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심장병 이겨내고 의사 돼…어린 환우에 힘 주고파”

신승건 부산 해운대구보건소 과장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21-07-29 19:49:00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환자 치료 땐 불안 없애는 게 중요
- 의료보험제 보답 위해 공직 입문
- 코로나에 육아휴직 연기하기도

“심장질환을 앓는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제가 좋은 선례가 돼야 그들도 힘낼 수 있으니까요.”

신승건 부산 해운대구보건소 과장이 공직에 입문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의사인 부산시 해운대구보건소 신승건(40) 건강증진과장은 선천성 심장병을 안고 태어났다. 세 살 때 처음 수술대에 올라 고교 1학년 때까지 총 세 번 가슴을 열었다.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돕는 심장 판막이 좁아 이를 넓혔고 이마저도 충분치 않아 인공 판막으로 바꾸는 과정을 거쳤다. 어린 시절 자신의 이름 앞에는 ‘환자’라는 타이틀이 자주 붙어 있었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지금은 환자를 돌보는 의사가 된 신 과장은 29일 심장병 환우와 지역 환자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약 1%의 확률로 선천성 심장질환이 발생하다 보니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학창 시절 체력적으로 크게 문제된 적은 없습니다. 더 무서운 건 주위의 지나친 배려가 ‘배제’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환자라고 배려해주지만 때로는 그게 할 수 있는 것을 제약하고 배제하는 게 돼버리기도 하죠.”

누구에게는 어릴 적 자신의 경험이 미래 직업의 분명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신 과장처럼 병을 얻었던 환자가 의사가 되거나, 억울하게 범죄에 희생된 가족 일원이 경찰이 되거나. 중요한 것은 그 업의 의미를 제대로 실천하느냐 하는 것이다. 신 과장은 의사가 된 뒤부터 지금까지 환자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생각한다. 본인이 어릴 적부터 심장병 환자였기에 누구보다 환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의사가 된 후 제가 환자의 고통을 그대로 공감할 수 있는 그릇이 되는지 먼저 고민했다”며 “의사도 한순간 환자가 될 수 있듯 아픈 건 남의 일이 아니다. 국민 누구나 치료 과정에서 불안을 느끼지 않아야 하고 응원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사회를 만드는 게 의사와 환자 모두를 위한 길이다. 환자 덕분에 의사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스스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과장은 어릴 적 우리나라 의료 보험 시스템 덕분에 치료비 걱정을 덜고 치료에 전념해 의사까지 될 수 있었던 데 늘 감사해한다.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개업의를 포기하고 공직에 들어선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로 업무가 더욱 바빠졌지만 후회한 적은 없다. 올가을 가족 일로 1년간 해외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 신경 쓰였지만 밑에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육아휴직을 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는 “선별검사와 역학조사, 최근에는 예방접종 업무까지 더해져 보건소 직원들이 정말로 고생이 많다”며 지난해 코로나19로 1년 연기했던 육아휴직을 다시 포기할지 고민했지만 과장으로서 육아휴직의 길을 터놓지 않으면 밑에 직원들이 더욱 부담을 느낄 것 같아 결심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의사는 환자를,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그 존재의 이유를 고민하고 그들이 안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며 “심장병을 포함한 모든 병을 앓는 아이들 역시 이런 세상에서 비로소 주어진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 지 깨닫고 훌륭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신 과장은 경남 거창고, 고려대 의대를 졸업했으며 2019년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 고위정책자과정 동상을 받았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3. 3[속보] 다카이치 총리, 야스쿠니 가을 제사 공물 봉납
  4. 4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5. 5"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7. 7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8. 8"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9. 9"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10. 10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5. 5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부상 소방관·장병 쾌유기원…“천금 준들 아깝겠나”
  8. 8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9. 9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2. 2"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3. 3"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4. 4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5. 5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6. 6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7. 7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8. 8‘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9. 9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10. 10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3. 3"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4. 4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5. 5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6. 6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7. 7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8. 8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9. 9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10. 10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