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의 은퇴 후에도 매일 작업
- 지치지 않는 열정 500점 완성
- “등산으로 체력과 감성 키웠죠”
“매일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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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 프랑스문화원에서 세 번째 전시회를 열고 있는 김성렬 옹. |
1936년생인 김성렬(86) 옹은 몇 해 전부터 매일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시회를 열 때와 몸이 아플 때를 제외하고는 매일 그린다. 이렇게 해서 그린 그림이 500장에 이른다. 이비인후과 개업의 출신인 그는 올해 세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2019년 10월 해운대구 송정 쿠무다에서 ‘음악이 있는 수채화 전시회’로 첫 개인전을 연 그는 지난해 10월에는 해운대문화회관에서 두 번째 전시회 ‘은퇴한 노의사 김성렬의 수채화 전시회’를 열었다. 올해는 지난달 18일부터 해운대구 프랑스문화원 아트스페이스에서 세 번째 전시회 ‘86해의 변주’를 열고 있다. 이 전시회는 오는 6일까지 그림 애호가를 맞이한다.
김 옹의 그림 사랑은 군의관 시절로 거슬러간다. 당시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을 벽에 붙여 놓고 군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던 그는 부산대 의과대학을 다닐 때에도, 의사 개업을 했을 때에도 그렸다. 그는 1987년 의사들의 전시회인 ‘의인미술전’에 작품을 내 기량을 뽐냈다. 의사가 전업이지만 그의 삶에서 그림은 빠지지 않았던 것이다.
2006년 4월 만 70세의 나이로 의료계를 은퇴한 김 옹은 천성산 등 부산 주변 산을 다니며 체력과 감성을 키웠다. 길을 가다 뭔가를 느끼면 집으로 후다닥 달려가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김 옹의 그림은 추상에 가깝다. ‘자화상’ ‘우리 소 장가 가는 날’ ‘귀향’ ‘첼리스트’ 등 이번에 전시한 작품들만 봐도 알 수 있다. 한 발 떨어져 봤을 때 언뜻 주제와 관련된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지만 그림을 보는 순간 바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는 “마음이 닿은 대로 그린다. 그때그때 일어나는 심상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김 옹은 유화가 아닌 수채화를 그린다. 하지만 덧칠해서인지 그림을 보면 유채화처럼 보인다. 붓놀림은 다소 거칠게 느껴지지만 그림의 전체적인 느낌은 따뜻하다.
김 옹은 그림만큼 음악도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한 그는 40대에 첼로를 배우기 시작했다.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연주할 정도로 실력을 갖췄다. 음악은 항상 그의 곁에 있는 셈이다.
김 옹의 이런 감성은 차녀가 물려받았다고 한다.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딸은 그가 그림을 그리고 전시하는 데 있어 든든한 후원자다. 의사로서의 면모는 막내인 김태효 동아대 의과대학 비뇨의학과 교수가 빼닮았다.
그림을 왜 그리느냐고 물으니 “그냥 즐거워서”라는는 답이 돌아왔다. ‘메멘토모리 / 카르페디엠 / 삶의 모든 순간, 지금 현재를 맘껏 살고 누리기를!’이라고 적힌 전시회 안내 책자를 보고 유추해보면 누구보다 삶을 사랑하는 이가 아닐까. 86해의 변주는 진행형이다. 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