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蕨菜, 三月十五日封進, 而今始來納·궐채, 삼월십오일봉진, 이금시래납
조익이 사옹원 관원이 전하는 것을 도제조의 뜻으로 아뢰기를, “계운별궁에 경상도에서 3월령으로 천신(薦新)하는 고사리를 3월 15일에 봉(封)하여 올렸는데 이제야 와서 바쳤습니다. 중대한 천신 물품이 도중에 지체되어 1개월이나 지나 … 유사(攸司)로 하여금 살펴서 치죄(治罪)하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하니, 윤허한다고 전교하였다.
趙翼, 以司饔官員, 以都提調意啓曰, 啓運別宮, 慶尙道三月令薦新蕨菜, 三月十五日封進, 而今始來納, 不小薦新, 遲滯中路, 已過一月之久, … 令攸司察治, 何如? 傳曰, 允.(조익, 이사옹관원, 이도제조의계왈, 계운별궁, 경상도삼월령천신궐채, 삼월십오일봉진, 이금시래납, 불소천신, 지체중로, 이과일월지구, … 영유사찰치, 하여? 전왈, 윤.)
위 문장은 ‘승정원일기’ 12책(탈초본 1책) 인조 4(1626년) 4월 15일 내용이다. 계원별궁(啓運別宮)에 경상도서 올리는(封進·봉진) 공물 중 고사리가 늦어진 데 대해 치죄(治罪)할 것을 청하는 사옹원(司饔院)의 계(啓)다.
사옹원은 왕의 식사나 궁중의 음식 공급에 관한 일과 궁중에 공납 혹은 진상하는 여러 물품을 관장하고 궁중 내의 연회를 담당한 관청이다. 도제조(都提調)는 정1품의 겸임 관직이다. 조익(1579~1655)이 우의정이나 좌의정을 지낼 때 도제조를 겸임한 모양이다.
계운별궁은 인조(仁祖)의 생모가 거처하던 궁으로, 인헌왕후(仁獻王后)로 추존되기 전의 궁호(宮號)이다. 천신(薦新)은 철 따라 새로 난 과실이나 농산물을 먼저 사직(社稷)이나 조상께 올리는 일이다.
필자는 요즘 매일 집 뒤 차산(茶山)에서 낫으로 잡풀을 베는 등 일한다. 사흘 전인 지난 4일(음력 3월 7일), 차산에 올라온 고사리를 올해 처음 꺾어 삶아 말렸다. 올해는 계속 날이 추워 고사리가 올라온 시기가 예년에 비해 좀 늦다. 우리나라에서 섬진강 변인 이곳 하동에서 고사리가 가장 이른 시기에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 기사에서 음력 3월 15일에 고사리를 계운별궁에 올렸다면 이 지역에서 제일 먼저 채취한 고사리를 보낸 것이다. 당시 섬진강 변에서 서울까지 가는 시일이 많이 소요됐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