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40> 박필채가 일본 수신사 일행으로 떠나는 박영선에게 준 시

이에 가시거든 예전 맹약 따져 보시구려(此去應尋舊日盟·차거응심구일맹)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5-02-02 18:35:18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강남 매우 밤 들어 개더니(江南梅雨夜來晴·강남매우야래청)/ 옥절이 당당히 만리 길 떠나시네.(玉節堂堂萬里行·옥절당당만리행)/ 성군께서 임헌하여 보내신 일 생각하시어(恭惟聖主臨軒送·공유성주임헌송)/ 이에 가시거든 예전 맹약 따져 보시구려.(此去應尋舊日盟·차거응심구일맹)

위 시는 추호(秋湖) 박필채(朴苾彩·1841~1925)가 1876년(고종 13) 예조 참의로 수신사에 임명돼 일본으로 가는 김기수(金綺秀)의 서기로 참여한 죽존(竹尊) 박영선(朴永善)에게 준 시 세 수 중 첫째로, 그의 문집 ‘추호유고(秋湖遺稿)’에 있다.

첫 행의 ‘梅雨(매우)’는 매실이 누렇게 익을 무렵 내리는 비를 일컫는다. 둘째 행 ‘玉節(옥절)’은 옥으로 만든 부신(符信)으로, 옛날 관직 증서를 말한다. 셋째 행 ‘성주임헌(聖主臨軒)’은 임금이 조심해서 잘 갔다 오라고 친히 격려했다는 뜻으로 보면 될 듯하다. 위 시는 임금의 명을 받은 박영선이 사신으로서 위엄을 보여 일본과 맺었던 이전의 맹약을 제대로 지키도록 외교 능력을 발휘해 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이다.

박영선은 도쿄 순천당의원의 오다키 토미카와(大瀧富三)에게 종두법을 배우고 구가 가스아키(久我克明)의 ‘種痘龜鑑(종두귀감)’을 구해 와 제자인 지석영에게 주어 보급하도록 했다. 위 시를 지은 박필채는 동래에서 훈장으로 명성을 얻어 1905년 동래에 설립된 외국어 학교인 개양학교(開揚學校)의 부교장을 맡았고, 동래기영회 설립에 참여해 회장을 지냈다. 1906년 동래기영회가 세운 삼락학교(三樂學校)의 교장이 되었다. 1907년 11월 개양학교가 삼락학교에 흡수돼 동래사립동명학교(현 동래고등학교)로 개편된 후 초대 교장을 지냈다. 1908년에는 동래 향교 유림이 건립한 사립 명륜학교(현 동인고등학교)의 학감에 선임되었다.

엊그제 엄경흠 신라대 명예교수님을 만나 그가 최근 펴낸 ‘19세기~20세기 초 부산 지역 한시(漢詩) 작가들의 시적(詩的) 교류’(역락) 제목의 저서를 얻었다. 그로부터 책을 내기까지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부터 저술하기까지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책에 실린 내용 중 근대 부산 지역에서 가장 돋보인 교육자 박필채의 시를 인용해 봤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3. 3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4. 4[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5. 5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6. 6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7. 7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8. 8“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9. 9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0. 10[사설] 비타민이라 속여 주사맞혔나…진실 규명 시급하다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3. 3“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6. 6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7. 7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8. 8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9. 9한동훈, 법무부 장관 재직시 딸 '허위스펙' 수사무마 의혹으로 고발당해
  10. 10“부산 情 담은 뮤지컬 ‘당신만이’를 관광 콘텐츠로”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3. 3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4. 4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5. 5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6. 6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7. 7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8. 8광고산업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업체 살려야”
  9. 9IMF "올해 韓 1인당 GDP 4만3512달러"…부채전망은 대폭 하향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3일
  1. 1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2. 2[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3. 3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4. 4울산 울주군 화학제품 제조업체서 불, 대응 1단계 인력 200명 동원 진화중
  5. 5동명대 스마트해양, 신라대 AI웰라이프, 고신대 AI헬스케어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4일
  7. 7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갈등 심화…부산지역 심리학과 등 시국선언
  8. 8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87> 배우 강석우
  9. 9출처불명 선박 ‘뒷기름’ 40억 원어치 유통업자 집유 2년
  10. 10부산외고 학생들,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감사제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