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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74> 수탉이 스스로 꼬리를 자른 ‘좌전’의 고사

닭이 희생물로 쓰이는 게 싫어서 그랬겠습니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05-23 19:35:50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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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雞其憚爲人用乎·계기탄위인용호

빈맹이 교외에 가서 수탉이 스스로 꼬리를 자르는 것을 보았다. 이유를 묻자 곁에서 모시는 사람이 말하기를 “희생물이 될까 봐 스스로 꺼려해서입니다”고 하였다. 빈맹은 급히 돌아와 왕에게 알리기를 “닭이 사람에게 희생물로 쓰이는 게 싫어서이겠습니까?” 운운하였다.

賓孟適郊 見雄雞自斷其尾. 問之 侍者曰 “自憚其犧也.” 遽歸告王 且曰 “雞其憚爲人用乎?”(빈맹적교 견웅계자단기미. 문지 시자왈 자탄기희야. 거귀고왕 차왈 계기탄위인용호?)

위 문장은 ‘좌전(左傳)’의 소공 22년(기원전 520년)에 나오는 ‘수탉이 꼬리를 자른(雞斷尾)’ 고사이다.

내용을 알아보겠다. 빈맹은 중국 춘추시대 주나라의 임금인 주경왕(周景王)의 총신(寵臣)이자, 자조(子朝·주경왕의 아들)의 사부였다. 당시 왕위 계승 문제로 투쟁이 격렬하였다. 빈맹은 이에 위험함을 느껴 주경왕에게 빨리 자조를 태자로 세우라고 권하였다.

빈맹은 기회가 왔을 때 수탉이 제 꼬리를 스스로 자르는 것처럼 즉각 결단하여 남에게 이용되는 일을 면해야 한다고 이 고사를 언급하였다. 즉, 이 고사는 수탉이 꼬리를 끊은 거동을 가지고 주경왕이 응당 과감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였다. 자신이 다른 사람 또는 권력에 희생되기 전에 먼저 확고한 결단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좌전’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또는 ‘좌씨전(左氏傳)’으로도 불리는 30권 분량의 책이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는 ‘국어(國語)’와 함께 좌구명(左丘明)이 지었다고 나와 있다. ‘춘추’는 원래 노(魯)나라의 역사서인데 공자가 다시 정리한 것이다. ‘춘추’ 해설서로 춘추3전(傳)인 ‘공양전(公羊傳)’‘곡량전(穀梁傳)’‘좌전’ 중에서도 ‘좌전’은 구성력과 묘사력이 탁월하여 후한 말(後漢末)부터는 춘추라고 하면 이 책을 가리킬 만큼 애독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문 문체를 익히기 위하여 ‘좌전’을 많이 읽었다. 고려 시대 국자감에서도 ‘좌전’을 학생들에게 읽혔다. 조선 후기 영의정을 역임한 최석정(崔錫鼎·1646~1715)은 ‘좌전’을 고문의 모범으로 제시하려고 ‘좌씨집선(左氏輯選)’ 8권을 엮기도 했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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