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통했던 가족과 화해 위해 제작
- 청력 잃은 아버지 수술과정 담아
- 자신의 시련 드러내며 희망 전해
‘강연계의 BTS(방탄소년단)’로 불리는 소통 전문가 김창옥(46). 현재 자신의 위치가 만족스럽지 않은 이들에게 힐링 전도사로 유명하다. 19년간 이어온 강연에서 그는 스스럼없이 자신의 시련을 소재로 삼는다. 어릴 적 아버지의 주폭과 가난, 젊은 날의 실패, 공황장애까지 털어놓는 그의 얘기를 듣다 보면 자신의 아픔이 치유되는 경험을 한다. 강연마다 “스스로를 안아 주고, 아픔과 상처에 울어라. 자기를 포기하지 말라”며 자기애를 강조하는 그가 최근 자전적 다큐멘터리 영화 ‘들리나요?’를 들고 대중 앞에 섰다. “영혼을 바쳐 나의 속살을 보여줬다”는 그를 최근 만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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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년 동안 강연을 한 소통 전문가 김창옥은 그의 시련을 고백하며 대중에게 힐링을 전달했다. “내 자신은 소중합니다”라고 말하는 그를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창옥 아카데미 제공. |
제주도 출신인 그는 2001년 2만 원을 받고 스피치 학원에서 남 앞에 선 뒤 지금까지 7000회가 넘은 강연을 했고, 유튜브 누적 8000만 뷰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종영한 tvN 강연 프로그램 ‘김창옥쇼’는 4.4%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KBS2 ‘도올학당 수다승철’에서 그의 얘기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던 도올 김용옥조차 “내가 졌다”고 승복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그는 영화 ‘들리나요?’에 대해 “대중 앞에 보여진 센 척, 괜찮은 척 하지 않고 찍은 영화다”고 말했다. 대신 불통했던 가족들에게 수십 년 만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영화는 70년 간 청력을 잃었던 아버지에게 그가 인공와우를 수술하게 하는 과정을 담았다. 김 강사는 “평소 아버지께 연락도 잘 안 하는 무뚝뚝한 아들이다. 이번 수술 과정에서 인생 숙제를 하는 것 같았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내 등을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니 부끄럽고 후련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최근 제주도에서 오신 부모님과 영화관에 갔다. 안 들려서 한국 영화를 볼 수 없었던 아버지와 한글을 몰라 외화를 볼 수 없었던 어머니를 모시고 태어나 처음으로 다 함께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수술 후 아직 청력 인지교육이 덜 끝난 아버지를 위해 모든 대사에 자막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에서 17만 원을 들고 혈혈단신 서울로 올라와 난방도 되지 않는 집에서 살며 24세에 경희대 성악과에 입학했지만 노래로 성공하진 못했다. 남보다 늦게 시작한 것이 많았지만, 느리게 살지 않으려 노력했다. 강연에서 인정을 받는 그만의 무기는 진솔하게 자신의 삶을 관조해 내면의 울림을 이끌어내는 화법이다. 거대한 담론보다는 재치와 유머를 살린 생활밀착형 강연으로 청중에게 힐링을 전달한다.
그는 “몇 달에 걸쳐 2시간의 강연을 준비한다. 대기업과 노조 공무원 등 강연 대상은 항상 달라진다. ‘어떻게 하면 메시지를 유머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태도’와 ‘자세’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항상 남과 소통하는 김 강사에게 아이러니하게도 우울증이 생기기도 했다. 그는 “12년 전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베트남 틱낫한 스님의 저서 ‘힘(power)’과 ‘화(anger)’를 읽었다. 이후 프랑스 수도원을 무작정 찾아가 2주 동안 침묵수행을 했다”고 털어놨다.
저서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에서 김 강사는 “최고가 아니어도 우리 인생은 매우 소중하다. 나만의 소리를 찾아야만 한다. 작은 노래를 부른다 하더라도 자신의 영혼은 꽤나 행복해할 것이다”고 적었다. 김 강사는 현재 자신의 삶이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찬찬히 삶을 되돌아보고 “애썼다, 욕봤다”고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라고 조언한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