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48> 중국 청나라 초기 운수평이 설중매를 읊은 시

단단한 가지에서 상큼한 향기 먼저 알리네(先敎鐵幹試寒香·선교철간시한향)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5-03-02 18:41:00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눈이 아직 남았는데 어디서 봄을 찾으랴(雪殘何處覓春光·설잔하처멱춘광)/ 초당 남쪽 매화나무 가지에 꽃이 막 피려하네.(漸見南枝放草堂·점견남지방초당)/ 봄바람이 복사꽃 살구꽃 피워내기 전에(未許春風到桃李·미허춘풍도도이)/ 단단한 가지에서 상큼한 향기 먼저 알리네.(先敎鐵幹試寒香·선교철간시한향)

위 시는 중국 청나라 초기 문인이자 화가인 운격(惲格·1633~1690)의 ‘눈 속에 피는 매화’(설중매·雪中梅)로, 그의 문집인 ‘구향관집(甌香館集)’에 수록돼 있다.

그는 명말 청초 때 강남(江南) 무진(武進) 사람으로, 자는 수평(壽平) 또는 정숙(正叔)이고, 호는 남전(南田)이다. 운수평(惲壽平)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는 문인 집안에서 태어나 일찍이 학문에 재능을 보였으나, 혼란한 시대 상황 속에 반청운동(抗淸運動)에 참여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수묵산수화를 즐겨 그렸으나, 왕석곡(王石谷)의 그림을 본 뒤 화조화(花鳥畵)에 전념했다.

눈(雪)이 아직 사방에 남았는데 봄이 과연 올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런데 초당 인근 매화나무에서 꽃이 피려고 한다. 무쇠처럼 단단한 가지에서 상큼한 매화 향이 난다. 봄바람이 복사꽃이나 살구꽃보다 매화꽃을 먼저 피운 것이다. 시인은 그야말로 설중매, 눈 속 매화를 읊으며 봄을 기대한다.

매화를 읊은 시이다. 하지만 시 구절에 매화란 단어는 없다. 그렇지만 눈 속에 선비처럼 고고하게 꽃을 피우는 매화의 자태가 느껴지고 상큼한 향기가 나는 것만 같다. 아마 시인이자 꽃을 주로 그리는 화가가 읊은 시이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섬진강 변 다압면 소학정마을에 가장 먼저 핀 매화 말고는 아직은 소식이 없다. 어제 매화가 피었으려나 하고 차산(茶山)에 올라가 봤다. 아직 꽃 몽우리가 조금 열리고 있지만 개화하지는 않았다. 그제부터 봄비가 내렸으니 며칠 사이에 온 천지에서 매화가 피어날 것이다. 이를 아는 광양시가 오는 7일부터 16일까지 매화마을을 중심으로 매화 축제를 연다. 축제 기간에 해마다 전국에서 1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매화를 보려고 몰려든다. 알다시피 매화는 화려하진 않으나 다른 꽃들에서 느끼지 못하는 품격과 매력이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3. 3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4. 4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5. 5“끝내 알 수 없었던 어머니 마음…그 알 수 없음이 인간이죠”
  6. 6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7. 7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8. 8“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9. 9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10. 10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1. 1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2. 2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3. 3李 “집값 놀라울 정도로 하락…통계 제대로 알려야”
  4. 4정계 “지역언론 독립·공공성 훼손없게 계속 관심을”
  5. 5국힘 신임 부산행복연구원장에 오경은 전 구의원
  6. 6시의회 상임위 제한 폐지 논란일자 결국 심사 보류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10. 10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1. 1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2. 2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3. 3“부산 해양수도·북극항로 육성, 선원 역할 중요”
  4. 4[증시와이드] 불확실성 커진 증시…우량주 중심 냉정한 대응을
  5. 5한진칼 주식 더 사는 조원태…호반과 지분경쟁 2R
  6. 62050년 중간저장시설·2060년 영구시설…정부, 방폐물 관리 3차 계획안 여론 수렴
  7. 7‘반도체 소부장’ 원익 공채에 1만2000명 몰려
  8. 8석유류·공업제품값 ‘고공 행진’ 지속…부산 10월 물가상승 4개월만에 최고(종합)
  9. 9한양증권도 털렸다…고객·임직원 정보 일부 유출
  10. 10주가지수- 2026년 11월 3일
  1. 1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2. 2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3. 3“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4. 4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5. 5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6. 6141개 시민단체도 노동계도 ‘국제신문 회생’ 인가 촉구
  7. 7에코델타에 유치원·초·고교 추가 신설
  8. 8역삼동 연쇄방화 77세 이명수(종합)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4일
  10. 10면세유 23억 원어치 빼돌린 유통업자 집유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3. 3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4. 4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5. 5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6. 6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7. 7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8. 8[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9. 9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10. 10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