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구시영의 '사람&세상' <13> 정성우 부산 아너클럽 회장

“부산 아너 회원, 인구 수 대비 전국 1등 … 기부에 중독돼 보시죠”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자수성가해 기업 일군 사업가
- 죽을 고비 넘기고 기부에 눈 떠
- 부부가 함께 1억 이상 기부 이어
- 아들·며느리도 연내 동참키로

- 아너 누적 회원 200명 넘는 부산
- 지역 나눔 위한 자생모임도 활발
- 내년 부산 클럽 출범 10년 맞춰
- 300번째 아너 회원 배출이 목표

- “기부금이 고액이든 소액이든
- 존중받는 분위기 정착이 중요
- 세제 혜택 등 제도 개선도 절실”

정성우(61) 회장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전도사다. 먼저 자신이 모범을 보인다. 부부가 이미 ‘부산 아너 소사이어티’(개인 고액 기부자 그룹)에 들어 있고, 그의 아들·며느리도 조만간(연내) ‘아너’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현재 부산의 부부 아너 회원은 23쌍에 이르지만, 자녀 부부까지 함께 가입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정성우 부산 ‘아너 소사이어티’ 회장은 “금전이든 재능이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고 베푸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 생각한다. 함께하는 마음이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는 힘이다”고 말했다. 그가 해운대 센텀시티의 회사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전민철 기자
“저의 하나뿐인 아들도 사업을 하고 있는데, 사실은 제가 아너 가입을 권유했어요. (고액 기부여서) 아들이 거절할 수도 있을 텐데, 선뜻 응해줘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저처럼 아들도 (나눔과 관련해) 애틋한 마음이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유전인 것 같습니다(웃음).”

그가 2003년 창업해 경영하는 (주)지맥스도 올해 초 1억 원 기부로 ‘나눔명문기업’ 칭호를 받았다. 자동차부품 및 휴대전화 핵심 부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초창기 직원 5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부산 본사와 양산·천안 공장, 해외 8개국에 지사를 둔 탄탄한 기업으로 자랐다. 그가 부산 아너에 참여한 것은 2012년 6월. 그때 15호로 가입했고, 교사 출신인 부인 박경희 씨는 2016년 90번째 회원이 되었다. 지난해 6월에는 부산 아너 클럽의 3대 회장으로 선출돼 활동 중이다.

-취임한 지 꼭 1년이다. 소감은.

   
▶나눔 문화를 전파하는 전도사가 되어야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시작한 것이 어느덧 1년이 됐다. 전임(초대 문종술, 2대 박성진) 회장님들이 일궈놓은 아너 클럽에 제가 도움이 되도록 늘 고민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많이 미흡한 것 같다.

-아너 클럽 초창기부터 참여했는데, 그간 달라진 점은.

▶솔직히 과거에는 아너에 가입하고 이런 직책을 맡고 하는 것이 다소 쑥스러운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제는 좀 다르다. 자신의 이런저런 기부·봉사를 스스럼없이 말한다. 저 또한 주위 지인이나 친구들에게 아너 가입을 적극 권유하고 다닌다 (근래 가입을 약속한 분들도 몇 명 있다).

   
-부산지역의 나눔·기부 문화를 어떻게 보는가.

▶(고액 기부에서는) 다른 도시보다 모범적이라 생각한다. 부산의 아너 회원 수는 전국 시·도 중 3위이나, 인구 수 대비로는 전국 1위다. 부산은 인구 337만 명에 아너가 222명이고, 경기도는 인구 1348만 명 중 아너가 259명이다. 이는 따듯한 부산을 만들기 위한 시민과 기업들의 참여 덕분이다. 특히 신정택 전 부산공동모금회 회장님의 열성적인 노력이 아너 가입 증가의 큰 요인이다.

부산 아너 소사이어티는 2008년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이 1호를 기록한 이래 2016년 7월 100호에 이어 4년 만인 지난해 9월 200호를 넘었다. 정 회장은 자신이 취임할 당시 195명이던 것이 1년 새 27명 늘었다면서 “재임 동안 아너 회원들과 함께 경기도를 따라잡고 300호 시대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산 아너가 성장한 원동력은다른 지역과 달리 아너 클럽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활성화한 데 있다. 다시 말해 ‘기부만 하면 되지’라는 생각을 넘어 나눔문화를 지역 사회에 전파하는 자생적인 모임이 활발하다는 얘기다. 매월 아동양육시설에서 봉사를 펼치고, 연말에 연탄나누기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여성 회원들 모임인 ‘W아너’가 명절마다 나눔봉사에 나서고, 회원 간 공식·비공식 만남과 교류가 잦은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아너 모임이 이런 활동에 적극 나서는 것은 부산과 서울 두 곳밖에 없다고 한다.

-회장님의 나눔에 대한 철학이나 소신을 말한다면.

▶‘만 원의 행복’이란 말이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남에게 베풀 때의 기쁨과 행복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배려하고 나누면 행복감을 느낀다. 꼭 금전이 아니라도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 봉사할 수 있다. 함께하는 마음, 그것이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는 힘이다. 또 기업체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과 같이 돈을 버는 것인데, 그 이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해 선순환시켜야 한다. 그래야 부산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되지 않겠나.

그런 정 회장의 영향으로 회사 직원들도 나눔에 적극 나선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 탓에 멈춰 있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송년회 비용의 절반은 고아원에 기부하는 등의 방식이다. 이에 정 회장은 직원들에게 ‘효도수당’을 신설해 보답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기업 이미지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한다. 사원 채용 면접과정에서 그런 점을 느낀다는 얘기다.

-어릴 적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는 얘기를 들었다.

▶저는 경남 하동의 진교가 고향이다. 5살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결손가정이 된 후 시골 할머니집에 맡겨졌다. 그래서 ‘아버지 어머니’라는 말이 가슴에 사무쳤다. 생활비가 부족해 라면을 먹은 때도 많았다. 그렇다 보니, (돈을 벌면) 결손가정이나 부모 없는 아이들, 그리고 내가 지정하는 곳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기부와 나눔의 가장 큰 동기가 된 것 같다. 내가 고생하고 힘들어 봤기 때문에 어려운 이웃들을 더 생각하게 되었지 싶다.

특히 죽을 고비를 넘긴 뒤부터 나눔에 대한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 10여 년 전 서울 출장을 갔는데, 새벽 숙소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것이다. 사업을 위해 여기저기 다니고 정신없이 일할 때였다. 당시 아내가 처음으로 출장에 동행했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그는 “골든타임 내 심장수술을 받아서 살았지, 안 그랬으면 죽었을 것이다. 그 이후로 나는 덤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 회장은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친다. 회사든 어느 조직이든 그냥 가만히 있어서는 발전과 변화가 없다는 지론에서다. 그런 점에서 아너 클럽도 기존 활동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발전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그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전체 아너 회원을 여러 분과로 나눠서 더 활성화할 생각이다. 회원이 20, 30명일 때는 모이기 수월했는데, 200명이 넘으니 전체가 다 움직이기 힘들다. 따라서 소그룹을 비롯해 효율적인 운영에 중점을 두겠다. 회원들이 지역마다 있으니 지역별로 묶어주고 자체적으로 활동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부산 아너 클럽 출범 10주년인 내년에는 회원 가입이 크게 늘도록 힘을 쏟겠다. 또한 새로 취임하신 최금식 부산공동모금회 회장님과 함께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

-기부 나눔문화 확산을 위한 제도적 개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세제 혜택과 관련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혜택을 올려도 시원찮을텐데, 오히려 깎는 것은 기부 장려가 아니라 막는 것 같아서 아쉽다. 기부 확산을 위해서는 자치단체와 기업체 언론 등을 포함해 지역 사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고액이든 소액이든 기부자가 존중받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우문 같지만 정 회장에게 언제까지 기부·나눔을 할 거냐고 물었다. “엔드리스(endless). 살아 있는 동안 계속할 겁니다. 지금은 회장 직책상 언론매체에(활동이) 노출되지만, 드러내지 않고도 많이 할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모친 구순(아흔 살) 때 기념으로 뭔가(특별한 선물을) 드리고 싶다며 모친의 아너 회원 가입 계획도 내비쳤다. “기부는 중독이라는 말이 있다. 또 하고 싶고, 하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는 그에게서 나누는 삶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구시영 선임기자 ksyoung@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배구 박정아 양효진 김희진…부산이 낳은 ★ 도쿄 빛냈다
  2. 2터키도 꺾은 여자 배구, 45년 만의 메달 보인다
  3. 3국제신문 ‘카카오 뷰’ 하고 호캉스 가자
  4. 4대선주자 윤석열 "엑스포 유치 명예대사 되겠다"
  5. 5어반루프 ‘대타’ 의혹에…부산시 “초고속 진공열차 신산업 육성”
  6. 6근교산&그너머 <1239> 전북 진안 운일암반일암 숲길
  7. 7“성폭력 당하고도 공격받는 여성…이 부당한 현실 고발한 영화”
  8. 8“실언 논란? 실체 왜곡 정치공세…문재인 정부 정책 바로잡을 것”
  9. 9신세계 아이스링크 직원도 확진…전국 다시 1700명대
  10. 10피폭 대물림, 후손들 몸이 증거다
  1. 1대선주자 윤석열 "엑스포 유치 명예대사 되겠다"
  2. 2“실언 논란? 실체 왜곡 정치공세…문재인 정부 정책 바로잡을 것”
  3. 3이준석·안철수 감정싸움에…멀어지는 한 집 살림
  4. 4김두관 선거사무소는 서울 아닌 부산에
  5. 5이낙연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이재명 “당 대표 때 하지 왜 이제야”
  6. 6최재형 대권 선언 “무너져가는 나라 지켜만 볼 수 없다”
  7. 7신입당원 윤석열, 당심 잡기·외연 확장 투 트랙 전략
  8. 8기본주택 100만호·신도시 조성…여당 경선, 부동산 정책 대결 점화
  9. 9더 빨리 째깍이는 강서·기장 선거 시계
  10. 10대체공휴일 확대…성탄절은 빠졌다
  1. 1부산시 ‘건축물 용적률 특례 중복 금지’에 단계별 대책
  2. 21년 새 부산 호프전문점 177곳 사라졌다
  3. 3부산 기업인도 고령화 심각한 문제, 27%가 60세 ↑…7대 도시 중 최고
  4. 4다국적기업 댄포스, 이튼 유압 사업 인수
  5. 5올림픽 집관족 특수…맥주·안주 매출 ‘쑥’
  6. 67월 에어컨 판매량 3년만에 최고치
  7. 7부산 스타트업 셀랩, 가정용 육류 드라이 에이징기 출시
  8. 8부산 임차인 1만2230명 임대료 감면 혜택 받았다
  9. 9주가지수- 2021년 8월 4일
  10. 10‘시세 72% 수준’ 근로자 위한 주택, 초량에 450채 선다
  1. 1어반루프 ‘대타’ 의혹에…부산시 “초고속 진공열차 신산업 육성”
  2. 2신세계 아이스링크 직원도 확진…전국 다시 1700명대
  3. 3피폭 대물림, 후손들 몸이 증거다
  4. 4시민단체 “전체 토양조사를” 부산시 “대기질 등 확인부터” 격론
  5. 5오늘의 날씨- 2021년 8월 5일
  6. 6히로시마 원폭 투하 76주년 <상> 잊힌 피폭 2, 3세
  7. 7지질 자원 풍부한 울산, 국가지질공원 인증 추진
  8. 8피폭 2세 故 김형률의 한 언제나 풀릴까
  9. 9일본 법원, 히로시마 ‘낙진 구역’ 밖 피해도 인정
  10. 10다대포~가덕도 시속 800㎞ 진공열차 추진
  1. 1배구 박정아 양효진 김희진…부산이 낳은 ★ 도쿄 빛냈다
  2. 2터키도 꺾은 여자 배구, 45년 만의 메달 보인다
  3. 3한 명만 제쳤다면…이혜진, 사이클 준준결승행 실패
  4. 4울산시청 조광희, 카약 준결승 진출
  5. 5스웨덴 벽 높았다…여자핸드볼 준결승 좌절
  6. 6굿 샷 ‘어벤쥬스’(팀 이름)…찜통더위가 우승 복병
  7. 7브라질 “금메달 절대 못 내줘”…스페인 “29년 만에 우승 탈환”
  8. 8만리장성 또 못 넘어…남자 탁구, 동메달 노려
  9. 9아쉬운 한국 역도, “파리를 기대해주세요”
  10. 10오늘 경기 뭐 볼까 - 2021년 8월 5일
  • 2021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2021극지체험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