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기반 미래형 공간 지향
- “주민 사랑받아야 세계로 뻗어가”
울산 시민의 숙원이던 시립미술관이 지난 6일 문을 열었다. 10년이라는 오랜 기간이 소요됐다. 시민의 목마름이 강하고 길었지만 개관식은 코로나19 상황이라 조촐하고 차분했다. 하지만 개관 일주일 만에 1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시립미술관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기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서진석(53) 초대 관장에게 이런 문전성시의 결과를 낸 울산시립미술관의 특징과 지향점 등을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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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장은 미술관의 모토를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 매체 기반의 미래형 미술관이라고 밝혔다. 울산시립미술관 제공 |
“감개무량하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오랜 시간 많은 시민의 노고와 노력으로 뿌리와 줄기가 만들어졌고 드디어 잎과 꽃봉오리를 맺었다”며 “‘문화도시 울산’이란 자랑할 만한 과실이 열리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시립미술관의 모토를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 매체 기반의 미래형 미술관”이라고 전제한 뒤 “미술관이라는 하드웨어적 게토(ghetto) 안에 갇히지 않고 우리의 실제 삶에 젖어 들어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려는 공공적 기능을 하고자 한다”고 미술관의 가치와 정체성을 설명했다. 이어 이제 예술은 의식주와 같은 삶의 기본 공공재가 된 지 오래인 점을 강조하면서 “전문가와 비전문가 간, 학제 간의 경계가 없는 공공과 공유의 장이 되고자 한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나아가 그는 19세기 계몽주의 시대 공공 미술관의 시초인 프랑스의 루브르미술관, 20세기 중반 유미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이나 구겐하임미술관 같은 시대나 국가를 대표하는 미술관이 되고자 하는 염원도 비췄다.
그는 울산시립미술관만의 특징을 만들고자 7가지 비전을 가지고 다른 미술관과 차별화를 꾀한다고 했다.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 매체 기반의 미디어 아트센터’를 가장 먼저 내세웠다. 이어 ‘자연(Ecology)과 기술(Technology)이 공존하는 미술관’, ‘산업과 예술의 조화를 모색하는 미술관’과 다세대·다문화, 전문가와 비전문가 간의 경계가 없는 ‘공공과 공유의 미술관’을 꼽았다.
또한 시민의 사랑을 받으며 세계로 나가는 ‘글로컬(Glocal) 미술관’도 추구했다. 끝으로 동시대 사회나 문화의 갈등을 해소하는 ‘평화와 치유의 미술관’을 표방했다.
지금 시립미술관은 5개 전시가 진행 중이다. 본관에서는 특별 주제 기획전인 ‘포스트 네이처-친애하는 자연에게’, XR랩 가상체험 전문 공간에서는 인터미디어아트의 거장 ‘알도 톰볼리니’전, 어린이 미술공간에서는 ‘노래하는 고래, 잠수하는 별’이 열리고 있다. 또 소장품전 ‘찬란한 날들’과 부울경 신진작가 발굴 지원전인 ‘대면 대면’도 있다. 서 관장은 “개관전에 세계 각국 70여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후 미술관의 7가지 비전을 실천하는 전시가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울산시립미술관은 무엇보다 먼저 지역 주민의 사랑을 받아야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며 지속적인 성원과 관심을 시민에게 부탁했다.
서울 출신인 서 관장은 시카고 미술대학(석사)을 졸업했다.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을 지냈으며 이화여대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티라나비엔날레 선진비엔날레 리버풀비엔날레 등의 기획자로 참여했고, 무브 온 아시아 해외 순회전 등 다양한 국제교류전을 기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