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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승계 유용한 신탁, 활성화 위해 세금 혜택 절실”

이종우 리앤박 대표법무사

  • 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
  •  |   입력 : 2021-07-18 19:59:3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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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탁행위 유연성에 매력느껴 시작
- 일반에 알리는 ‘신탁 전도사’ 변신
- 대학·구청 등서 강의 요청 쇄도

고령화 시대 치매환자가 늘면서 가족 사이에 재산을 둘러싼 상속 분쟁이 급증한다. 건강이 갑자기 악화됐는데 자식이 부양 의무를 회피하면 어떻게 할까. 물려줄 재산이 있는데 재산을 받을 아들에게 낭비벽이 있다면. 상속과 증여를 둘러싸고 다툼이 생겨 가족으로부터 외면을 받아 노년을 외롭게 보내야 한다면. 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신탁이다. 신탁을 활용하면 살아 있을 때 안전하게 재산을 관리하고 사망 시에도 본인의 의사대로 재산을 승계할 수 있다.

이종우 법무사가 지난 14일 오후 동아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AMP)에서 신탁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신탁을 알리는 ‘신탁 전도사’가 부산에 있다. 부산지검 사무국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친 이종우(70·경영학 박사) 법무사다. 법무사법인 리앤박의 대표법무사로 활동하는 그를 최근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법무사가 신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12년으로 거슬러 간다. 3년6개월의 부산지법 소속 집행관을 마치고 그해 7월 법무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2012년 7월 26일 신탁법이 대폭 개정됐는데, 법무사 개업을 하면서 이것저것 관심을 가지던 차에 신탁법이 눈에 확 들어온 것이다. 그는 “민법은 대부분이 강행 규정이지만 신탁법은 ‘신탁행위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유연성에 마음이 끌렸다”며 “설계자의 상상력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대로 신탁을 설계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에서는 신탁법을 가르치는 사람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서울로 시선을 돌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그때는 김종원(법학 박사) 법무사가 신탁 강좌를 개설해 신탁을 널리 알렸다. 수년간 그에게서 신탁을 배우며 깊이를 더해가던 중 김 법무사가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 유명을 달리 했다. 배울 사람이 없어지자 신탁에 대한 관심도 떨어졌다.

하지만 2019년 신영증권 소속의 오영표 변호사를 만났다. 그는 현재 국내 최고의 신탁 전문가이다. 그를 만나면서 신탁에 대한 갈증도 풀렸다. 신탁 전문가 반열에 오른 이 법무사는 최근 일본 가족신탁과 관련한 책을 번역해 일본 제도와 비교하며 한국 실정에 맞게 신탁을 연구하고 있다.

이 법무사는 현재 대학, 구청 등에서 신탁을 강의하며 장점을 알린다. 동서대 경영대학원, 경상대 실버대학, 고신대 실버아카데미에서 강의를 했다. 최근에는 동아대 경영대학원에서 원생을 대상으로 신탁 강의를 진행한 바 있다. 동래구에서 공무원 200명을 대상으로, 서구 영도구 사하구 사상구 평생학습관 등에서 주민을 대상으로 신탁 강의를 열었다. 많은 곳에서 신탁 강의를 했지만 지금도 대학과 구청 등에서 강의 문의가 들어온다고 한다.

이 법무사가 신탁의 장점을 전하면서 가장 아쉬운 대목은 신탁법에는 아직 세제 정비가 안 돼 있다는 점이다. 아이디어를 짜내 다양한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애인부양신탁을 제외한 신탁은 직접적인 세제 혜택은 없다. 신탁제도가 미국 영국 일본처럼 활성화하지 못한 원인으로 그는 새로운 유형의 신탁과 관련한 세제가 정비돼 있지 않고, 전문인력이 부족한 점을 들었다. 그는 “무엇보다 가족신탁이라는 제도 자체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며 “그래서 대학과 구청에서 강의하며 이를 알린다”고 말했다. 세제 혜택은 학회에서 논의되고, 기획재정부도 경청하고 있어 조만간 정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법무사가 설계해준 사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아들이 가정 불화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후 세 살 손자의 재산관리를 걱정하던 70대 노인의 고민을 신탁으로 풀어준 것을 꼽았다. 혹시 며느리가 재혼하더라도 손자의 성을 바꾸지 않고 손자가 장성할 때까지 재산을 지켜주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조건으로 당사자와 큰아들을 공동수탁자로 해서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당장 세금 부담 없이 의뢰인이 원하는 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신탁밖에 없다. 이를 만족해하며 웃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북 청도가 고향인 이 법무사는 1979년 7급 공채로 검찰에 입문했다. 2008년 말 부산지검 사무국장을 마칠 때까지 30년 가까이 공직생활을 했다. 기술보증기금 비상임이사와 BNK캐피탈 사외이사를 역임한 그는 대구 영남고와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한국재산신탁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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