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강생 3분의 2 이상이 20, 30대
- 27일부터 베얼스이얼스서 작품전
- 사진·굿즈 판매, 필름카메라 수리도
모든 것이 빠르고 화려한 컬러세상에서 누구는 좀 더 천천히, 절제된 색상의 시공간에 머무르고 싶어한다. 이런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중 하나가 흑백사진이다. 부산대 평생교육원 필름사진아카데미 조영록(60) 강사는 “흑백사진의 묘미는 복잡하고 느리며 사진을 찍었다고 바로 볼 수 없는 불편함에 있다”며 이런 느림과 기다림을 좋아하는 분이 흑백사진에 빠지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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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 평생교육원 필름사진아카데미 조영록 강사가 흑백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21일 만난 조 강사는 기자에게 “찍으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사진 대신 왜 상대적으로 느리고 불편한 흑백사진을 배우려고 할까요?”라고 물어왔다. 다 같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 중에 천천히 걷거나 멈춰서서 생각에 잠기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모두가 바쁘니 멈춤과 기다림이 더 소중하게 여겨지고 새로워서 그런 것 같다”며 수강생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정성을 들이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야 하는 것 자체를 힐링으로 느끼는 분들도 많다”며 흑백사진의 매력을 강조했다.
부산대 평생교육원 필름사진아카데미는 오는 27일부터 9월 26일까지 부산 중구 베얼스이얼스에서 수강생 작품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 주제는 ‘판다’로 수강생이 사진을 찍을때 부터 ‘내가 생각할 때 팔릴만한 사진’이 어떤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만들도록 했다고. 전시회에선 사진 뿐만 아니라 필름통 같은 사진 기자재를 활용한 굿즈도 팔고 오래된 필름 카메라를 팔거나 수리를 하는 플리마켓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그야말로 사진과 관련한 축제가 진행되는 셈이다.
조 강사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직접 인화해 작품으로 만들고 이를 전시하며 원하는 이에게 판매까지 하는 게 목표다. 어떤 분야의 작가이든 작가를 응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작품을 사는 것”이라며 이번 전시회 주제를 왜 이렇게 잡았는지 설명했다. 그는 “필름사진 아카데미 수강생 중 한 분은 카메라에 필름을 넣고 빼는 것도 할 줄 몰랐다. 그랬던 사람이 사진을 찍고 인화해 작품으로 만들어 전시장에 걸어두는 경험이 얼마나 특별하겠느냐”며 웃었다.
필름사진아카데미에 흑백 사진을 접해본 어르신이 많을 거라 생각했던 것도 일종의 편견이었다. 조 강사는 “수강생 3분의 2이상이 20, 30대 젊은 분들 이다. 흑백사진이 이 분들에게는 완전히 새롭게 느껴지는 콘텐츠인 거다. 요즘 말로 시크(Chic)하다고들 표현하던데 새로운 멋을 느끼시는 것 같더라”고 했다. 그는 “최근 기사를 보면 카메라 회사가 필름카메라를 재생산한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쉽고 편한 디지털에서 불편하지만 감성이 있는 아날로그에 다시 관심이 쏠리는 현상과도 통한다”며 오래된 것을 새롭게 보는 레트로 열풍과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조 강사는 “사진을 찍을 때 수강생들에게 늘 강조하는 건 자신의 주변에서 소재를 발굴하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 고민하는 그 과정도 다들 즐긴다”며 “흑백사진이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약간의 용기로 시작해보시면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