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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80> ‘장자’의 ‘천운편’에 나오는 서시 이야기

찌푸리는 것이 아름다운 줄만 알았지(彼知美矉·피지미빈)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1-06-13 18:56:45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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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 서시가 심장병을 앓아 그의 마을에서 얼굴을 찌푸렸는데, 그 마을의 추녀가 보고 아름답게 여겨, 돌아와서는 자기도 가슴을 부여잡고서 그의 마을에서 얼굴을 찌푸렸다. 그 마을의 부자는 그것을 보고 굳게 문을 닫고 나가지 않았고, 가난한 사람은 그것을 보고 처자를 이끌고 마을을 떠나 달아났다. 그 여자는 찌푸리는 것이 아름다운 줄만 알았지, 얼굴 찌푸리는 것이 아름다운 까닭은 알지 못했다.”

“西施病心 而矉其里, 其里之醜人 見而美之, 歸亦捧心 而矉其里. 其里之富人 見之 堅閉門而不出, 貧人 見之 挈妻子而去之走. 彼知美矉 而不知矉之所以美.(서시병심 이빈기리 기리지추인 견이미지 귀역봉심 이빈기리. 기리지부인 견지 견폐문이불출빈인 견지 설처자이거지주 피지미빈 이부지빈지소이미.)

‘장자(莊子)’의 ‘천운편(天運篇)’에 나오는 글이다. 덮어놓고 남의 흉내를 내거나, 또는 남의 단점을 장점인 줄 알고 모방하는 어리석음을 말한다. ‘서시빈목(西施矉目)’이라는 고사성어가 여기에서 유래됐다. 이 이야기의 유래는 중국의 오(吳)나라와 월(越)나라가 피나는 전쟁을 벌이던 춘추시대의 끝 무렵으로 돌아간다. 월나라가 항상 패배했다. 월나라는 오나라를 당해내지 못했다. 이에 월나라 임금 구천(勾踐)과 대신들은 오나라 왕 부차(夫差)가 미인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전략적으로 절세미녀 서시를 부차에게 바친다. 부차는 서시를 보자마자 흠뻑 빠져 국사를 뒤로 하였다.

하지만 서시가 심한 심장병으로 치료를 위해 고향으로 향했다. 그녀는 가슴의 통증 때문에 늘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워낙 뛰어난 미모이기 때문에 그 찌푸림이 색다른 매력으로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쳤다.

서시가 지나가는 한 마을에 외모가 돋보이지 않고 추하게 생긴 사람이 있었다. 그녀는 ‘서시의 찌푸린 얼굴’을 보고는 자기도 그렇게 하면 예뻐 보이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부러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돌아다녔다. 그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이 질겁해서 대문을 걸어 잠그고 피했다는 고사를 ‘장자’는 전한다. 기원전인 춘추시대에 뿌리를 둔 고사로서, 외형에만 사로잡혀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하는 경우를 풍자하는 이야기다.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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