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69> 어버이날 부모님 산소서 생각한 퇴계 이황의 시

큰 칭찬은 회초리로 매질하는 것보다 낫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3-05-09 19:32:09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大讚勝撻楚·대찬승달초

많이 가르치는 것은 논의 모를 억지로 잡아당김과 같고(多敎等揠苗·다교등알묘)/ 큰 칭찬은 회초리로 매질하는 것보다 낫다.(大讚勝撻楚·대찬승달초)/말끝마다 내 자식 어리석다고 말하지 말라(莫謂渠愚迷·막위거우미)/차라리 좋은 얼굴로 칭찬하는 것보다 못하다.(不如我顔好·부여아안호)

위 시는 조선 시대 큰 학자였던 퇴계 이황이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담아 지은 ‘훈몽(訓蒙)’이다. 어버이날인 그제 혼자서 고향인 대구 달성군 군청 뒤쪽 갈실마을(노이동) 문중 묘소를 찾아 여러 선조님과 부모님께 절을 올렸다. 고향 여러 산에 흩어져 있던 조상님들 묘를 일일이 화장해 마을 위 ‘청룡밭’에 입향조부터 차례대로 평장(平葬)으로 모셔놓았다. 필자의 함안 조씨 20세 손이자 10대 조인 조미(趙嵋) 할아버지까지 모셔져 있다.

60대 중반인 필자는 3남 1녀(바로 아래 남동생은 20대 중반에 먼저 감)의 맏이다. 못난 장남이 부모님 묘 앞에 한참 서 있다 보니 눈가가 촉촉해지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필자를 키우시던 부모님의 애쓰심이 생각났다. 그러면서 퇴계의 위 시가 떠올랐다.

필자의 가문은 도동서원에 출입하시며 한시 등 글만 짓는 달성 지역의 유학자 집안이었다. 할머님과 어머님, 친척의 증언에 따르면 대대로 집안에 소장한 책이 많아 고령·성주·대구·왜관·합천 등 인근 유학자들과도 교유가 잦았다고 했다. 가까운 고령 성산이 친정인 달성 서씨 가문의 어머님 집안 역시 비슷했다. 필자는 다섯 살 때부터 아버지께 천자문부터 시작해 한자를 배웠다. 아버님은 돌아가실 때까지 한문과 문학, 역사 등 인문학을 강론하시며 가르침을 주셨다.

조선 시대 가장 덕망이 있는 대학자로 손꼽히는 퇴계도 자식교육에 엄청난 열정을 보였다. 위의 시에서도 읽을 수 있듯 자식교육의 효율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자식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퇴계의 편지도 제법 읽었다. 고향에 계시는 집안의 조근식 형님 댁에 가 차를 얻어 마시며 이야기 나누다 저녁에 목압서사로 돌아오니 일산에 사는 남동생과 서울에 있는 아들 둘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직 결혼하지 못한 30대 두 아들은 “어버이날이라서 전화했어요”라고 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3. 3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4. 4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7. 7147일 만에 투표지 공개 검증
  8. 8‘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9. 9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10. 10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6. 6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9. 9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0. 10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4. 4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0. 10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 1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2. 2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3. 3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4. 4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5. 5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6. 6“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7. 7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8. 8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9일
  10. 10“공장화재 대원 고립됐다” 실전같은 훈련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6. 6‘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7. 7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8. 8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9. 9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10. 10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