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84> 뜰에 핀 봉선화를 시로 읊은 조선전기 문사 성현

바람 타다 어느 날 차가운 뜰에 떨어졌을꼬?

  • 조해훈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06-30 19:23:18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隨風何日落寒庭·수풍하일락한정

오색구름 사이 날던 자줏빛 깃털 봉황이(五色雲間紫鳳翎·오색운간자봉령)/ 바람 타다 어느 날 차가운 뜰에 떨어졌을꼬?(隨風何日落寒庭·수풍하일락한정)/ 다시는 천 길 높은 하늘로 날지 못하고(高飛不復翔千初·고비불부상천초)/ 가을바람에 한 송이 꽃향기로 머물러 있구나.(留作酉風一種馨·유작유풍일종형)

위 시는 조선 전기의 문사인 성현(成俔·1439~1504)의 ‘금성의 봉상화를 읊다’(詠金城鳳翔花·영금성봉상화)로, 그의 문집인 ‘허백당집(虛白堂集)’ 권1에 있다.

성현은 문학 뿐만 아니라 음악 등 다방면으로 재능이 뛰어났던 인물로, 북경에도 몇 차례 다녀왔다. 당시의 음악을 집대성하여 ‘악학궤범(樂學軌範)’을 편찬한 인물이다. 그러다보니 봉선화(鳳仙花)의 유래와 전설 등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봉선화에 대한 그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위 시를 읊었다.

‘봉상화’는 봉선화의 또 다른 이름이다. 꽃 모양이 봉황을 닮았다하여 그렇게 부른다. 중국 명나라 왕상진의 ‘군방보(群芳譜)’에 “줄기와 가지 사이에 꽃이 피어 머리와 날개, 꼬리와 발이 모두 우뚝하게 일어서서 봉황새의 형상을 닮아서 봉선화란 이름이 생겼다”고 기록돼 있다.

봉선화로 손톱에 물들이는 풍습이 있었다. 이러한 풍습은 ‘동국세시기’ 등 여러 곳에 그 기록이 남아 있다. 홍만선은 ‘산림경제’에서 “봉선화 씨의 기름을 짜서 음식에 치면 맛이 참기름보다 좋다”고 했다.

악귀를 쫓고 뱀을 쫓아낸다는 믿음에서 손톱에 붉은 봉선화물을 들였다고 한다. 울타리나 장독대 둘레에 봉선화를 심으면 뱀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봉선화를 금사화(禁蛇花)라고 부르기도 한다. 봉선화로 손톱에 물을 들인다고 해서 염지갑화(染指甲花), 규중 여인들의 벗이라고 해서 규중화(閨中花)라고도 불렀다.

우리는 어릴 때 누이들이 손톱에 빨갛게 물들이던 기억을 갖고 있다. 손톱에 봉선화물이 잘 들면 시집을 잘 간다는 생각에서였다.

흔하게 피던 봉선화를 이제는 잘 볼 수 없다. 봉선화가 한창 피어 있을 철인데 필자의 마을 어느 곳에서도 볼 수가 없다. 다행히 필자의 마당 화단에 봉선화가 빨간 꽃을 예쁘게 피웠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3. 3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4. 4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5. 5‘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6. 6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7. 7울산 온산 화학공장 화재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10. 10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3. 3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4. 4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5. 5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6. 6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7. 7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8. 8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9. 9“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10. 10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3. 3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4. 4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5. 5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6. 6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7. 716, 17일 ‘부산금융주간’…청년교육·세미나 등 다채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14일
  9. 9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10. 10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7. 7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8. 8[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9. 9“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5일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4. 4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5. 5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6. 6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7. 7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8. 8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9. 9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10. 10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