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81> 임진왜란 때 왜에 끌려갔다 탈출해온 부산 문인 김우정

그대 말 들으니 바로 우리나라 소리구나(聞君言語是鄕音·문군언어시향음)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1-06-15 18:46:17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밤에 장문에 닿아 포구 아래에 묵는데(夜到長門浦下宿·도야장문포하숙) / 그대 말 들으니 바로 우리나라 소리구나.(聞君言語是鄕音·문군언어시향음) / 때까치 같은 말소리로 시끄럽게 떠들지 않으리(鴃舌且莫咻衆楚·격설차막휴중초) / 억지로 등불 돋우며 함께 마음 논하네(强挑蠻燭共論心·강도만촉공론심)

위 시는 해수 김우정(金禹鼎·1551~1630)의 시 ‘長門浦與姜睡隱沆論懷(장문포여강수은항론회)’로 그의 문집인 ‘海叟先生文集(해수선생문집)’에 수록돼 있다. 그가 거제 장목면 장목항에 도착하여 강항(1567~1618)과 함께 살아서 고국에 돌아온 기쁨을 나누면서 읊은 시다.

42세이던 김우정은 임진왜란 초기 동래성 전투 때 포로로 일본에 잡혀가 49세인 1599년(선조 32) 10월 일본에서 배를 타고 밤에 도망쳐 돌아왔다. 그러나 부모와 처자는 모두 왜군의 칼날에 죽은 뒤였다.

그는 1551년(명종 6) 8월 13일 동래부 산저리(山底里·현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 산저교차로 부근)에서 성균관 생원인 부친 김국평(金國平)의 아들로 태어났다. 임진년인 1592년 4월에 왜군이 쳐들어와 14일에 부산성을, 다음 날인 15일에 동래성을 함락시켰다. 김우정은 이날 벗 김정서와 함께 왜군에 맞서 싸우다가 포로가 되었다.

일본으로 끌려간 그는 1599년 6월 교토에서 강항을 만나 귀국할 때까지 함께 지냈다. 강항은 1593년 대과에 합격한 후 벼슬을 지내다 정유재란 때 의병을 모집하여 싸웠다. 전세가 불리해지자 통제사 이순신 휘하에 들어가 싸우려고, 남쪽으로 내려가다 왜적의 포로가 되었다. 강항은 일본 오사카로 끌려갔다가 1598년 교토로 이송되었다.김우정과 강항은 다른 포로들과 탈출할 계획을 세웠다. 김우정은 일본에서 몰래 배를 조종하는 기술을 배웠다. 그 덕에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해수선생문집’은 1852년(철종 3) 간행되었다. 김우정의 묘소는 그를 모신 동래구 온천동의 향경재(鄕敬齋) 옆에 있다.

필자는 지인들과 임진왜란 당시 동래성 전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김우정의 생애를 소개했다. 필자의 박사 지도교수님이 김우정을 발굴해 논문으로 정리하신 바 있다.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3. 3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4. 4“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5. 5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6. 6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7. 7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8. 8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9. 9[도청도설] 부캉이가 띄운 북항
  10. 10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3. 3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4. 4‘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5. 5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종합)
  6. 6靑 “우크라 ‘비공개 합의 없었다’는 거짓 발표”…해명·사과 요구
  7. 7與 “민생 더 챙기라는 말 많아” 野 “대선 언제냐며 시민 분노”
  8. 8[속보]유시민, 이 대통령 검찰개혁 "국민 속인 것"…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해
  9. 9[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2주 연속 상승…민주 38.7%·국힘 39.4%
  10. 10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 DMZ 사고 조사 지연…연휴 일파만파(종합)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3. 3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4. 4늘어나는 법무수요…부산도시公 사내 변호사 찾기 안간힘
  5. 5‘사장님 퇴직금’ 노란우산, 공제·목돈 마련 든든
  6. 6한화에어로 ‘경력직 가이드라인(특정 학력·나이)’ 논란…“채용과정 개선할 것”(종합)
  7. 7금고 과당경쟁 제동…지역은행 판도 촉각
  8. 8“독자 기술이 미래 경쟁력…내년 매출 4100억 목표”
  9. 9CG 없이 대규모 전쟁·액션신 뚝딱…생성형 AI 활용 본격화
  10. 10아레나 지을때까지 땅 텅텅? 임시 야외 공연장 활용안 부상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3. 3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4. 4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5. 5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6. 6‘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7. 7금정구의원이라 믿었는데…임대보증금 1년 넘게 안 줘
  8. 8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9. 9선거때 식사대접 혐의 사하구 체육회장 송치…돈봉투 수사는 무혐의
  10. 10부산지하철노조 쟁의 가결…조정 거쳐 내달 파업 예고
  1. 1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2. 2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3. 3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4. 4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5. 5[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6. 6한국 야구, 일본 꺾고 금메달…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
  7. 7높이뛰기 우상혁, 2m22로 동메달
  8. 8[속보]'약속의 8회’ 한국 야구, 일본 3-1로 꺾고 AG 5연패
  9. 9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10. 10한국 양궁…단체전 6종목 모두 4강행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