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난임치료는 저출산 해법…정부 지원책 시급”

이상찬 세화병원장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0-10-25 20:31:0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1980년 초 정관수술 해준 뒤 후회
- 평생 난임치료의 길 걷게 된 계기
- 이 분야서 국내 1세대 명성 떨쳐

정자와 난자가 만나 결합하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수정이라는 마법이 성공할 확률은 겨우 3억분의 1에 그친다고 한다. 생명 탄생의 과정이 어렵다는 뜻이다. 결혼 연령이 점점 높아지면서 난임전문병원을 찾는 부부가 많다. 이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온 세화병원이 올해로 33주년을 맞았다. 국내 난임치료 분야 1세대인 이상찬(68) 병원장은 시험관 아기라는 말이 흔하지 않았던 1994년 부산에 병원을 설립해 지금껏 전국적으로 명망을 떨치고 있다.

이상찬 세화병원장은 “난임부부가 늘고 있는 만큼 생명윤리법을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지던트 1년 차였던 1978년 7월 25일 긴급뉴스로 영국에서 시험관아기 시술로 임신이 돼 세계 최초로 2.7㎏ 여아가 태어났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당시엔 나와 별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전공의 생활을 하면서 이 분야의 중요성을 실감했습니다.”

이 병원장은 1980년 초 시행됐던 ‘산아제한정책’이 지도자의 정책판단이 한 나라의 경제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1981년 부산대 의대 산부인과 대학교수 발령을 앞두고 대한가족협회에서 난임시술을 했다. “정부 정책에 맞춰 복강경 난관수술과 정관수술을 많이 했던 게 원죄가 돼 평생 난임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평생을 진료해도 원죄를 다 갚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게 감사합니다.”

부산대 의대 교수로 일하다 1985년 산부인과를 개원한 후 난임환자를 진료하면서 자신이 여러 가지로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새로운 학문에 대한 욕구가 강했던 그는 미국 유학을 준비하다 당시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험관아기 시술 임신에 성공한 서울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공부를 하게 됐다.

“잘되고 있는 병원을 하루아침에 폐업신고하고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다시 공부하는 제게 힘과 용기를 준 아내와 아이들이 고마울 뿐입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난임치료 연구를 한 후 1994년 세화병원을 개업했다. 개원과 함께 세화시험관아기 시술센터를 개설하고 그해 10월 국내 최초로 포배기배아이식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11월에는 정자은행을 운영하면서 난임치료 기관으로 입지를 다졌다. 이 병원장은 1995년 환자의 임신을 위해 대리모 모집 광고를 일간지에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1년에는 세화난임의학연구소를 개설하고 2005년에는 국내 최초로 시험관아기 배양액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의료진이 함께 밤을 새우고 연구하면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이 병원장은 ‘희망을 주는, 신뢰를 받는, 연구하는 병원’이라는 운영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늦은 결혼으로 38세 이상 난임여성이 병원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치료한다고 다 임신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 늘 마음이 불편합니다. 환자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 의사들이 우리 병원을 인정할 수 있도록 늘 공부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해외에서 열리는 주요 의료 학회에 참석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한 후 같은 병원 의료진에게 더 깊이 있게 공부해 발표하도록 한다. 또 1996년부터 난임과 가임력 보존 등에 대한 의료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마다 의료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그는 부산지역 최고의 병·의원 및 한의원 의료네트워크인 ‘부산메디클럽’ 회장을 역임하며 지역 의료계를 위해 큰 역할을 했다.

“난임 인구가 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생명윤리법은 현 세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난자공여 과정이 어렵고 법을 어겨야 난자를 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난임 인구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이 병원장은 난임치료가 저출산의 중요한 해법인 만큼 정부에서 종합적으로 지원책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2. 2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3. 3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4. 4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5. 5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6. 6‘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7. 7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8. 8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9. 9부산으로 이주하고, 먼 여행 떠나고…두 여자 그림이 달라졌다
  10. 10“한국 핵 잠수함·전작권 전환, 美 민주 승리로 제약 커질 듯”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3. 3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4. 4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5. 5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6. 6[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7. 7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8. 8'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9. 9곽규택 “산은, 대한항공이 통합 LCC 부산 설립 거부시 호반지원해야”
  10. 10양당 모두 400억 토해낼 위기..선거법 개정 화두로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4. 4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5. 5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6. 6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7. 7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8. 8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9. 9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10. 10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1. 1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2. 2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3. 3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7. 7[속보]혼자걷던 여성 5차례나 범죄대상 물색, 성폭행 혐의 30대 男 징역 4년 선고
  8. 8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6일
  10. 10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