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74> 묘고대 위에서 지은 고려 시대 혜심 선사 시

차 끓이니 더욱 향기롭네(烹茶茶愈香·팽차차유향)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3-05-28 18:54:22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산마루 구름은 꿈쩍 않는데(嶺雲閑不徹·영운한불철)/ 시냇물은 왜 그리 바삐 달리는지?(澗水走何忙·간수주하망)/ 소나무 아래의 솔방울 따(松下摘松子·송하적송자)/ 차 끓이니 더욱 향기롭네.(烹茶茶愈香·팽차차유향)

고려 시대 무의 혜심(無衣 慧諶·1178~1234) 선사의 시 ‘묘고대 위에서 짓다(妙高臺上作·묘고대상작)’로, 자신의 문집인 ‘무의자시집(無衣子詩集)’에 있다. 산마루에 걸친 구름은 꿈쩍도 않는데, 시냇물은 뭐가 그리도 급한지 바쁘게 산 아래로 흘러간다. 시인은 구름도 보고, 냇물도 보며 솔방울을 따 모아 화로에 불을 붙인다. 솔방울로 불을 때면 화력 조절이 잘 되고 차 맛이 더욱 좋다. 묘고대가 지리산 어디라는데 잘 모르겠다. 혜심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1201년 사마시에 합격한 뒤 태학에서 공부했다. 조계산으로 들어가 지눌(知訥)의 제자가 되고, 그를 이어 수선사(修禪社)의 제2세 사주(社主)가 됐다. 문하시중 최우(崔瑀)가 그에게 두 아들을 출가시켰다. 혜심이 세상을 뜨자 고종은 진각국사(眞覺國師)의 시호를 내렸다. 이규보가 지은 진각국사비가 전남 강진군 월남사에 있다.

그제가 사월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마침 필자가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는 ‘차사랑’ 차회 날이었다. 오전에 백경동 차회 회장님이 목압서사에 오시어 함께 차를 마시다 마을 안쪽 맥전(麥田)에 사는 조봉현(62) 씨 집에 찻잎 4㎏을 들고 갔다. 발효차를 만들 요량인데 찻잎이 커 손으로 비비는 게 어려워 그 집의 유념기에서 작업했다. 비빈 찻잎을 목압서사에 가져와 방에 불을 올려 발효되도록 해놓고 인근 쌍계사로 가 점심으로 비빔밥을 얻어먹었다.

그 뒤 필자와 같은 마을에서 차를 만들며 차 교육도 하는 효월차(曉月茶)로 가 여러 차를 마시고, 하동세계차엑스포 제2행사장인 하동야생차박물관으로 가 신판곤(71)

차회 회원을 만났다. 함께 여러 부스를 구경하고 차를 마신 후 하동차꽃빵을 만들어 파는 부스로 가 또 차를 마셨다. 차문화센터 3층으로 가 또 차를 마시고 저녁을 먹은 뒤 함께 목압서사로 와 거의 밤 10시까지 차를 마셨다. 부처님 오신 날인 데다 차회를 한 날이어서 혜심 스님의 위 시를 읽어보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청동초 참사 얼마 됐다고…또 민원에 밀려난 통학로 안전
  2. 2서면 돌려차기男 징역 20년 확정(종합)
  3. 3중·영도구 10만 명당 사망자, 부산 평균보다 100명 많다
  4. 4野 29명의 반란…이재명 영장심사 받는다
  5. 5대법 “공포 느끼면 강제추행 성립”…‘항거 곤란’ 기준 40년 만에 폐지
  6. 6한덕수 총리 해임안, 헌정 사상 첫 가결…尹대통령 거부할 듯(종합)
  7. 7편의점서 마트서 추석 한 상 다 차렸네
  8. 8첫판 충격의 패배 ‘보약’ 삼아 캄보디아 꺾고 12강
  9. 9李 사실상 불신임 “비대위 구성을”…민주 분당 수면 위로
  10. 10이런 잡지가 있었네…부산 북구의 삶과 자연을 오롯이
  1. 1野 29명의 반란…이재명 영장심사 받는다
  2. 2한덕수 총리 해임안, 헌정 사상 첫 가결…尹대통령 거부할 듯(종합)
  3. 3李 사실상 불신임 “비대위 구성을”…민주 분당 수면 위로
  4. 4‘교권회복 4법’ 통과…정당한 생활지도, 아동학대로 징계 못해
  5. 5부결 촉구 메시지 오히려 역효과…지지층 압박도 이탈표 부추긴 듯
  6. 6“李, 대규모 비리 정점…잡범 아닌 중대범죄 혐의자”
  7. 7“기시다, G20 때 尹에 부산 엑스포 지지 밝혀”
  8. 8‘북러’ 대신 ‘러북’으로…尹, 달라진 외교기조
  9. 9[속보]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통과, 헌정 사상 처음
  10. 10[속보]민주당 이재명 체포동의안 149표로 가결
  1. 1편의점서 마트서 추석 한 상 다 차렸네
  2. 2‘휴캉스’ 송편 만들기·스파 패키지 풍성
  3. 3연금 복권 720 제 177회
  4. 4롯데百 마산점에 지역 상생식당 문 열다
  5. 5“부울경, 차등전기요금제 발전동력으로 활용해야”
  6. 6주가지수- 2023년 9월 21일
  7. 7부산 역대 최고 분양가 ‘더 비치 푸르지오’, 청약 경쟁률 22.2 대 1로 올해 최고
  8. 8미 연준 '추가 금리인상' 시사…정부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9. 9간·심장질환 인한 사망률 ‘부산 1위’
  10. 10올해 2분기 부산지역 건설업체 실적 부진
  1. 1청동초 참사 얼마 됐다고…또 민원에 밀려난 통학로 안전
  2. 2서면 돌려차기男 징역 20년 확정(종합)
  3. 3중·영도구 10만 명당 사망자, 부산 평균보다 100명 많다
  4. 4대법 “공포 느끼면 강제추행 성립”…‘항거 곤란’ 기준 40년 만에 폐지
  5. 5오늘의 날씨- 2023년 9월 22일
  6. 6우주는 탄생과 소멸 묻지 않건만, 사람은 어찌 시작과 끝을 묻는가
  7. 7정서조절 위한 심리상담 치료비 지원 절실
  8. 8[포토뉴스] AI로 재탄생한 우표 속 인물들
  9. 9대저대교, 키 낮춘 ‘평면교’로 원안 추진
  10. 10[단독]부산 온천천 실종여성, 닫힌 '차단 설비' 보고 돌아섰다
  1. 1첫판 충격의 패배 ‘보약’ 삼아 캄보디아 꺾고 12강
  2. 2‘47억 명 스포츠 축제’ 항저우 아시안게임 23일 개막
  3. 3세대교체 한국 야구, WBC 참사딛고 4연속 금 도전
  4. 4수영 3관왕 노리는 황선우, 中 라이징 스타 판잔러와 대결
  5. 5근대5종 대회 첫 金 조준…남자축구 3연패 낭보 기대
  6. 6김민재, UCL 무대서 뮌헨 승리를 지키다
  7. 7한국 양궁 역대AG서 금메달 42개
  8. 8롯데 “즉시 전력감보다 잠재력 뛰어난 신인 뽑았다”
  9. 9거침없는 부산, 1부 직행 가시권
  10. 101차전 대승 거두고도 긴장 못 푼 황선홍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