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64> 고사리 싹이 어린아이 주먹 같다고 표현한 초학교재 ‘추구’

고사리 싹은 어린 아이 주먹 같도다(蕨芽小兒拳·궐아소아권)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04-14 18:44:47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개가 달리니 매화꽃이 떨이지고(狗走梅花落·구주매화락)/ 닭이 걸어가니 댓잎이 무성하네. (鷄行竹葉成·계행죽엽성)/ 죽순은 누런 송아지 뿔과 같고(竹筍黃犢角·죽순황독각)/ 고사리 싹은 어린아이 주먹 같도다.(蕨芽小兒拳·궐아소아권)

위 글은 학동들이 서당에서 공부하던 초학서인 ‘추구(推句)’에 나오는 오언절구이다. 1·2구가 대(對)가 되고, 3·4구가 대가 된다. 이를테면 1구의 ‘개가 달리니(狗走)’와 ‘닭이 걸어가니(鷄行)’가 대가 된다. 3구 ‘죽순(竹筍)’과 4구 ‘고사리 싹(蕨芽)’이 그렇고, 1·2구 전체가 대가 되며, 3·4구 전체가 대가 된다. ‘추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필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죽순은 노란 송아지 뿔과 같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필자의 차산 올라가는 입구에 대밭이 있는데, 죽순이 올라올 때 누런 송아지 뿔과 같다. “고사리 싹이 어린아이 주먹 같다”는 표현은 일상에서 자주 쓴다. 고사리가 펴지기 전 싹을 보면 정말 아이들 주먹 쥔 모습과 흡사하다. 그래서 아이들이 선행을 하면 언론에서 ‘고사리 손으로…’라고 표현한다.

대학시절 문학회 친구들로, 고교 국어교사로 퇴직한 황근희·안윤숙, 유인식·서명아 부부가 어제 목압서사로 놀러와 차산에 함께 올라갔다. 고사리가 올라오는 철이다. 친구들 부부와 함께 고사리를 꺾었다. 반쯤 올라와 아직 고개를 완전 들지 않은 고사리 모습에 친구들은 “어린아이 주먹과 어찌 그리도 닮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고 감탄했다.

꺾어온 고사리를 삶아 옥상에 널어놓고 목압서사 연빙재에서 밥을 지어 함께 저녁을 먹었다. 유인식은 “고사리 하나 꺾으며 고개 들면 앞에 또 있어 꺾고, 그러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어머니들이 고사리 꺾는 게 그렇게 재미있다고 하시는 모양이다”고 말했다.

지리산에서도 화개 고사리를 더 알아준다. 다른 지역 고사리보다 값을 더 쳐준다고 한다. 지리산에서도 가장 깊은 골짝인 데다 녹차 생산지여서 농약 사용과 가축 사육이 금지된 청정지역 높은 산에서 나기에 그럴 것이다. 이곳 고사리를 먹어본 사람들은 “고사리에서 약초향이 배어나더라”고 말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5. 5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9. 9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10. 10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1. 1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2. 2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3. 3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7. 7[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10. 10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3. 3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4. 4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5. 5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6. 6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7. 7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0. 10“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돔 최상층 ‘스카이홀’ 길이 600m 컨벤션 場
  10. 10‘경력 부풀리기’ 의혹 울산교육감 무혐의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3. 3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