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07> 최익현이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자 쓴 글

우리 삼천리강토의 인민은 모두 노예요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2-09-27 19:57:13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則凡我三千里人民, 皆奴隸耳·즉범아삼천리인민, 개노예이

우리에게 국토와 인민이 있어도 스스로 주권을 행사할 수 없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대신 통감(統監)하게 하니 이는 군주를 가지지 않은 것이다. 나라가 없고 군주가 없다면, 우리 삼천리강토의 인민은 모두 노예요, 신첩(臣妾)이다.

我有土地人民, 而不能自主, 使他人代監, 則是無君也. 無國無君, 則凡我三千里人民, 皆奴隸耳, 臣妾耳.(아유토지인민, 이 불능자주, 사타인대감, 즉시무군야. 무국무군, 즉범아삼천리인민, 개노예이. 신첩이.)

위 문장은 면암(勉菴) 최익현(崔益鉉·1833~1907) 선생의 ‘布告八道士民’(포고팔도토민·팔도의 국민에게 포고하다)의 일부분으로, 그의 문집인 ‘면암집(勉菴集)’ 권16에 수록돼 있다.

1905년 양력 11월 17일(음력 10월 21일)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압하여 을사보호조약(乙巳保護條約)을 체결하자 최익현이 전 국민에게 궐기할 것을 호소하며 쓴 글이다. 이 조약은 외교권 박탈과 통감부 설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일본은 1904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하자 1905년 7월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한국에 대한 종주권을 인정받고, 8월에는 제2차 영일(英日)동맹 조약을 통해 영국으로부터도 한국에 대한 지도 감리 및 보호의 권리를 인정받았다. 같은 해 9월 5일 포츠머스조약을 통해 러시아로부터도 한국에 대한 권리를 승인받았다. 이어 일본은 한국에 보호조약을 강요하기 시작했다.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연일 반일 열기가 고조됐다. 장지연은 11월 20일 ‘황성신문’에 ‘시일야방성대곡’이라는 논설을 써 일제의 침략성과 조약에 조인한 매국 대신들을 비판했다. ‘대한매일신보’ 등도 조약 무효를 알리는 글을 싣고 반일 여론을 확산시켰다. 최익현은 이 조약이 체결되자 ‘청토오적소(請討五賊疏)’ 등을 올려 조약 무효를 선포하고 망국 조약에 참여한 박제순 등 오적을 처단할 것을 주장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위정척사운동은 항일의병운동으로 전개됐다. 어제 목압서사 인근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다는 분이 서사 간판을 보고 들어와 차를 마시는 도중에 “요즘 시대에 면암 최익현 같은 분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해 그를 상기해봤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영상]킥보드, 자전거, 전기차까지...공유모빌리티 운영 잘 되고 있나
  2. 2아르헨, 남미 유일 4강행...메시, 동료 네이마르 대신 대기록 '초읽기'
  3. 3양산시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 일대 7개월만 평온 되찾아
  4. 4'우승 후보' 브라질, 승부차기 끝 크로아티아에 져 8강 탈락
  5. 5남부내륙철도 통영역 일대 ‘워케이션’ 중심으로 키운다
  6. 6여야 첫 임시국회, '내년 예산안' 협상 계속..."법인세 다툼 여전"
  7. 7오늘~모레 기온 평년 수준이거나 상회...내일 오후 울산 비
  8. 8경유, 휘발유보다 200원 이상 비싸 '가격 역전' 이어져
  9. 9이재명 수사 초읽기?...여당 "법 심판 받아라" 총공세
  10. 10"일일 확진, 전주보다 1만↑"...실내 마스크 해제 고려 그대로?
  1. 1여야 첫 임시국회, '내년 예산안' 협상 계속..."법인세 다툼 여전"
  2. 2이재명 수사 초읽기?...여당 "법 심판 받아라" 총공세
  3. 3文 반환 풍산개 광주 우치동물원으로...관람 '제한적 왜?
  4. 4尹, 이르면 28일 특사 단행…MB, 김경수 포함 여부 관심
  5. 5여당몫 상임위원장 5명 교체…PK 3명
  6. 6속도내던 메가시티 해산, 브레이크 걸렸다
  7. 7김건희 여사 부산 방문해 깜짝 자원봉사
  8. 8김건희 여사 부산 금정구 몽실커피 깜짝 방문, 직원들 격려
  9. 9부산 온 안철수 "당 대표 되면 총선 170석 획득해 승리 견인"
  10. 10윤석열 지지율 5개월만에 40%대, 정당은 국힘이 역전
  1. 1경유, 휘발유보다 200원 이상 비싸 '가격 역전' 이어져
  2. 2올해 누적 수출액, 최고 기록 경신…향후 실적은 '불투명'
  3. 3부산항 물동량 빠르게 회복 중
  4. 4‘짓고도 못쓰는’ 자갈치아지매 시장 내후년 문 열까
  5. 5대우조선도 에어부산도…산업은행장 손에 달린 PK 현안
  6. 6野 ‘안전운임 3년 연장’ 수용에도…정부 “타협없다, 복귀하라”
  7. 7화물연대 업무 복귀했으나 갈등의 불씨는 ‘여전’
  8. 8화물연대 파업 16일 만에 끝났다
  9. 9'한전법 개정안' 부결 파장…정부, 전기료 인상 조기 추진
  10. 10에어부산 32개월 만에 나리타 정기편 운항 재개
  1. 1[영상]킥보드, 자전거, 전기차까지...공유모빌리티 운영 잘 되고 있나
  2. 2양산시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 일대 7개월만 평온 되찾아
  3. 3남부내륙철도 통영역 일대 ‘워케이션’ 중심으로 키운다
  4. 4오늘~모레 기온 평년 수준이거나 상회...내일 오후 울산 비
  5. 5"일일 확진, 전주보다 1만↑"...실내 마스크 해제 고려 그대로?
  6. 6양산시 등 관계기관 멸종위기종 고리도롱뇽 보호대책 마련
  7. 7김해 미술학원, 상상력의 꽃을 피우다
  8. 8동래구 명륜1번가 ‘제2회 W I T H 프리마켓’ 개최
  9. 9부산형 급행철도(BuTX) 모델은…고속·수소전동차, 하이퍼루프 3파전
  10. 10부산대병원장 임명 미루는 교육부, 배경엔 대통령실?
  1. 1아르헨, 남미 유일 4강행...메시, 동료 네이마르 대신 대기록 '초읽기'
  2. 2'우승 후보' 브라질, 승부차기 끝 크로아티아에 져 8강 탈락
  3. 3기다려! 유럽 빅리그…내가 접수하러 간다
  4. 4토트넘 한솥밥 케인-요리스 ‘맞짱’
  5. 5PK의 저주…키커 탓인가, 골키퍼 덕인가
  6. 6벤치 수모 호날두, 실내훈련 나왔다
  7. 7[카드뉴스]월드컵 상금 얼마일까?
  8. 8슈퍼컴은 “네이마르의 브라질 우승”
  9. 9무적함대도 못 뚫었다…다 막은 ‘야신’
  10. 10거를 경기 없다…8강 10일 킥오프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