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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다움 담아낸 고 박병제 화가 꼭 기억해야”

이성희 시인·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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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정산생명문화축전서 기념 포럼
- “전업작가로 고단한 삶 살았지만
- 자갈치·산복도로 등 정겨운 공간
- 탁월한 형상화에 예술혼 깃들어”

고 박병제(1954~2009) 화가는 부산의 자갈치 시장과 산복도로가 품은 삶·사람·풍경을 참으로 정직하고 강렬하게, 천진하고 아프게, 부산답게 그려낸 작가로 꼽힌다.

시인이자 미학자인 이성희 씨가 고 박병제 화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부산민예총이 주축이 되어 여는 ‘2021년 열여덟 번째 금정산생명문화축전’이 첫 행사로 미술 전시 ‘살림의 터전, 생명의 울림 전’(생명 전·6월 11~19일 부산 중구 영주동 인문학당 달리 갤러리)을 마련하면서, 지난 11일 ‘고 박병제 화백 기념의 필요성과 의의’ 포럼을 개최했다. 중구 영주동 산복도로에 있는 인문학당 달리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는 시인이자 미학자인 이성희 박사의 ‘되돌아가는 자리, 예술정신’과 신용철 민주공원 큐레이터의 ‘박병제공간에 걸린 민중, 형상, 생명’ 발표를 중심으로 토론이 이뤄졌다.

두 발표자 가운데, 박병제 화가 생전에 오래 교류하며 작품 활동을 보았고 고인의 예술세계에 관해 미학자로서 글을 몇 편 쓰기도 한 이성희 씨를 포럼이 끝난 뒤 인터뷰했다. “전업작가로서 고단하고 가난한 삶을 순수한 예술혼으로 받아안으면서, 세상과 삶을 예술적으로 정직하고 탁월하게 형상화한 작가였다. 박병제는 꼭 기억돼야 한다”고 이 씨는 조용히 꾹꾹 눌러 담듯 말했다.

그는 2010년 나온 ‘박병제 화백의 화집’에 쓴 글을 소개했다. “그의 길이 가진 미덕은 고단한 삶의 순례를 추상화·개념화하지 않고, 권력적 메시지로 구호화하지도 않으면서, 질감의 진동을 회화 본연의 형상과 색채로 끈질기게 구체화하면서 견디고 있는 점이다.” ‘추상화·개념화하지 않고…구체화하면서 견디고 있다’는 대목은 박병제의 그림이 가난하고 고통스럽고 낮디낮은 세상을 그리면서도, 강렬하고 생기 넘치며 천진한 이유를 말해준다. ‘구호화하지 않았다’는 말은 뜨겁고 순수했던 그의 예술정신을 담는다.

이 씨는 “박병제가 그린 공간이 거의 부산 산복도로와 자갈치 시장인 점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모친이 고등어 배를 따서 팔던’(박병제 화백 지인들의 표현) 자갈치와 치열하고 고단하고 가난하고 정겨운 삶이 박치기하듯 펼쳐진 산복도로…. 그는 “박병제는 부산의 부산다움을 잘 그려내면서 예술적으로 높은 성취를 이룬 작가로 조명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부산다움, 부산성(性), 부산 정체성을 예술 작품 속에서 찾을 때 가장 선명하고 강렬한 장르는 회화일 터인데, 그런 점에서도 박병제 그림은 선두에 있다”고 덧붙였다.

박병제 화가는 1954년 부산 서구 초장동에서 태어나 전업 작가로 활동하면서 ‘산복도로’와 ‘자갈치 시장’의 화가로 치열하게 활동하다 2009년 55세로 타계했다. 평가와 조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 토론자로 나온 이광호 전 민주공원 관장 등 참가자들은 “박병제 화가의 작품세계와 생애를 예술적 차원과 지역문화 관점에서 더 깊이 조명하는 작업을 하고, 구체적인 기념사업의 방안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조봉권 선임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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