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학술대회 100여 명 참여
- 학회 필요성·가능성 보여줘
- 지역 무용·인물사 정리 과제
"학회 활동에 그렇게 많은 관심이 쏠리리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영남 지역 무용사와 인물사 정리 등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지난달 26일 부산여대 마릭홀에서 열린 영남춤학회 제1회 학술대회를 치르면서 학회장인 경상대 김미숙(56) 교수는 깜짝 놀랐다. 애초 우려와 달리 80~100명을 수용하는 행사장이 가득 찰 정도로 열기가 높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학술대회를 하기 전에는 사람이 얼마나 올까 걱정했는데 막상 행사장을 메운 무용인들을 보면서 학회 행사에 목말라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영남춤학회는 지역 전통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숨겨진 춤을 발굴하며 학술적 연구까지 가미해 영남춤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지난해 창립했다. 국내에서 서울이 아닌 지역 중심의 춤학회가 만들어진 것은 이례적이다. 그래서 영남춤학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환영과 기대, 우려 등 다양했다. 올해 첫 학술대회도 많은 관심 속에서 열렸고 확실히 뿌리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 교수는 경상대 민속무용학과에서 제자들을 지도하고 아시아전통무용단장으로 활동하지만, 지난해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시간을 쪼개가며 학회를 이끌어왔다. 학회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김 교수 자신이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섯 살 때부터 춤을 췄다. 중·고교 시절을 부산에서 보내고 더 많은 춤을 배우려고 서울로 유학을 갔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한국춤을 추기 위해서는 영남춤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석사를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온 이유는 영남춤의 중요성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부산여대를 거쳐 1998년부터 경상대에서 전통춤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김 교수는 원로들의 든든한 지원을 받아 학회 창립에 나섰다. 그는 "부산대 임옥자 명예교수는 내가 박사과정 공부할 때부터 '우리 죽고 나면 할래'라며 계속 재촉했다. 엄 교수와 동아대 정상박 명예 교수의 전폭적인 도움을 받아 학회를 정상적인 궤도에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영남춤은 경남과 경북, 울산 등지에서 전승된 춤을 아우른다. 김 교수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했는데 야류, 오광대 등 덧배기춤, 감영이 있었던 곳에서 전해 내려오는 교방춤, 해안 지역 무속으로 행해지던 굿, 밀양백중놀이처럼 놀이성을 띈 춤 등이다.
그는 "학회를 하면서 이론을 공부할 연구자 육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절감했다. 현재 각 대학 무용과 교수나 현장의 무용가들은 대부분 작품을 만들고 무대에 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작품에 매달리다 보니 시간이 없어 학문적인 연구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이제 학회가 만들어졌으니 이론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춤학회는 1년에 한 차례 학술대회 개최, 두 차례 논문집 발행을 위해 예산 마련 등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김 교수는 학회를 중심으로 춤꾼들이 단합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는 "학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역의 무용사와 인물사 정리다. 당장은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사에 주력하겠다. 인물사를 정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무용사도 촘촘하게 엮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