년 지역문인들이 만든 사투리 사랑방이다. 지난연말 ‘부산 사투리 모음집’<사진>을 발간했고 곧 증보판을 낸다. 나아가 이들은 용례사전까지 준비중이다. 강영환 시인은 인터넷 ‘다음’ 카페에 지난 5월부터 ‘사투리 사랑’ 코너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수많은 무명의 ‘사투리 마니아’들이 인터넷 세상에서 부산말의 참맛을 좇고 있다. ‘묘미있는’ 부산 사투리 몇가지를 소개한다.
▲이기 다 니끼다 이기가=지하철에서 자리를 넓게 차지한 어떤 승객에게 부산사람이 했다는 말이다. 일본말처럼 들리지만 부산말이다. 서울말로 하면 ‘이 자리가 몽땅 당신 것이란 말이냐’이다.
▲개안타, 칭구 아이가=이 말의 울림은 넓고 깊다. 상대방에 대한 용서와 이해, 사소한 것의 포기까지 내포한다. ‘개안타’는 ‘말 안해도 네 마음 안다’는 뜻이고, 뒤집어 ‘다른 사람은 우리를 모른다’이다.
▲가=‘가’라는 말을 분석해보면 부산 사투리가 어느 정도 보인다. 무궁무진한 의미확장이 놀라울 따름이다. 다음은 고저장단 및 강약에 따른 용례다.
△가!(가라, Go) △가?(그 사람?, 조금전 그 사람?) △가가(가씨 집안) △가가!(갖고 가버려!) △가가?(그 사람인가?) △가가가?(성이 가씨냐?) △가 가가…(가져가서…) △가가 가가∼(그 사람이 바로 그사람이었구나) △가가 가가?(그 사람이 아까 그 사람이었어?) △가가 가가가?(그 사람 성이 가씨냐?) △가가 가가 가가?(그 사람이 성이 가씨라는 그 사람이냐?)
▲~칸다=서울말의 ‘~한다’ 의미다. 의문형 감탄형 강조형 등 모든 문형으로 변화가 가능하다. 뭐라카(쿠)대?(뭐라고 그러대?), 뭐라카노(뭐라고 하는 거야…), 뭐라 캐싼노?(강조형으로 꾸짖는 의미).
▲기타=고마 쌔리 마(이제 그만해) 우야꼬(어쩌나, 세상에) 헐타(값이 싸다) 걸배이(거지) 내삐리라(버려라) 삐낏다(토라지다) 한거(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